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 해외

캄보디아 여행기 (1)

by 파피 posted Jan 28,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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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크리스마스 연휴에 캄보디아 (프놈펜 & 시암립-앙코르와트)에 갔다온 후기입니다. 2018년도거랑 지금과 다를 수 있음은 참고해 주시기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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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원(저희는 카이저 보험이라 카이저) 트래블 클리닉에 연락해서 의사(간호사?)와 상담: 가기 전에 장티푸스 예방 접종 권했는데 론리 플래닛 참고하면서 살짝 귀찮아서 예방 접종은 안하고 그냥 설사 멈추는 약만 따로 조제해서 가지고 갔어요.

 

  • 아마존에서 론리 플래닛 캄보디아편 책 주문. 론리 플래닛에 보니 장기간 가는게 아니고 시골 여행 따로 할거 아니면 굳이 일본 뇌염, 말라리아, 장티푸스 예방 접종 안해도 된다고 해서 생략. 

제가 뭘 해도 걱정이 많은 편이라 여행하면서 애가 모기 물렸는데 내 맘의 평화를 위해 일본 뇌염이라도 맞히고 올 걸 그랬나 살짝 걱정이 되더라고요. 저희 미국에 돌아오고 며칠 안되서 한국의 어느 의대생들이 프놈펜에 봉사 활동 갔다가 룸메로 있던 남학생 둘이 복통으로 사망하는 일이 있었어요. 열 몇명이 갔다는데 다른 사람들은 다 괜찮고 둘만 그랬다니 둘이 방에서 현지 음식 뭘 먹었나 싶기도 하고요.

혹시 몰라 아마존에서 필터가 있는 물병도 사가고 캠핑 다닐때 쓰는 UV 필터도 가지고 갔는데 식당가면 꼭 생수든 음료수든 병으로 시켜서 그것만 마시고 호텔에서는 생수 사다가 양치도 생수로 해서 필터는 한 번도 사용 안했어요. 다행히 모두 무사히 여행은 잘 마쳤고요.

 

  • 비자: 공항에서 금방 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 저희는 웹사이트에서 e-visa를 미리 받아서 프린트해서 갔어요. 비자 받을때 여권 사진이 없어서 셀폰에 여권 사진 앱 다운 받아서 그걸로 찍어서 올렸고요.

 

  • 환전: 캄보디아는 1불 이상은 달러로 받고 잔돈(1불 미만의 잔돈)은 자기네 나라 돈으로 거슬러 줘요. 

저희는 은행에서 50불짜리로 잔뜩 가져 갔었는데 처음 공항에서 숙소까지 이동하는데 택시비가 15불이 나왔는데 다행히 제게 이십불짜리 하나가 있어 그것을 줬더니 자기 잔돈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처음 도착하자 마자 숙소는 자정이 다 되어 가는 시간이라 레지스터 이미 닫아서 돈이 없다고 하고.. 결국 택시비로 이십불을 냈는데 그게 오십불이나 백불짜리였음 어쩔뻔했나 싶더라고요.  오십불 정도는 일불짜리 오불짜리 십불짜리등 잔돈을 좀 준비해 갔더라면 싶더라고요.

 

  • 선블럭, 모기약은 필수예요. 신기하게도 남편은 모기에 거의 안 물렸는데 저나 아이, 같이 간 조카는 여기저기 모기의 습격을 받았죠. 저는 심하지 않았는데 당시 고딩 졸업을 앞두고 있던 조카는 모기에 알러지가 있는지 모기 물린 자리가 색이 완전 멍든 것처럼 파랗게 변해서 한국 돌아가서 피부과까지 다녀왔답니다. 

