본문 바로가기
부정기
2013.07.15 21:44

Winnemucca Lake 산행

https://www.bayalpineclub.net/trail_log/284428 조회 수 4002 추천 수 0 댓글 1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25년 만에 Lake Tahoe 쪽으로 떠나는 산행길은 어린아이가 소풍 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듯이 무척 설레임을 느꼈다. 이민 왔을 때, 관광 겸 취직 관계를 알아보러 몇 번 다녀 본 이후로는 타호쪽 으로는 갈 일이 없었다. 그래서 산행공지가 올랐을 때 C급 체력으로 장시간 운전을 마치고 꽃 구경을 겸한 산행을 할 수 있을까 하고 걱정도 되었지만 한주 전부터 몸 관리를 하며, 떠나는 날에는 4시에 기상하여 동이 트기 전의 선선한 날씨와 함께 기분이 상쾌하였다. 5시쯤 약간은 희미한 도로에서 오늘같이 부지런을 떨며 운전을 하기는 무척 오랜만이다. 쭈욱 곧게 뻗은 고속도로 에서의 이런저런 세상 사는 이야기를 하며 가는 새벽길은 새댁님을 맞이한 신랑이 푸듯 한 이야기를 나누기에 좋은 시간이리라...  언제나 집에서의 두 사람과 자동차 안에서의 두 사람의 말벗은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 딱히 뭐라고 표현 할 수는 없지만, 좁은 공간에서의 대화는 더 생각하며 진지한 말을 하게 되는듯싶다.
 
어느덧 싸크라 멘또! 시간을 보니 7시를 치러간다. 토요일 이른 시간에는 맥다방에서의 커피와 간단한 요기에 익숙했던 때라 후리웨이 선상에 있는 맥다방에 차를 대고 들어선다. 한적한 동네에 있는 맥다방은 꾸밈새가 떨어지는 순수함이 더욱 정겹다. 투박해 보이는 의자와 오래된 소품들, 한쪽에는 잠이 없는 황혼의 노인분들이 이른 아침에 옹기종기 모여서 대화를 나눈다. 그 모습이  자꾸 눈에 밟히는 것은 왜일까! 잊어버리자 하면서도 커피를 마시며 힐긋힐긋 쳐다 보게 된다.
 
30분간의 여유로움을 가질 수 있게 부지럼을 떨었던 나 자신을 칭찬하며 한 시간 남짓 남은 시간을 향해 출발이다. 오랜만에 높은 산을 향해 굽이굽이 도는 운전이 스릴과 젊음을 느끼게 해서 좋았다. 산사나이님 지시대로 싸크라 멘또에서 70마일을 더 가니 사업체인 gas station이 보인다. 그곳에 도착한 우리 팀과 다른 일행인 교회 식구분 들과의 인사를 나누니 대략 열일곱 분으로 생각되는 분과 함께 하는 산행이 시작되었다. 차 4대로 산행지의 출발점으로 떠나는 호수와 함께하는 길과, 잠시 쉬어가며 산사나이님의 안내로 위에서 내려다본 호수는 환상적이었다.
 
자! 이제는 도착해서 오르는 길이다. 맑은 하늘, 상쾌한 공기, 녹아내리기 싫어서 머물고 있는 산등성이의 잔설들, 산에 넓게 드리운 야생화, 적당히 군데군데 드리운 바위들, 하나님이 만들어 놓으신 이 자연님을 누가 감탄하지 않겠는가. 등산화에 부딪히는 돌님과의 오랜만의 산행은 시작되었고, 유머러스한 말을 잘하는 뫼산님과의 산행도 더욱 귀를 즐겁게 하였으며, 오늘따라 고산증이란 무엇인가를 어렴풋이 느껴도 본다.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경험을 준비하며 약속한 날짜에 정확히 시행한 산사이님의 배려를 본드님의 접착제로 늘 그 분의 마음속에 굳게 붙여 주시리라. 오늘은  오르면서 종 종 만나는 맑은 호수, 그리고 9000 Feet의 산등성이의 잔설에 앉아보는 소중한 경험을 가졌다. 점심 후 내려오는 길에 산지기님이 잠시 보이질 않는다. 아마도 산과의 이별이 싫어서 더 데이트하는 시간을 가지셨으리라...
오늘 같이한 산사나이님의 친구분과 교회식구분 모두 반가웠습니다.

