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t. Langley를 가려고 했던 주말. 

일요일에 태평양 건너는 출장이 잡혀서 랭리를 취소했고, 토요일에 어렵사리 온종일 하루 휴가를 받았습니다.

이리갈까 저리갈까,,, 차라리 돌아~ 가알까....

Mt. Dana를 갈까하다가 담날이 출장이라 운전이 부담스럽고, 토말레스가서 놀다올까 하다가 2 주 동안 운동을 못하니 미리 운동은 해야겠고. 그래서 그 전 주에 가지 못한 STS (Skyline to the Sea)엘 가는 걸로 결정.


아침에 대충 씨리얼 한대접 말아먹고, 500 밀리 물병 4 개 챙겨서 그냥 출발.

잭인더박스에서 햄버거 3 개사고, 개스넣고, 팍에 가니 주차료가 10불. 헉 !!!

돈받는 넘한테 "야, 작년에 5 불이었는데 이게 뭐냐?"

그넘 왈 " 1920 년대에는 25 전이었거덩.... 그때로 돌아가랴 ?"

땅가진 넘이 갑이지.... 을 주제에 무신 어필은... 그런다고 깎아주냐. 궁시렁궁시렁 거리며 들어가니 이미 주차장은 빈데가 없다.

8 시 40 분에 행장을 하고 출발.


무신 울트라 마라톤 한다구 천막도 쳐놓고, 여러 사람들이 부산한 모습도 보인다. 

발런티어 할배가 보이길래. "할배 이런거 왜 해요 ?"

할배 왈 " 넌 뭐허러 산에 왔냐?"

나 왈 "For Fun"

할배왈 " 우리도 For Fun" 

쩝 할 말이 읎다.


이렇게해서 20,5 마일의 For Fun은 시작되었다. 

20160611_085457.jpg


길은 참 좋다. 그늘 속에다가설랑, 공기 좋고, 나무 훌륭하고.


20160611_090426.jpg


정확히 2 시간을 가니 오래 전에 산행후기에서 보았던 자전거 랙과 안내판이 나왔다. 이거 다 온거 아냐 ~~

그것은 착각이었다. 그로부터 5 마일 여를 더 내려가야 허는데....


살살 시장끼가 있어 냇가에서 햄버거 하나 꺼내 무는데 모스키토의 습격이 시작되어 앉을 수가 없다. 후다닥 먹고 다시 출발.

와델비치 주차장까지 거의 계속 소방도로가 이어지고, 급기야 마지막 2 마일 정도는 먼지 풀풀나는 시골길이다. 차 한 대 지나가면 흙먼지를 죄다 뒤집어 써야하는 재미 항개도 없는 날바닥.

어영부영 주차장에 당도하니 거의 18 키로. 11 마일 약간 초과. 3 시간 50 분 소요.

슬슬 발바닥이 아프기 시작한다. 

주차장에서 나오니 이러한 싸인이...... 

그럼 그렇지 어쩐지 산행객들이 안보이더라니..... 웬지 속은 기분이다. 오래 전에 산행후기에서 봤는데 트레일이 있었던 걸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20160611_123051.jpg


바로 요거다.... 자동찻길 옆 산 중턱에 조성한 훌륭한 탐방로를 지나니 그 끝에 서있는 요 싸인판.

돌아갈 때 보았네, 오는 길에 못본 그 싸인판.... 

시인 고은 선생이 왜 위대한 시인인지 오늘에사 깨달았다.

정확하게 말하면, 보긴 봤는데, 이게 그길인줄 몰랐던 거다. 참말로....

20160611_120400.jpg



올 때는 물가로 왔으니 갈 때는 능선으로 가보자. 거리도 좀 단축되는 거 같으니, 빨리 끝낼 수도 있을꺼 같고. 

해설랑 올라간 이누무 길. McCrary Ridget Trail

20160611_111622.jpg


땡볕은 사정없이 내리쬐고, 땅바닥 복사열은 푹푹 찌고,,, 아. 이거 괜히 올라왔다. 내가 천국을 버리고 지옥을 선택했다.

20160611_151024.jpg


발바닥은 점점 아파오고.

소방도로 축지법을 쓰기로 했다.  발아픈데 무신 싱글 트랙이냐. 군자대로행.

축지법을 쓰니, 터덜 신공을 써도 생각보다 시간이 덜 걸렸다.

20160611_152914.jpg




터덜터덜, 휘적휘적. 어느새 빅베이신으로 들어섰다. 찻소리가 들리고, 오도바이가 부릉부릉. 그래도 나무는 멋지다.

집에서 100 키로 거리에 이런데가 있다는 건 복받은 거다. 별 5 개다. 20160611_171353.jpg


20160611_171203.jpg


차로 돌아오니 오는 길은 9.5 마일에 5 시간 소요. 

물은 500 밀리 3 병 마셨고, 햄버거 2 개 먹었다. 

갈 때는 평속 3 마일, 오는 길은 평속 2.1 마일.

발바닥은 하루 자고 났더니 말끔해져서 출장와서 잘 걸어댕기고 있음. 

땡.


