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웰빙

<창칼 29> 인간적인 아주 인간적인, 그리고 너무 불완전한

by 창공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창칼 29> 인간적인 아주 인간적인
그리고 너무 불완전한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다. 가끔은 인간이 다른 동물에 비해서 그렇게 뛰어난지 의심스러울 때도 있기는 하지만 우리는 하여튼 그렇게 믿고 있다. 
 
더불어, 무엇이 인간적인 것인지를 생각해 보게 된다. 남에 대한 따뜻한 배려? 자기 객관화? 도덕적 가치? 이성적 사고?
 
나는 인간적인 중요한 인자 중의 하나가 불완전함이라고 생각한다. 이 불완전함으로 인해 인류는 보다 완전해지는 이상을 꿈꿔왔고 그 약점을 발판으로 거대한 문명까지도 이루었다고 볼 수 있다.
 
한데, 여기에 함정이 있다. 이상을 추구하는 성향이 살짝 왜곡되면 절대주의(absolutism)로 쉽게 변질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절대주의란 영원히 변치않는 어떤 가치나 원칙을 설정해놓고 신봉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가 불완전하면 할수록 그것을 메꿔줄 수 있는 완전체로서의 가치나 기준 등을 믿고 쫓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건 인지상정이다. 
 
이런 이유로 이념이나 정치, 심지어 도덕, 종교까지도 극단으로 치달아  절대주의가 되기 쉽다. 정치적으로는 절대 군주제, 전체주의, 나찌즘 등도 절대주의라고 할 수 있겠다.
 
절대주의에 의존하는 종교들도 있다. 이 경우 절대적인 신을 상정해서 모든 걸 거기에 맡겨 놓고 기대면 이를 통해 평화와 안정감을 찾을 수 있다는 원리이다. 이는 인류가 개발한 아주 기막힌 장치이나 동시에 인류의 진화를 방해하고 역행하는 허점도 있다. 어느 종교에서는 선지자가 ‘율법주의’라는 절대주의를 깨뜨리러 왔다가 갔는데, 이 후에 이 선지자를 도리어 절대화해 버리는 일들을 보면서, 우리 인간들이 얼마나 절대주의의 유혹에 약한지를 알 수 있다. 그 유혹의 강도는 불완전함의 인식 강도와 반비례한다. 
 
개인적으로는 요즘에 건강이라는 주제에 관심을 갖다보니 자주 생각해 보는 것이 있다. 현대 의료 시스템과 의료 행위에도 절대주의가 상당히 번져있다는 것이다. 많은 의사들이 자기가 배우거나 신봉하는 (제한적인) 요법이나 처방에 도그마적인 강한 믿음을 견지해서 아주 좁은 시각으로 환자들을 대한다는 것이다. 짧지 않은 생을 살아오면서 수없이 접해 본 경험으로서 이는 나뭇잎 하나만 보고 전체 숲을 보지 못하는 격이다. 이런 의사들의 편협한 의료 행위들을 직접 내부 고발한 유명한 의사의 베스트셀러 책도 있다 (링크).
 
예를 하나 들어보자. 혈관에 플라크가 끼는 동맥경화인 경우에, 미토콘드리아 교란 > 인슐린 호르몬 교란 > 조직 세포들의 인슐린 저항 > 인슐린 증가와 염증 증가 > 혈관 내피세포 손상 > (치유를 위한) 백혈구 +콜레스테롤 + 단백질 등의 내피세포 봉합 과정 등등의 복잡한 과정을 거쳐 생기는 것이거늘, 결과 값의 아주 작은 한 요소에 불과하는 콜레스테롤 수치 하나만을 가지고 그게 근본 원인이 양, 많은 의사들이 거기에만 매달린다. 그 결과, 약을 무작정 때려 박아서 그 수치만을 낮추려고 애쓴다. 그런다고 망가져가는 미토콘드리아들이 다시 살아나고 인슐린 기능이 회복되어 대사가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도 아닌데도, 복잡한 메카니즘을 무시하고 그것만 땜빵하면 모든 것이 회복되는 것인양, 콜레스테롤 절대화에 빠져 있다. 조직 생성과 유지에 필수인 콜레스테롤을 강한 약으로 떨어뜨려 뇌기능 저하, 생식력 저하와 대사 교란 등으로 몸이 파괴되는 것은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별로 없다. 만약에 이런 문제를 환자가 제기하면 본인들의 권위가 떨어지는 양 화를 내면서 환자를 쫓아버린다. 유툽에서 접한 어떤 의사들은 공공연히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을 다 괴담이나 음모론 유포자로 치부해 버리면서 스탠다드 어쩌고 하면서 자기 치료법 맹신을 강하게 주장 한다. (에피소드 1: 최근에 부작용의 심각성을 제기하는 똑똑해진 환자들이 많아지자 위기의식을 느꼈는지 "스타틴이 그대를 구원할지니"라는 괴팍한 제목으로 영상을 올린 대한심장학회 소속 의사도 있다 (최근에 다시 보니, 이전 제목이 약했다 싶었는지 더 터무니없는 제목 "불로 장생 스타틴"으로 바뀌어 있었다 - 링크
 
