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Purisima 산행후기
나의 Purisima 산행후기
(부제: 누굴 돼지로 아나? 아니, 이미 돼지가 되어 있었다 )
휴먼님이 올리신 퓨리시마 산행후기와 댓글들을 보며 나와는 너무 다른 산행들을 하셨기에 저는 저만의 산행후기를 여기에 따로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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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오랜만의 산행이다.
봄바람이 들었는지 시도 때도 없이 산책가자는 견순이와 보스 마누라의 성화에 마지못해 견순이 데리고 집부근 3~4마일 정도는 가끔씩 걸었어나 올해 들어 산악회를 통한 산행은 뜸했었다.
아침 8시..
안개비와 함께 숨쉬는 공기마저 촉촉하고 상쾌한 퓨리시마 주차장에 도착해보니 알록달록 등산복으로 꽃단장하고 안면근육 탱탱, 종아리 근육 빵빵한 20명이 넘는 선남선녀 애늟은이들 (중년들.. 지송 ㅋ) 이 오늘의 산행을 통해 넘치는 에너지들을 불태울 기세가 분기탱천이다.
오늘 산행의 시작은 내리막길이다.
누가 걷는대신 뛰어라해도 굴러갈수 있을거 같은 신나는 내리막이다.
2시간쯤 내려갔나? 드디어 계곡의 제일 아래 골짜기이자 10마일 A 코스와 플러스 코스인 14마일로 나누어지는 갈림길이다. 인생의 갈림길이자 한순간의 선택이 평생 (아니 오늘?) 의 운명을 결정하는 갈림길이다.
한동안의 방탕한 식생활과 40파운드 배낭메고 이스트 시에라 산속을 헤메는 대신 주로 서재방 리클라이너에 엉덩이와 등을 위탁한 시간들이 꽤 많았던 관계로 들어가 있어야할 신체부위는 튀어나오고 인생에 아무 도움이 안되는 가짜근육( 보스는 비계라고 칭한다) 은 수도권, 지방, 국내, 국외 할거 없이 온몸 여기저기에 무허가로 떡하니 자리잡고 있는 나의 현재 신체 구조상 나는 선택의 여지 없이 짧은 A 코스를 외친다.
근데, 근데, 그런데 말이다, 허어얼~~~~
예상보다, 생각보다 6명을 제외한 대다수의 애늙은이들은 산악인이 초라하게 10마일 이하가 뭐냐는 표정으로 1초의 망설임도, 주저함도 없이 14.5마일 코스로 바로 출발할 기세다.
면면들을 보니 산악회 신참이고 여성이고는 코스를 선택함에 있어 참고사항이 될 하등의 이유가 없어 보인다 . 일말의 이별의 아쉬움이나 이별의 흐느낌도 없다. 패잔병들은 얼릉 갈길 가라는 눈빛으로 오르막을 바로 출발하겠다고 늘어선 짐승들의 모습이다. 찬찬히 이 짐씅들의 종아리와, 아랫배들을 한번보고, 두번보고, 꼼꼼히 흟어봐도 오르막 오르는데 전혀 불필요한 지방근육들은 눈을 씻고, 비비고, 다시봐도 어디에도 없다.
다들 날씬하다.
그리고 그동안 열심히들 휴먼님 플러스 산행공지를 함께하며 다듬은 체력들이기에 10마일은 성에 차지 않는다는 표정들이고 임진왜란때 적군을 쳐부수러 나가는냥 기세가 분기탱천이다
그래 짐씅들아 잘났다 , 잘났어 빠이빠이…. ㅋㅋ
나중에 점심 먹는데서 볼수 있어면 보자는 메아리 없는 멘트만 날려본다.
