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타
2014.08.21 01:48

TRT#3 - Echo Lake - 일요일

https://www.bayalpineclub.net/trail_log/355362 조회 수 610 추천 수 0 댓글 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마지막 날의 해도 어김없이 솟아 오른다.
가끔 이런 생각도 해 본다. 해가 돋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이런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한테 하면 한심한듯 쳐다본다. 그래서 항상 입 다물고 있다.

오늘의 일정을 결론적으로 말하면 아직까지 이렇게 황홀한 비경을 본적이 없다.

출발 하자마나 처음 만난 그리고 수지님을 꼭 빼어 닮은 Susie Lake.
역시 베어님은 뛰어 드신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지나다닌 모든 lake 에 입수 하셨단다. 헐~~~.
여성스런 Susie Lake을 지나고 나면 남성미 넘치는 Heather Lake.
어김없이 베어님께서 Heather Lake 중간에 위치한 섬까지 수영해서 다녀 오셨다.
그리고 그 섬을 베어섬 이라고 이름 지으셨단다. 크~~~.
그 후에 등장하는 Lake Aloha. 여긴 또 전혀 다른 분위기다.
이때부터 또 다시 발목이 아파졌기 때문에 사진도 많이 못 찍고 그저 욜씨미 걸었다.

Lake Aloha를 지나고 나니 식사를 하고 계신 앞팀을 만날 수 있었다.
함께 식사를 시작 했는데, 난 영~~ 식욕이 없다.
선비님께서 진단 하시길 불치병에 걸린것이 틀림없다고 하셨다.
나도 그때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나중에 하비님 식당에 도착한 이후에 불치병이 아니란것을 확인했다)

앞팀은 식사를 마치고 먼저 출발 하신다.
내 걸음으로 뭉기적 거리면 분명 나중에 축~~ 쳐질거 같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일찍 떠나려고 앞팀을 따라 나섰다.

머~~~~ 얼마 안가서 앞팀과의 거리는 멀어졌고 그때부터 나는 홀로 Echo Lake 까지 걷게 되었다.
뒤에 오시는 분들과 거리를 좁히면 안된다는 일념으로 나름 욜씨미 걸었다.
Echo Lake 거의 다 와서는 뒤에 오시던 분들과 모두 만났다.
지금 생각에 일찍 출발해서 그나마 시간이 맞은것 같다. 다행이다.

뒤에 따라 오시던 산님과 만날때쯤 또.... 그.... 랜저를 만났다.
이사람 우리를 보자마자 '마이클 초이'를 찾는다.
앞서 갔던 팀이 이름을 말해 주었다 보다. 펄밋 검사를 받았고 난 자진해서 펄밋을 보여 주었다.
그리고 난 팀장(?)이고 내 뒤로 8명이 온다고 말해 주었고...
아.... 랜저 노이로제 걸렸다. 이사람들 친절한척 하면서 계속 펄밋 보여 달랜다.

드디어 마지막 2마일, 배를 탄다. 우~~~~히.
배를 타서 좋은게 아니라, 걷지 않아서 좋은거다. ㅋㅋㅋ.

파킹장까지 왔다. 앞팀은 1시간 반 넘게 일찍 와 있었다고 한다. 충분히 그랬을꺼다.
선착장에서 파킹장까지 차 쥔들이 가져 오란다. 다른 사람들은 쉬고... 그건 좋은데...
내가 키를 어디다 둿는지 도무지 생각이 안난다. 한분 두분 차를 가지러 올라가신다.
초초 하다. 키를 잃어 버렸으면 어쩌나???
백팩을 이 잡듯이 뒤졌다. 순간 생각이 났다. 
카메라 지갑에서 카메라를 빼고 그 자리에 키를 넣어 두었던 것이... 휴~~~ 다행이다.
아마도 내가 그렇게 긴장 하고 있었던것은 아무도 몰랐을꺼다. 

3박 4일의 산행은 끝났다. 그리고 하비님 식당에 모였다.
파킹장에 차를 대고 있는데.... 권태기님께서 급한 전화를 받으시는가 보다.

대화를 조금 하시더니 나에게 넘겨 주신다. 전화기 넘어서 베어님 목소리...
보조 운전석 쪽의 앞 타이어가 터져서 지금 하이웨이에 서 계신단다. 엥~~~?