  • profile
    아리송 2016.06.14 17:22

    다음에는 자전거 가지고 가서 이렇게 해보세요.  분홍구간은 자전거로 왕복 10마일, 파란구간은 폭포세개보고 Sunset Trail & Howard King Trail에서 빡세게 하이킹하고... 저도 조만간 Try해볼예정. Wadall Beach에서 시작하면 파킹피도 없고 전 좋아하는 코스 입니다. 근처 Coastal Access에서 아주 좋은 휴게소도 있고.


    Course 4 (Bike & Hike): 분홍구간은 Bike & 파란구간은 Hike (이것도 언젠가는 해보고 싶어서 저장해둡니다. Sunset Trail하고 Howard King Trail이 무척 가팔라 보입니다.) 

    BigBasin_Wadall_Beach1.GIF

  • profile
    밴프 2016.06.15 09:34
    잼있는후기 감사하고, 수고많으셨습니다.
    능선은 능선대로 타는맛이 있지요 ^^

List of Articles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주중 일반후기/ 정회원 후기 게시판 이용안내 4 보해 409
주중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본 그 꽃 --- Skyline t... Mt. Langley를 가려고 했던 주말. 일요일에 태평양 건너는 출장이 잡혀서 랭리를 취소했고, 토요일에 어렵사리 온종일 하루 휴가를 받았습니다. 이리갈까 저리갈... 2 file FAB 188
주중 내 생애 최고의 캠핑 제가 아는 몇 분과 지난 9월 말에 다녀왔던 Mineral King(세코이야 국립 공원내)으로 백팩킹 갔을 때 찍어두었던 사진들을 영상으로 편집하여 올립니다. 지난 해... 27 길벗 972
주중 내 사랑 마돈나(8/29) 오랜만에 저도 산행다운 산행 좀 했네요. 요즘은 산행때마다 많이 안 걸었는데도 숨이 차서 하이킹이 어려웠는데 그간 산불로 산행이 격조해서 그 절실함 때문인... 14 아리송 193
주중 꿈의 트레일들 #6 (마지막회) 9월 14일– 9월18일: Moraine Lake-Glacier & Mt Revelstoke NP-Garibaldi Jasper에서 다시 Lake Louise 지역으로 돌아왔다. 오늘은 며칠전 Jasper로 가면서 미루... 9 file 산동무 4581
주중 꿈의 트레일들 #5 9월 10일– 9월13일: Icefields Parkway-Jasper National Park 아직 온전하지 못한 길동무의 발목 상태, 오늘 하루 더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등으로 여행일정을 ... 5 file 산동무 3220
주중 꿈의 트레일들 #4 9월 6일 – 9월 9일: Yoho National Park-Lake Louise 1번 고속도로를 타고 Banff에서 자동차로 1시간쯤 걸리는 Yoho National Park로 향했다. 오늘은 좀 여유만만... 4 file 산동무 3500
주중 꿈의 트레일들 #3 9월 2일– 9월6일: Waterton Lakes-Kootenay-Banff National Park Glacier National Park를 떠나 바로 국경 너머에 있는 캐나다의 Waterton Lakes National Park ... 4 file 산동무 7058
주중 꿈의 트레일들 #2 8월 29일 – 9월1일: Glacier National Park, Montana 보다 본격적인 산행들을 앞두고 Spokane에서 이런저런 충전을 시킨 후 다시 차를 몰아 드디어 Glacier Natio... 8 file 산동무 3039
주중 꿈의 트레일들 #1 지난 8월 25일 (토)부터 9월23일 (일)까지 거의 한달동안 저와 길동무 그리고 저의 막내동생 이렇게 셋이서 긴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주된 일정이 오래전에 다녀... 4 file 산동무 4939
주중 고향산천 산행 https://goo.gl/photos/veGH9vjw6hUujS1H7 고향산천이 넘넘 아름다워서 산행중에 공유합니다. 10 아리송 342
주중 거기 그 산 아는 형이랑 누나들이 멋진 산에 다녀 오셨습니다. ㅎㅎ 사진들이 너무 멋있어서 비디오를 만들어 봤습니다 - 언젠가 나도 한 번 가보리라는 다짐을 하면서. 워낙... 17 서쪽 길 935
주중 가을이네요! 저희집에서 서쪽 방면으로(50번Fwy의 SF쪽) 10마일까지 가을이 아름답게 물들었네요 지금부터 몇일이 피크일것 같으니 혹시라도 레익타호 가시는 회원님들은 구경... 13 file 산. 801
주중 "하나님이 이르시되 빛이 있으라." (창세기 1장 3 절) 2019 년 4 월 20 일 토요일 산행은 대표총무 이취임 잔치 행사였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잠깐 걸었던 그 산... 21 file FAB 311
주중 Yosemite Hiking (7/8~7/10) 동영상 먼저 캠프장예약부터 리드까지 전체산행을 주관해주시고, 수고해주신 아리송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캠프장에 도착한 저녁부터 마지막날 아침까지... ... 11 밴프 244
주중 Yosemite Half Dome : Day#2 Yosemite Half Dome에 다녀 왔습니다..^^ 사진을 크릭하면 기수아빠 블로그로 이동 합니다 8 file 기수아빠 328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6 Next
/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