산행을 이끌어 주신 산사나이님,
모임이 다른 두 팀을 행복한 하루로 마무리 짓도록 하신 보살핌과 더욱이 산처녀님은 정을 듬뿍 담아 여러 흰님에게 베풀어 주신 뒷풀이를 고맙게 생각합니다. 두 분 늘 건강하시고 편안하세요.

P.S. 우리는 리노를 거쳐서 월요일 오후에 도착한 관계로 지금에야 몇 자 적습니다.
        고맙습니다.
 
  • ?
    아싸 2013.07.15 21:56

    차근차근 글을 읽어 내려 오니까, 무심님과 함께
    한발한발 걷고 있는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담에는 무심님과 함께 카풀을 해 보아야 겠어요 ^^

  • ?
    Sunbee 2013.07.15 23:56
    무심님

    차분해지는  글, 따뜻하게 잘 읽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 ?
    본드 2013.07.16 00:27
    겨우내 하얀 고독을
    쌓아 놓고 기다렸다.
    구름 뒤로 태양이 빛나고 있듯
    얼어붙은 땅속으로도
    이듬해를 위한 꽃은
    준비되어 가고 있었다.
    한낮이 길어져 가면
    훈풍 불 날도 있겠지.
    칠월의 태양이
    꽃을 만나러 온 어느 날
    사라졌어야 할 잔설 한 더미가
    녹아내리기 싫어
    산등성이에 머물고 있다.

    ... 무심님 글의 한 귀절을 인용해 끄적여 봅니다.


    (이상은 http://speller.cs.pusan.ac.kr/ 제공으로 표준맞춤법으로 수정되었습니다.)
  • ?
    아지랑 2013.08.05 20:56
    본드님은 시도 잘쓰시네요. 
  • ?
    musim 2013.08.06 11:50
    아지랑님,
    이번 산행에서 잘 쓰셨다고 본드님에게 칭찬을 했습니다.
    그동안 누군가 댓글을 달겠지 했는데 드디어 아지랑님이...  emoticon
  • ?
    아지랑 2013.08.06 13:08
    저는 시 잘쓰시는 분들이 제일 부럽습니다.
  • ?
    아싸 2013.08.06 15:26

    이제 와서 얘기지만...
    너무 좋은 글을 보면 말문이 막힐때도 있습니다.
    댓글조차 달기 어려울 정도로요...

  • ?
    본드 2013.08.06 22:00
    저도 말문이 막히네요. ^^ 좋게 보셨다면 안목이 높으신 걸로... ㅎㅎ (상생하는 방법.)
  • ?
    조은 2013.07.16 11:02

    무심님 글솜씨 여전하십니다.  모두들 안녕하시지요. 저는 아직도 한국에서 무더운 여름날을 보내고 있답니다. 이제 한달후에는
    산행을 함께 할수있다는 생각을 하며 기다립니다.  횐님들 건강을 빌며.......

  • profile
    아리송 2013.07.16 18:50
    동영상이나 사진을 통한것과는 또 다른 감동이 있는 후기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작년 아지랑님 후기이후 무척 가고 싶은데 였는데 
    올해는 놓쳐 버렸네요. 집사람이랑 둘만 가보기에는 애들 땜시 부담도 되고...