 

비행기편

대한항공 멀티시티: 샌프란 시스코 -> 인천(경유) -> 프놈펜 / 프놈펜 -> 인천(10일 스테이) -> 샌프란 시스코

 

숙소:  

프놈펜 - Mad monkey(저희는 짐때문에 여기 묵었고 추천하는 곳은 아니예요) 젊은 유럽 백팩커들이 많이 오는 호스텔이예요. 호텔을 잡을까하다가 저희가 겨울 한국 짐을 가지고 프놈펜으로 갔는데 프놈펜에서 앙코르 왓트가 있는 시암립에 이박삼일 다녀올 예정이어서 짐을 어찌할까 고민하다가 우연히 매드 멍키에서 하루 가방하나당 일불씩 받고 짐을 보관해 준다는 걸 읽고 그리로 정했어요. 호텔도 그렇게 하는데가 많겠지만 호텔에 이메일 보내서 확인하기가 귀찮고 매드 멍키 웹사이트의 4인용 방 사진이 나쁘지 않아 보여서 짐 걱정 덜자고 그리로 했는데 간간히 호텔로 갈 걸하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방안에 화장실 있고 에어컨 있고.. 스텝들 다 영어 잘하고 길 건너 매드 멍키 식당도 있고, 바로 앞에 매드멍키 전용 툭툭 운전사도 있고하니 바가지  쓸일도 없고  편의점도 걸어서 3분거리. 크리스피 크림도 걸어서 2분 거리니 편하긴 한데 호스텔은 호텔이 아니죠. 남편은 뭐 이만하면 캠핑보다는 훨씬 낫지 하면서 그런대로 지낼만 하다고.

 

저희는 도착하는 날 자정이 다 되서 체크인했고 다음날 바로 앙코르 왓트로 떠날 거라서 나쁘지 않았어요. 시암립에서 돌아오면서 호텔로 들어갈까도 생각했는데 가족들이 다들 나쁘지 않다고 그냥 있자고 해서 하루 또 거기서 묵었고요 돌아오는 날은 대한항공 출발이 밤 11시라 자진 않지만 하룻밤 더 예약하고 저녁 8시즘에 체크아웃했어요. 자지도 않으며 하룻밤 더 예약한 이유는 동남아가 워낙에 덥고 찌는 날씨잖아요. 공항 가기 전에 에어컨 있는데서 좀 쉬고 샤워라도 하고 싶어서요. 하룻밤에 35불 밖에 안하니 크게 부담이 없더라고요. 

작년에 동네 아는 사람들 중에 캄보디아 갔던 가족은 프놈펜에서는  Teahouse Urban hotel에 머물렀는데 아주 좋았다 했어요. 

 

시암립: 익스피디아에서 예약해서 Indo-china 호텔에서 3박 4일 묵었고요 조식이 나오는데 신선한 과일, 팬케익(팬케익보다는 크레페에 좀 더 가까운), 베이컨, 계란, 각종 페이스트리등 만족스러웠어요. 방도 건물이 본체랑 따로 떨어져 있는데가 이층엔 맛사지 룸이라  조용했어요.  일하는 현지인들 다들 너무 친절했고요 덕분에 좋은 여행이 된거 같아서 나오면서 스텝들 나눠가지라고 팁도 따로 챙겨 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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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마주친 프놈펜에서의 첫 아침이다. 촌닭이 두마리 차는 오 이건 뭐지했는데 프놈펜을 지나다니다 보니 중고 한국 차는 곳곳에 있었다. 노란 색의 유치원 차량부터해서 ㅇㅇ수학학원 ㅇㅇ합기도 ㅇㅇ식당 ㅇㅇ기업등 각종 중고차량이 한국에서 수입되어 그대로 길거리에 다니고 있었다. 어쩌면 그들은 너무 가난해서 수입해온 차의 페인트를 벗기고 새로 칠하는게 경제적으로 아무 도움이 되지 않기때문에 사온 그대로 운행하나 보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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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놈펜 거리에 블럭마다 이렇게 작은 템플 모형을 만들어 놓고 음식을 갖다 놓고 향을 피우며 기도를 하나보다. 실제로 그렇게 기도하는 사람들은 보지 못했지만.. 이런 미니 신전은 곳곳에 셀 수 없을 만큼 있었다.

 

12시에 앙코르 왓트의 관문인 시암립으로 출발하는 비행기를 예매했는데 항공사에서 저녁 7시가 넘어서나 떠나는 비행기로 표를 바꾸어 통보를 하는 통에 여유 있게 프놈펜을 볼 하루가 생겼다. 

