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5.01.06 06:37

홍어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요즘 제가 읽는책이 황석영의 "맛있는 세상" 인데, 
이책에 홍어에 대한 것이 있어 그대로 카피했습니다.  몰랐던것들이 있어 재미있었습니다.


Skate.jpg




홍어는 전라도에서 그 무엇과도 비교할수 없는 으뜸의 먹거리다.   경조사에서 홍어는 고기붙이 보다도 더욱 중요한 품목이다.  
누군가 잔치에라도 갔다가 상에 홍어가 보이지 않으면  '그집 잔치에 먹을것 없었다' 고 투덜대고, 홍어가 빠지지 않았으면
'잔치가 걸다'고 만족해 한다.

전라도 속담에 '만만하기는 홍어 거시기' 라는 말이 있다.     남에게 무시를 당하거나 윽박지름을 당하면 나오는게 이 말이다.
현지 사람들 말에 의하면 홍어는 '되다만 물고기'라고 한다.   즉 물고기와 파충류의 중간치라는 것이다.

홍어를 잡으면 암놈과 숫놈은 그 가격에서 큰 차이가 난다.
수놈 홍어는 암놈에 비하면 헐값이고 쳐주지도 않는다. 실제로 찜해 놓은것을 먹어보면 암놈은 지느러미 부근이나 속뼈가 
흐믈거리고 오돌오돌 씹히건만, 수놈의것은 뻣뻣하고 딱딱해서 발라내야만 한다. 그리고 살맛도 부드럽고 쫄깃하지 못하고 
어딘가 퍽퍽한 느낌이다.

사가는 사람이야 겉모양만 보아서는 어느게 암놈이고 수놈인지 분간하기가 어렵다.  이때에는 생선을 뒤집어 배 아래쪽을 보면 된다.  
물론 암수의 성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아니, 물고기에 성기라니!

홍어는 다른 물고기들처럼 난생이 아니라 태생이다.  따라서 다른 물고기들처럼 암놈이 알을 낳으면
그 주위에 정액을 뿌려서 수정기키는게 아니라 직접 교미를 통해서 수태하고 새끼를 낳는다.  
어부들이야 그렇지 않겠지만 중간상인들은 홍어가 들어오면 배를 뒤집어 살피고나서 수놈 홍어의 '거시기' 부터 얼른 떼어낸다.   
암놈과 같은 가격을 받아내려는 속셈에서다.   그래서 '만만한 게 홍어 거시기' 가 되어 버렸다.

홍어, 돼지 삼겹살, 묵은 김치를 전라도 사람들은 '삼합' 이라고 부른다.  
'홍탁 삼합'을 처음먹는 사람들은 어찌나 독한지 입천장이 홀라당 벗겨져버리기도 한다.
이 지독한 별미의 맛은 홍어를 발효 시켰기 때문이다.  

삭힌 홍어에 돼지 삼겹살을 겹쳐서 손으로 찢은 김치에 둥글게 싸서는 입안에 넣었다.   
한입 씹자마자 그야말로 뒷간에서 풍겨올라오는 듯한 가스가 입 안에서 폭팔할 것처럼 가득 찼다가 코로 역류하여 푹 터져 나온다.    
눈물이 찔끔솟고 숨이 막힐것 같다.   그러고는 단숨에 막사발에 넘치도록 따른 막걸리를 쭈욱 들이켠다.  
잠깐 숨을 돌리고나면 어쩐지 속이 후련해진다.    
참으로 이것은 무어라 형용할수 없는 혀와 입과 코와 눈과 모든 오감을 일깨워 흔들어버리는 맛의 혁명이다.