11시쯤 6인 탈영병들의 단촐한 점심식사 시간
나를 정신적으로 학대하는걸 즐기는 보스가 아침에 도시락이라고 만든 볶은밥을 건네주며 집에 참기름이 똑떨어져 버터를 넣고 볶아 맛이 좀 이상할수 있다는 경고를 했던바라 별 기대를 안했는데 먹어보니 그럭저럭 괜찮다. 암, 당연히 음식에 와인 한잔 겻들여야 이게 식사고 진짜 산행이지 ㅋ
가져간 조그만 와인한병 꺼내 딸려니 와인 오프너가 없다. ㅠ
아침 집에서 출발해서 퓨리시마 도착때까지 분명히 뭔가 빠뜨렸다는 찜찜한 기분에 사로 잡혀 있었던 의문이 비로소 해소된다..
볶음밥은 포기해도 와인은 포기할 보해가 아니다. ㅋㅋ
오늘 산행이 첫 산악회 합류인 에릭님의 재능기부와 네모님의 비상 장비인 튼튼한 대나무 젓가락을 동원하여 코르크를 후벼파고, 찌르고 쑤셔넣어 겨우 발효 포도 음료랑 식사를 마치고 나니 14마일 스파르타 행군을 하고 있는 짐승들을 기다리기엔 시간이 너무 이르다.
다음에 함께 하기로 하고 우리는 이제 주차장으로 향해 오르막을 출발한다…
과식덕분에 오르막에서 운반해야 하는 중량은 늘어났고, 발효 포도음료는 분해과정에 열을 마구 내뿜고, 아침에 내려갈땐 공기도 촉촉하고 시원한 날씨였는데 오르막의 소방도로는 누가 여름 아니랄까봐 왜 이리 지열을 내뿜어며 엄청 유난을 떨며 생색을 내는지 ???
마침내 이 저질 체력은 생존의 지옥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패잔병 모습으로 무사 귀환을 위한 사투를 벌이며 녹초가 되고 만다. ㅠㅠ
오메, 힘들어. ~~~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이고 신의 조화인지 아침에 내려갈때의 길과 지금 올라오고 있는 이길은 왜 이렇게 다른겨???
내가 지금 아침에 왔던 퓨리시마에에서 헤메고 있는게 맞는겨???
이지구에 존재하는 인류가 맞딱뜨려야하는 기후 위기가 막장에 이르러 내려갈때와 올라올때가 이렇게 다른겨 ???
아인 슈타인의 질량 보존의 법칙 E= mc2 에 버금가는 우리 조선의 심마니들이 주창한 고도 보존의 법칙의 과학적 심오함을 온몸으로 절실히 경험하고 처절하게 증명해야만 했던 오르막길 이었다.
참고로 오르막 올라오는데 필요한 에너지 산출울 위한 조선시대 심마니들의 고도 보존의 법칙의 과학적 공식은 아래와 같다.
🔽 e = 올라오는데 필요한 에너지 , GOA = Gain of Altitude, 다시 올라와야하는 고도, LOA = Loss of Altitude, 신나게 내리막길 내려간 고도 , m = 내몸뚱아리 무게로서 쉽게 말해 아침에 내가 신나게 내려간만큼 에누리 없이 무거운 몸뚱아리 끌고 다시 올라와야 한다는 법칙이다. ㅠ
살짝 염려스런 눈빛과 해가 녹스는거도 아닌데 천천히 가겠다 하며 퍼질러 앉아 휴식을 반복하며 먼저 가시라 해도 기다림을 반복해주며 H2O 도네이션도 해주며 전우애를 보여준 탈영병 일행에게는 조금 미안했지만 그럭저럭 마침내 주차장 도착 ….
탈영병들과도 빠이빠이
집으로 …
집에 도착하니 보스가 뭐 먹을거냐고 물어본다.
“안먹는다, 나 지금부터 다이어트 시작했다 그냥 샤워하고 한숨 잘거다.”
몇시간 자고 일어나니 바깥이 어둑어둑하다. 이 간사하기 짝이 없는 몸뚱아리는 오늘 에너지 과다 방출했다고 다시 에너지 섭취의 유혹을 배가 출출하다는 신호로 강력히 보낸다.