 

아침을 먹는데 아이가 생과일 주스를 시켰다. 주스를 시키고 나서 아차 싶었다. 식당 사람들이 생수가 아닌 수돗물을 썼으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에 말이다. 조심하느라 맘대로 마시지도 못하고 길거리 음식도 살 수 없다고 생각하니 왠지 아쉽지만 그래도 여행 중 아프면 여행을 망치게 되니 조심하는 수 밖에..


캄보디아 여행에서 생수는 필수다. 어딘가에서 읽었는데 캄보디아는 아직도 국민소득이 매우 낮은 나라 중 하나로 기본적인 상하수도 시설조차 제대로 갖추어지지 못했고 화장실 조차도 없는 가정이 태반이란다. 사람들은 아무데나 화장실 삼아 볼일을 보고 그 오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어 상수도 시설이 변변치 않기때문에  그것이 수돗물로 흘러 들어온단다. 그래서 외국인들은 캄보디아 여행중 물을 더더욱 조심해야한다고 한다. 

여행을 하는 내내 우리는 생수를 달고 살았다. 호텔에서 양치를 할때조차도 수돗물이 아닌 생수로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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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아침을 챙겨 먹고 툭툭을 타고 궁전으로 갔다. 대충 궁전을 돌아보는 데는 한두시간이면 족한데 입장료를 일인당 미화 10불을 받는 걸로 봐서 물가가 아주 싼 캄보디아는 관광이 주 수입원이지 않나 싶을 정도로 물가에 비해 관광지 입장료가 비싸다 싶다. 표를 사고 안에 들어가려는데 가이드 필요없냐 묻는다. 십불이라기에 그냥 그 자리에서 가이드를 고용하기로 했는데 덕분에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다. 가령 캄보디아의 현 국왕이 아직 싱글이라는 것. 한때 프랑스에서 발레를 가르쳤다고 했던가. 암튼 독신이어서 왕실 물품 중에 안주인이 없으니 사용하지 않고 전시되어 있는 것들이 꽤 있었다. 가이드는 자신도 독신이라면서 돈이 없어 결혼하기 힘들다고 멋쩍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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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킬링 필드의 배경이 되기도 했던 캄보디아의 슬픈 역사 폴 포트 정권에 대한 얘기가 살짝 나왔다. 우리 가이드는 자기가 형제가 여럿 있었는데 큰형만 집안에서 유일하게 대학을 나온 사람이었단다. 대학을 나와서 선생을 하고 있다가 폴 포트 정권때 사형을 당했다고 그후 어머니는 아무도 대학에 가지 않도록 하셨다고 한다.

매년 5월 18일만 되면 한 집 건너 한 집이 제사라는 광주 사람들처럼 참 마음 아픈 역사의 한토막을 안고 살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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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 파고다는 왕궁 안쪽에 있는 사원이다. 바닥에 1킬로가 넘은 은조각이 5300여개 이상 깔려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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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 속 저 꽃은 부처나무의 꽃이다. 나팔꽃처럼 아침에는 아름다운 꽃을 피우지만 시간이 지나면 꽂잎을 닫고 있는단다. 

 

왕궁을 돌아보고 나오니 툭툭 운전사가 계속 기다리고 있다가 우리를 반갑게 맞아준다. 참 선하게 생긴 아저씨다. (실은 나보다 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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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라 사람들은 낙서도 참 특이한데다 한다고 생각했는데 앙코르 왓트에서 들으니 종이대신 이렇게 나뭇잎에 글을 세기기도 했다고 한다.