말씀 해 주시는 위치로 나 혼자 픽업을 갔다.
가 보니, 생각보다 사고가 컷다. 단순히 타이어 바람 빠진것이 아니고 아지랑님 표현으로 타이어가 폭발한것 같다.
수지님은 AAA 부르고 계셨고, 나와 베어님은 일단 짐을 내 차로 옮겨 싫었다.

1차선에서 사고가 났는데... 정말 침착하게 갓길까지 차를 잘 빼신것 같다.
베어님 말씀으로는 아짐 두분이 훨씬 침착 하셨다고 했다. BAC 아짐들은 뭔가 있는거 같다.

수지님과 베어님은 AAA 차량을 기다리기로 하고, 옮겨실은 짐들과 아지랑님을 모시고 하비님 식당으로 왔다.

들어가 보니 이미 식사가 끝난 분위기다. 근데...
남아 있는 음식들을 보는 순간, 난 갑자기 정신을 잃었다. 무의식중에 무지하게 먹었다.
불치병에서 해방되는 순간이다. 방금 사고 차량 보고 온 사람 맞나???

대충 허기가 지난 후에 정신이 돌아왔다. 그리고 수지님과 베어님도 오셨다.
허겁지겁 먹어댄 나 자신이 미안해 진다. 인간은 참~~~ 자기 중심적인 동물이다. 난 나 자신을 보면서 매번 느낀다. 쩝...

큰 사고로 이어질수도 있었던 일이 그 정도로 마무리 된것에 정말 감사한다.
그러고 보니 감사 할 일들이 한둘이 아니다. 
지난 3~4일을 돌아보니 힘들다고 생각했던 순간순간들이 다시보니 감사의 순간들이다.

이제 산행일기를 마쳐가는 지금, 시간 밖에서 시간속을 들여다 보는 그 눈길을 느낄 수 있다.
그러기에 인생은 살 만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이해 할 수 있기에 감사가 생기는것 같다.
  • ?
    Sunbee 2014.08.21 02:10
    글로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큰일 날뻔했군요.
    산행시작전에 짧지만 모두 진지하게 드린 기도 그리고 축도가
    우리를 침착하게하고, 안전하게 마치게 한것 같군요.
    모두들 곧 또 봅시다....
  • ?
    조은 2014.08.21 08:01

    아싸님~~~ 출판사와 당장 계약하셔도 될듯합니다.

    어쩜그리 맛깔스럽게 후기를 쓰셨는지 너무 재미져서 함께 백팽킹을 다녀온듯합니다.

    자기야랑은 아직도 잘 지내고 계시는듯 보이는군요.   산님 선비님 올려주신 동영상의 아름다운경치와

    아싸님의 생생하게 그려준 후기덕분에 무척이나 즐감하고 갑니다. 

  • profile
    아리송 2014.08.21 12:17
    이번 후기로 백팩킹 계획하시는 분들 배울점들이 많을것 같습니다. 
    -꼭 필요한 짐들을 잘 선별할것
    -평소 자기 체력에 대해서 제대로 파악하고 있을것
    -위기상황에서 서로 힘든부분을 나누는 법
    기타등등...

  • ?
    산. 2014.08.21 16:22
    일목요원하고 재미있게 정리된 아싸님의 후기를 읽으니 지난 산행의 따뜻하고도 그리웠던
    우리들의 추억들을 다시금 새록새록 떠올리게 하는군요~ 더불어 우리 모두의 마음들을
    훈훈하고 풍요롭게 살찌우게 하여주셔서 대단히 고맙습니다.^^
    남은 TRT 일정도 함께하여서 아직도 반이나 남은 산행 일기장의 빈칸을 채워주셔야 겠네요~^^*
  • ?
    산동무 2014.08.21 17:47
    Gilmore Lake 에서 하룻밤만 훌쩍 같이 지내게 되어 아쉬움이 많았는데 아싸님께서 첨부터 끝까지 얘기로 쫘악 풀어 주셔서 완주한 느낌이 든다는...산님, 선비님, 아싸님의 후기와 동영상들 감사드리고 대그룹 백패킹을 무사하고 즐겁게 마치신 모든 횐님들께도 추카와 감사드립니다.