===================================================================================
소설가의 말은 정확한 정보가 아닐수도 있어서,   그밖에 내가 찾아낸것은:


수컷 (왼쪽) 과  암컷 (오른쪽) 의 생식기 비교 
수컷 꼬리 옆에 생식기 두 개가 있다. 다리인줄 잘못아는 사람들이 꽤 있다.            
수컷 과 암컷.JPG



떼로 몰려다니는 것도 아니고 바다 밑바닥에 서식하기 때문에 어군탐지기 따위는 무용지물이라 선장의 경험과 감, 그리고 그 날의 운빨(…)에 따라 포획량이 천차만별이다.   재수 없으면 한 마리도 못 잡고 운수 좋으면 200마리 이상 잡는 경우도 있다고. 

가끔씩 암수가 교미 중에 한꺼번에 잡혀 올라오기도 한다. 
…정약전과 옛날 사람들은 참홍어를 음란함의 상징으로 기록하고 있다. …두 개의 날개에는 가느다란 가시가 있는데, 
그 가시를 박고 교미를 한다. 암컷이 낚시바늘을 물고 발버둥칠 때 수컷이 이에 붙어서 교미를 하게 되면 
암수 다같이 낚싯줄에 의해서 끌려 올라오는 예가 있다. 암컷은 낚시에 걸렸기 때문에 죽고 수컷은 간음 때문에 
죽는다고 흔히 말하는 바, 이는 음(淫)을 탐하는 자의 본보기이다….
또한, 홍도 아낙들의 노랫가락에 ‘나온다/ 나온다/ 홍애가 나온다/ 암놈 수놈이/ 불붙어 나온다’라는 구절이 있음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그러나 유교에 심취했을 그 당시에 정약전 선생이 참홍어가 삼강오륜을 지키는 일부일처(一夫一妻)주의자임을 
알았더라면 이렇게 묘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철저한 일부일처인 참홍어는 암놈이 크고 맛도 뛰어나다. 따라서 암컷이 수컷보다 가격에서도 큰 차이가 나게 비싸다. 
참홍어 수컷의 생식기는 체반 끝 꼬리 시작 부위 양쪽으로 두개가 툭 삐져나와 있고 가시가 붙어 있는데, 
옛날 뱃사람들은 생식기가 조업에 방해가 될 뿐만 아니라 가시에 손을 다칠 수도 있어 잡자마자 배 위에서 생식기를 칼로 쳐 없애버렸다.
수놈의 생식기는 그 중요한 기능에도 이렇게 거세의 대상이 되기 십상이었다. 

이러한 조업 행태에서 유래돼 참홍어 생식기를 만만한 사람으로 빗대 어 ‘만만한 게 홍어 거시기’라는 비속어가 생겼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그보다는 참홍어 생식기가 두 개라는 점에서 유래된 것이 아닌가 싶다. 그 중요한 물건이 
하나도 아니고 두개라는 것만으로 이미 희소성은 없어졌으니 말이다.

암컷은 가을부터 이른 봄까지 4~6개의 알을 낳는다. 상어, 가오리와 함께 홍어류도 난태생이다.
참홍어 자원 감소는 다른 어종과는 다른 생태적 특성 때문이다. 
보통 어류는 1회 산란할 때 수만∼수십만 개의 알을 낳아서 재생산력이 높지만, 
참홍어는 1회에 2개 난각(알집)을 만들고 그 안에는 4∼6개의 알을 낳아서 자원이 회복되는 시간이 
다른 어류에 비해 몇 배나 많이 걸린다.

홍어로 유명한 흑산도 홍어의 가격은 정말로 비싼데 작은 한 마리가 소매가로 몇 십만 원을 호가함은 물론
가격대가 6자리를 넘어 7자리로 되는 때도 있다. 
그래서 요즘은 거의 칠레산 홍어를 먹는데 이건 껍질이 단단하기도 하고 냉동으로 수입되기 때문에 질겨져서 껍질을 벗겨 먹는다. 
실제 흑산도 홍어는 연해서 껍질째 먹어야 더 맛있다고 한다.