암을 대하는 주류 의료계의 자세도 이와 비슷하다. 미토콘드리아의 대사 작용의 이상과 그에 따른 세포들의 대사 작용 이상으로 종양과 암 세포가 자라는 전체 그림을 무시하고 세포의 유전자 이상으로 모든 것을 몰아서 암세포를 죽인다고 강한 화학약품으로 몸을 다 망쳐놓는다. 병든 나무 하나를 없애려고 숲을 다 태워버리는 격이다. 암튼, 이런 절대화된 의술의 예들은 이외에도 수도 없이 많다. 이런 도그마적 의료행위는 의사 개인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크게는 수익을 만들어 내야 하는 시스템 안에 갇혀있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기도 해서, 이들이 측은하기까지 하다. 
 
망가진 과학 이니셔티브(Broken Science Initiative, 링크)를 공동 창설한 에밀리 카플란(Emily Kaplan)에 따르면, 많은 의학 연구들이 연구자의 편견, 데이타 조작, 거대 제약회사들의 지원을 통한 이권 개입등으로 왜곡된 결과들을 양산한다는 것이다. 그런 조작된 결과들을 의료계는 전폭 받아 들여서 특정 의료 방법 (특히, 약처방법)을 절대화하는 단계까지 이르게 된다. 콜레스테롤에 대한 신화적 가설과 스타틴 약 처방법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한 번 심어진 방법은 나중에 반박하는 연구결과들이 나와도 이미 절대화 돼버려서 바꾸기도 어렵다. 이 모든 것이 인간의 불완점함에서 나온다고 할 것이다.
 
뇌과학적으로 보면 절대주의는 사고의 경도화다. 일상에서도 보면 성장 과정이나 받은 교육 등에 의해 심어진 가치나 윤리, 도덕 등의 관점이 굳어져서 절대주의적 신조나 신념으로 옮겨 가는 경우가 많다. 직장에서도 자기의 도덕주의나 율법에 빠져서 자기 기준에서 남을 함부로 판단하고 공격하는 사람들도 많다. 자기의 잣대가 좁다는 생각은 하지도 못한다. 절대주의 함정이 얼마나 무서운지도 깨닫지 못한다.
 
이런 도그마의 함정을 어떻게 깨뜨릴 것인가? 그것이 시대적인 화두인 것 같다. 
 
뇌과학에서 도그마적 사고(Dogmatic Thinking) 혹은 교조적 사고는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를 억제하고 지성의 성장을 방해한다고 돼 있다. 쉽게 편견과 편협함으로 치달아 다름에 대한 배타적 차별 의식을 조장하고 현실 감각을 떨어뜨린다. 그리고 자기 가치만 옳다는 사고의 경직은 사회에서 여러 갈등을 일으킨다고 돼 있다. 
 
그러니 그 어떤 과학적 혹은 의학적 연구 결과, 그리고 어떤 도덕적 혹은 종교적 가치를 절대화하는 순간 인류는 갇힌 세계로 향하는 함정에 빠져 버린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인간의 부족함과 불완전함을 항상 인지하고 있는 가운데 의식을 열고 유연한 사고를 가질 때만이 우리는 앞으로 더 나아가고 진화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은 불완전하다는 그 자체로 절대주의에 쉽게 빠질 수 있다는 맹점을 자각하고, 늘 새로 배우고 성장해가는 사람들, 끊임없이 성찰하고 자기 ‘지식의 가설’을 부수고 다시 세울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을 때 사회도 진화하고 개개인들도 건전하게 성장해 갈 것이다.
 
도그 어쩌고, 도그 저쩌고를 반복했더니 오늘 따라 웬지 핫도그가 땡긴다!! ^^
 
 
 

불완전함 3.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