List of Articles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주중 일반후기/ 정회원 후기 게시판 이용안내 4 보해 368
부정기 후기 8/24 Saratoga Gap 6월말 이취임식 산행 이후에 방학내내 먹고 자고 뒹굴기만 하던 아들녀석 둘을 드디어 오늘 산행에 데리고 나가는 날이다. 산행복장이 빡빡하게 조이는것을 보니 ... 7 아싸 6164
주중 White Mountain 화이트 마운틴 White Mountain (14,246 피트) 거리: 14 마일 시간: 2013/08/20 (07:20 - 16:45) 등반고도: 2,300피트 비숍(Bishop)에서 빅파인으로가다 168번에서... 16 file 돌... 3069
부정기 8/7 Henry Cowell SP, Fall Creek Unit 오늘 카메라를 잊어버리려고 그랬는지, 아침 알람도 1시간 일찍 울렸다. 분명히 정확히 마추어 놓고 잠이든것 같은데 도무지 기억에 없다. 일찍 일어난 김에 어제... 18 아싸 1971
부정기 Mt. Split (8 / 9 ~ 8 / 11) Mt. Split 다녀 왔습니다..^^ 사진을 크릭하면 기수아빠 블로그로 이동 합니다 22 file 기수아빠 2426
캠핑 Coyote Lake를 소개 합니다 (누가 바람을 넣었는지는 모르지만?) 애들 낚시 타령에 끌려간 Coyote Lake를 소개 합니다. 산악회에서는 아직(?) 다녀 오신것 같지 않네요. 각 부분(?)별로 주관... 15 아싸 2033
기타 Redwood RP 결혼 청문회 결혼 소식을 전해 듣고는 "한국에서 신혼 여행 하시겠지..." 하고 생각했던 신혼부부가 산행에 참석 하신단다. 요번주에는 선약이 있었던 관계로 산행을 못할것이... 1 아싸 1996
기타 더 없이 기쁜날 ( 8월 3일 2013년) 싱그럽고 청초한 이른 아침이다. 모처럼 어제는 하루를 마감하는 와인을 거르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도 같은 시간에 눈을 뜨게 되니 생체리듬이라는 말이 새삼... 4 musim 2663
주중 Yellowstone NP (1) (01) Paintbrush-Cascade Canyon Loop 산행을 마친 우리는 이튿날 Grand Teton을 떠나 Yellowstone 으로 향했다. 인접한 이 두 국립공원 사이로 Continental Divi... 4 file 산동무 2804
주중 Grand Teton National Park 지난 7월초부터 길동무와 함께 약 3주간 여정으로 Grand Teton, Yellowstone, Great Basin, White Mountain 등지로 trekking을 다녀왔습니다. Grand Teton과 Yell... 9 file 산동무 9504
부정기 7/27 Sam McDonald County Park 8시 10분까지 1차 집결지 모임이라 아침에 마음이 느긋했다. 어렵사리 산행 기회를 잡아서 그런지 아니면 다음 2주간 다른 약속들이 잡혀 있어서 그런지 요번산행... 5 아싸 1843
부정기 Winnemucca Lake 산행 25년 만에 Lake Tahoe 쪽으로 떠나는 산행길은 어린아이가 소풍 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듯이 무척 설레임을 느꼈다. 이민 왔을 때, 관광 겸 취직 관계를 알아보... 10 musim 4002
캠핑 7인의 Grover Hot Springs Camping 7월 3일 수요일: 다음날이 독립기념일이라 트래픽을 걱정하여 하루전에 출발 하기로 결정하고 아침부터 부지런히 짐을 쌓았다. 7인들 개인마다 짐을 분담하지 않... 8 아싸 4663
주중 오지산행 레익타호 Dicks Peak 에머랄드비취 앞 트레일 헤드 주차장 화살표시가 트레일 입구 Dicks Peak 까지 6mi 오른쪽 Desolation 방향으로 뒤쪽으로 레익타호, 이정표와 등산로가 잘 표시되... 12 file 돌... 2360
주중 Mt. Langley (7/1 ~ 7/2) Mt. Langley에 다녀 왔습니다..^^ 사진을 크릭하면 기수아빠 블로그로 이동 합니다 11 file 기수아빠 731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 56 Next
/ 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