그리고 홍어는 크기에 따라 그 가격이 매우 다양하고 암수 구분에 따라서도 당연히 차이가 있다. 
일반적인 사이즈의 암컷은 산지 가격(즉 흑산도 수협 공판장에서의 도매가)이 무려 45~70만원에 달하며 
물량이 모자랄 경우 마리당 100만원을 넘기는 경우도 있었다. 
홍어 중 가장 큰 녀석은 8Kg 대의 1번치인데 암놈 1번치가 경매가로 135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헬기로 서울까지 공수해서 먹는다" 는 소문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다만 이 가격은 1990년대 말~2000년대 초반 홍어가 귀할 때의 얘기고 
2010년 2월 현재는 암놈 1번치가 35~45만원 수준, 심지어 5kg대인 수컷 4번치는 10~15만원에도 경매가가 형성되고 있다.
달랑 7척뿐인 홍어잡이 배가 1년에 올리는 경매 위판고가 무려 60억원 수준이다. 소매가로 환산하면 대략 200억원이 넘는 금액.

http://www.hani.co.kr/arti/560523.html
https://mirror.enha.kr/wiki/%ED%99%8D%EC%96%B4
  • ?
    아지랑 2015.01.06 07:00
    황석영씨의 책   ' 맛있는 세상'   은 2007 년도에 출판된 책이라 글쎄..이미 다들 읽으셨지 않았나 싶은데...나만 빼고 ^-^
    만주 출신 (1940) 으로 어렸을때 부모님을 따라 남한으로 피난온 황석영씨는
    1989 년에 북한을 방문한이후 미국과 독일에 체류하다가  1993년에 귀국하여 방북사건으로 복역하다 1998 년에 석방되었다고 합니다.
  • ?
    뫼산 2015.01.06 15:43
    잘 읽었습니다.
    홍어 잡이 배 한척이면 노후는 문제 없겠다. emoticon
  • ?
    자연 2015.01.07 09:43
    울 오빠 단골 막걸리집이 있는데 홍어는 비싸니까
    가오리로 새콤 매콤 달콤 미나리 무채 파 양파 마늘 을 넣고 
    바로 무쳐서 한접시 나오는데 얼마나 맛있는지 
    둘이먹다 오빠 나가는것도 몰라 
  • profile
    아리송 2015.01.08 16:43
    시골살때 가끔씩 어머니께서 가오리 잔뜩 사오셔서 햇볕에 구덕구덕 말렸다가 찜통에 한마리씩 쪄서 초 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그 맛이 참 좋았던 기억이 나네요. 뼈도 물렁뼈라서 오도독 오도독 씹어 먹으면 버릴게 거의 없었는데...삭힌홍어는 귀하기도 하지만 톡쏘는 맛이 익숙지가 않은지라..
    갑부자기 하비님댁 아구찜이 그립네요.

  1. 산행중 쥐가 났을때 거짓말처럼 낳게 하는법 산행 중에 '쥐'가 나면 얼른 '아스피린' 한 알을 입안에서 꼭꼭 씹어서 완전히 물이 되었을 때 삼키면 30초 이내에 ...
    By아지랑 Reply19 Views2762 file
    Read More
  2. MTB 유명 후보지 & 기타 유용한 정보

    Soqueal Demonstration State Forest: 조만간 여기 한번 가보고 싶네요. Forest of Nissen이랑도 연결되어 있다네요? 좀 더 체력/실력을 다진다음... Bay지역에서...
    By아리송 Reply26 Views2710 file
    Read More
  3. No Image

    [1/24] 토요 바이킹

    이번주도 Santa Teressa County Park에서 하게되면 최종 집결지를 Pueblo Picnic Area의 화장실앞 Picnic Table 2 개 있는곳 에서 하려고 합니다. 그러면 각 개인...
    Category제안 By아리송 Reply17 Views1924
    Read More
  4. [1/17] 토요 Biking Plan

    날씨가 괜찮으면 당분간 토욜은 MTB를 할까 합니다. Biking시간은 Maximum 4시간을 넘지 않도록 할려고 합니다. 비소식이 있음 자동 Cancel입니다. 자전거님 참여...
    By아리송 Reply14 Views3436 file
    Read More
  5. No Image