 

오토바이 뒤에 릭샤를 연결해서 사람을 운반하는 툭툭은  보통 2인용이나 4인용인데 캄보디아에서 이것은 가장 흔한 교통수단이다. 요즘은 캄보디아도 휴대폰을 많이들 쓰는지라 패스앱이라해서 앱을 이용해 콜택시처럼 부를 수도 있다고 한다. 버스도 지하철도 없는 이곳에 툭툭은 정말 흔하게 눈에 띄기에 길을 지나가다 툭툭 운전사가 보이면 그냥 손을 들어 불러 어디까지 가달라고 하면 된다. 금액도 가까운데는 일불부터 시작하고 이삼불이면 웬만한데는 간다. 우리는 20불을 주고 그의 하루를 사서 여기저기 다녔다. 우리가 점심을 먹을 때도, 어딘가를 관광 중일 때도 그들은 밖에서 기다렸다가 우리가 나오기 무섭게 툭툭을 코앞에 대기시켜준다. 어떤 툭툭 운전사들은 해먹을 가지고 다니면서 손님들이 관광을 하는 동안 해먹을 걸어 놓고 짧은 낮잠을 즐기기도 한다.


프놈펜에서 앙코르 와트가 있는 시암립을 가기 위해서는 국내선을 타야한다. 공항에 갈 때 롸이드를 하루종일 같이 다녔던 툭툭 운전사에게 부탁하기로 했다.

차가 막히면 한시간 좀 안되게 걸린다기에 나쁘지 않겠다 싶어 툭툭을 탔는데 난 그날 툭툭을 탄 것을 살짝 후회했다. 숙소에서 프놈펜 공항까지 가는 그 한시간 동안 천천히 가는.. 창문이 없는 그 뻥 뚫린 툭툭 안에서 발가벗은 캄보디아를 본 기분이 들어서였다... 왠지 모를 먹먹함 같은게 가슴에 콕 박힌 느낌이었다.  

프놈펜의 번화가를 제외하면 마치 도시 전체가 제반 시설이 아예 하나도 없는 듯했다. 아무리 그래도 명색이 그나라의 수도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아무곳에나 쓰레기를 버렸고 곳곳에서 소각도 했으며 심지어 공터에 욕조나 변기들을 마구 버려 놓은 곳도 있었다. 그건 아마도 누군가 도시 한복판에서 그것들을 처리해달라는 비용을 받고 집 근처 공터에 그렇게 버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도시 한복판에서도 남자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환한 대낮에 뒤돌아 서서 노상 방뇨를 하기 일쑤였고 개천엔 물이 아닌 쓰레기들이 차고 넘쳤다. 온 도시는 오물 냄새가 진동을 하고 있었다. 택시를 타고 시내로 들어 올 때는 밤이였어서인지 여기저기 이제 막 올라가는 멋진 빌딩, 크리스마스로 반짝이는 상점들만 봤던거 같은데…

예전 우리나라 서울의 판자집을 연상시키는 집들이 덕지덕지 개천을 따라 있는 곳을 지나가기도 했고, 젊은 여성들이 미니 스커트를 입고 벤치에 앉아 손님들을 기다리는 홍등가를 지나가기도 했고. 전자 상가, 웨딩 샵 전문 상가등은 길을 따라 밖으로 주욱 나와 있었다. 사람들은 길가에 트럭을 세워 놓고 가방이나 옷들은 팔기도 했고 포장마차 비슷한 곳에서 음식을 먹기도 했다.

크리스피 크림 도넛샵이 옆에 있고 맛있는 커피를 파는, 에어컨이 나오는 커피샵이 있는 우리 숙소 근처와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끝도 없이 펼쳐진다.

간혹 우리 옆으로 랜드로바 차들이 한번씩 지나가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토바이가 그들의 교통수단이었다. 두 다리 사이에 장 본 가방을 끼고 오토바이 핸들엔 커피를 담은 비닐 봉지를 걸어 신호에 걸릴 때마다 한 모금씩 마시는 사람들. 아빠인 듯한 남자가 오토바이를 운전하고 맨 뒤에 엄마가 앉아 있고 아빠 앞에 앉아 같이 핸들을 잡은 어린 아이와 엄마와 아빠 사이에 낑겨 앉아 가는 다른 아이등 일가족이 지나가기도 하고, 심지어는 오토바이 뒷 자석에 앉아 갓난아이 젖을 물리는 젊은 엄마도 우리를 지나친다. 헬멧은 한 사람들 많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종종 눈에 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