List of Articles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주중 일반후기/ 정회원 후기 게시판 이용안내 4 보해 382
기타 TRT#3 - Richardson Lake - 목요일 ...그.렇.게... 수영복을 입고 3박 4일의 여정을 시작한다. Echo Lakes TH에서 Barker Pass TH까지 교통체증이 심했다. 차 안에서의 멀미를 뒤로 하고 Richardson... 3 아싸 626
기타 TRT#3 - Gilmore Lake - 토요일 어제 이런저런 사건들을 뒤로 하고 나만 잘 자서 그런지, 아침에 일찍 일어났다. 해 돋이가 보이긴 하는데... 해는 산 위로 올라와서 지평선은 이미 환하다. 코를... 2 아싸 606
기타 TRT#3 - Echo Lake - 일요일 마지막 날의 해도 어김없이 솟아 오른다. 가끔 이런 생각도 해 본다. 해가 돋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이런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한테 하면 한심한듯 쳐다본다. 그... 5 아싸 610
기타 The Forest of Nisene Marks 산행 후기 (8/07/2010) 작년 9월 26일에 마지막으로 다녀왔던 The Forest of Nisene Marks State Park... 여기는 산동무님을 처음 우연히 만났던 곳인데, 이번에는 산동무님의 소개로 th... 20 지다 5038
기타 Sunol의 하늘 산행참가 댓글을 올려놓고, 토 요일 아침까지 마음이 왔다갔다...가? 말어? 가?말어? 그러다 잠까지 설칩니다...에이,집에 있으면 죙일 티비니 보겠지...하고 나... 12 sadik 4392
기타 Sunol 산행 후 우씨~ ~ 오늘 갔던 sunol 코스가 Easy & Moderate 중간이라 해서리 근줄 알고 속으로 휘파람 불며 갔었는데 오매~ 날 잡아여 가파른 언덕길에 수건 까지 안가지고... 3 한솔 2999
기타 Sunol Regional Wilderness ( 11/21/2009) 제법 쌀쌀한 아침공기를 마시며 시작된 11월의 두번째 정기산행~~ 우리집에서 아주 가깝고 또한 겨우살이로 유명한 Sunol 산행 이었다. 지난해에 다녀온 코스와는... 8 file 산이슬 3977
기타 Sunol Regional Wilderness ( 11-15-08 ) 11월 둘째주 베이산악회 정기산행을 Sunol 로 ~~~~ 언제 만나도 모두들 반가운 얼굴로 인사를 나누고 회장님의 짧은 인삿말과 함께~~ 오늘은 기본 운동으로 몸풀... 4 산이슬 3285
기타 Sunol Regional Wilderness 가슬님 등 또 좋은 사진을 올려 주실 분들이 대기 중임을 믿고 몇 장 후기와 함께 올립니다. 서놀 리져널 윌더니스에는 ... 이 역시 전 초행이었는데요. 산행을 ... 6 file 본드&걸 3937
기타 Stevens Creek CP(4/22) 제가 담은 모습은 아래에서... http://naver.me/5XLz8zLl 바람님 Nogate님 처음 뵌분들 모두 반가웠습니다. 창공님 덕분에 좋은 산행지 한군데 더 알게되네여. 감... 2 아리송 139
기타 Skyline Wilderness Park, Napa County (11/07/09) 내겐 2주만에 다시찾은 두번째 나파산행~~~ 지난번에 못보았던 단풍구경을 할수있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11월의 첫 정기산행으로 제법 먼거리로 나파를 향해... 14 file 산이슬 5078
기타 Skyline Ridge ROS 후기요 ^^ 빗속에서의 산행은 저에게는 처음이었습니다. 주차장에 도착해서 일케 비가 많이 오니 설마 산을 가실려나 그냥 집에 가자 하시겠지 했는데 제 예상을 뒤집고 행... 13 hippo 3910
기타 Samuel P. Taylor State Park (2/21/2009) 산행하기전부터 좋다고 소문이 자자했던곳... Samuel P. Tayor State Park~ 시원스레 뻗은 나무들이 정답게도 반겨준다...^^* 파킹장에서.....산님들!!... 올만이... 9 file 산이슬 4371
기타 Sam McDonald County Park (2010년 12월 4일) 오랫만에 참가하는 산행. 아침 일찍 1번 Hwy 바닷가길로 차를 몰았다. San Mateo County에 위치한 오늘의 산행지 Sam McDonald County Park 로 다른 횐님들은 모... 12 file 산동무 2990
기타 Robert Mondavi "Fume Blanc" 를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보해입니다. 제목을 " Robert Mondavi Fume Blane 를 소게합니다" 라고 올린이유는 더웠던 산행 마치고 갈증해소에 최고인 Hop 발효음료를 한병씩하고... 7 file 보해 16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Next
/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