    광학식 줌을 가진 스마트폰

    제가 평소에 머릿속으로 상상하는 실현 가능성이 있는 카메라 기술들 중에서 한가지가 요번 CES 2015 에 발표 되었습니다. 광학식 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두껍지...
    By아싸 Reply1 Views2822
    Read More
  6. No Image

    영수증 분실

    토욜 산행후 산악회 면책 동의서를 작성할때 저에게 INK PEN 을 빌려 가신분 그 PEN에 하얀 종이가 돌돌 말아 끼워 져있는 것이 제가 물품 구입한 영수증입니다 ...
    Category알림 By한솔 Reply0 Views2540
    Read More
  7. No Image

    운영진 게시판

    운영진 공지사항 게시판에 관한 비회원의 access 권한을 제한하였습니다. 그리고 [산악회 활동 면책 동의서]에 관한 내용이 POST 되었습니다.
    Category알림 By8대 운영위 Reply3 Views2491
    Read More
  8. 냉장고에 보관하면절대 않되는 10가지 식품♤

    음식의 맛을 결정하는 요인중 으뜸은 재료의 신선함이 얼마나 유지되냐일 것이다. 원재료를 밭에서 바로 수확해서 요리하면 좋겠지만 그러하지 못하다. 일단 구입...
    By아지랑 Reply3 Views3052 file
    Read More
  9. No Image

    911 Call 직원이 Face Book 으로 부상당한 하이커 구출

    911 Dispatcher Uses Facebook to Find Injured Hiker in Calif. 이틀전 뉴스입니다. 11살난 아들이 아버지가 실족해서 150' 절벽밑으로 떨어지자 911 에 전화를 ...
    By아지랑 Reply3 Views1663
    Read More
  10. 홍어

    요즘 제가 읽는책이 황석영의 "맛있는 세상" 인데, 이책에 홍어에 대한 것이 있어 그대로 카피했습니다. 몰랐던것들이 있어 재미있었습니다. 홍어는 전라도에서 ...
    By아지랑 Reply4 Views3525 file
    Read More
  11. No Image

    Arroyo Seco Camping(Gorge Hiking)

    생각 난김에 두 Site예약 해두었습니다. 정기산행 계획에 올 6월초로 잡혀 있는것 같아서.Group사이트는 이미 예약이 되어버렸더군요. 여기는 Disabled Site가 많...
    By아리송 Reply8 Views2617
    Read More
  12. No Image

    가입인사 드립니다

    저는 지난 토요일 Alum Rock 산행 현장에서 엉클샘으로 ID 가 지어진 김삼일 입니다.모든분들 만나뵈어서 반가웠고 앞으로 산행에서 자주 뵙기를 바랍니다. 감사...
    Category인사 By엉클sam Reply9 Views2280
    Read More
  13. No Image

    가입인사

    안녕하십니까? 저는 지난 주에 처음으로 같이 산에 올랐던 곰바위입니다. 한글타자가 익숙하지 못해서 첫 산행참가 댓글을 급히 영어로 썼읍니다. 2009 년 여름에...
    Category인사 Bygombawi Reply12 Views2202
    Read More
  14. No Image

    밤에 다리에 쥐가 자주 나는 경우

    밤에 다리에 쥐가 자주 나는 경우 자기 전에 magnesium 을 복용하는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시중에서 파는 magnesium 을 복용하는 방법도 ...
    By두발로 Reply2 Views2606
    Read More
  15. No Image

    신규회원님 보세요!

    금방 두루님과 통화했는데요. 신규가입을 하셨는데 인증이 완료가 되지 않아서 참가댓글을 못다신다는 얘기를 들었는데요.아마도 제 추측에는 본인 인증요구 E-ma...
    By아리송 Reply4 Views3168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71 72 73 74 75 76 77 78 79 80 ... 186 Next
/ 1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