불과 몇시간전 다이어트 시작이라고 호기롭게 외쳤던지라 보스가 이층에 올라간 사이 잽싸게 냉동 뒤져 보니 1파운드짜리 Ribeye 스테이크가 보인다. 얼릉 꺼내 녹이려고 레인지에 돌리려는 찰나 보스가 한심하다는듯이 뒤에서 쳐다보며
“그걸 다먹게?” 하며 물어본다.
“누굴 돼지로 아나? 이걸 다먹게 ? 그냥 본거다 . 그냥 녹여서 고기는 괜찮은지 조금 잘라 맛만볼려 한거다.”
빤히 쳐다보던 보스는 그럼 그렇지 몇시간 가냐 하듯이 고개를 몇번 가로 저어며 아예 자리를 피해 이층으로 다시 가 버린다.
단언코 말하지만 비록 냉동에 모셔진 Ribeye 이지만 살점이 다시 잘리는 아픔을 주고 싶지않아 그냥 통채로 구워 먹었다. 웬지 모를 눈물 썪인 회한의 고기를 씹었다.
후식이 땡긴다 .
다시 덜거덕 거리며 냉동 뒤지니 아이스크림 같은게 발견된다.
꺼내 하나 띁을려 보니 어느샌가 내려와 뒤에서 다시 보고 있는 보스가 나지막히 말한다.
“그거 망고 간식 아이스크림이다. 라벨이나 읽어보고 먹든말든해라.”
내눈엔 얼핏 그림이 소로 보였고 유유가 들어간 아이스 크림인가 했는데 보스말 듣고 자세히 보니 점박이 애꾸눈 개다. 카우가 아니고 그냥 도그다 ㅠ
“ 이게 뭔지 그냥 본거다” 하며 다시 냉동에 슬며시 집어 넣었다.
인간의 욕구중 하나인 허기짐을 해결 하고 나니 오늘 생사를 넘나드는 산행을 한 덕분인지 포만감이 밀려오며 다시 피곤하다.
침대에 누워 넷플릭스라도 보자 싶어 침실로가 침대에 누웠다.
밥 먹고 바로 자게 ?
‘이런 보스 행세하는 마누라가~ 누굴 잠자는 숲 속에 돼지로 아나~
안 누워~ 안 누워~ 그냥 넷플릭스에 뭐 떳나 확인하는거다. 안 자~ 안 자~’
그럼 아래층 내려가서 봐라
억울한 마음에 화장실로 향하는데 또 한마디 한다
왕창 먹었어니까 싸게?
‘이런 안 싸~ 안 싸~ 누굴 진짜 먹고 자고 싸는 돼지 새끼로 아나~’
오기로 침대에서 누워 넷플릭스 보는 대신 아래층으로 내려가 TV 틀었다
한두시간 지났나?
“온사방에 불 다 켜놓고 코 드렁드렁 골며 소파에서 자지말고 침대에 가서 자라” 는 다소 짜증 썪이고 톤이 올라간 목소리가 옆에서 들린다.
부시시 일어나 침실로 향하며 나의 하루를 생각해본다.
그래 난 이미 돼지가 되어 있었다.
까딱하면 견순이 간식까지 뺏어먹을뻔한 돼지가 되어 있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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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님의 왕성한 산행공지와 산행리딩을 감사 드립니다.
앞으로도 계속 정예 산악부대 대원들을 이끌고 베이 산악 지역 곳곳을 직접 순찰하시며 체력증진과 함께 국토방위에도 매진해 주시길 바랍니다.
재미있게 읽어셨다니 감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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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맑은 정신으로 여유를 가지고 정독하였습니다.
익히 보고들어 느꼈지만 재치와 글솜씨가 남다르십니다.ㅎㅎ
이번주말은 저도 .RIBEYE 스테이크!! -
남의 퓨리시마 산행기는 요러케 재밌는데, 나의 여행기는 참 말라비틀어졌슴다. 역시.산행과 일상이 잘 버무러져야 재미가 제맛을 내는거 같슴다..저도 산행마치고 집에 가면 똑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아래층 위층 눈치보디가 씰데없이 그라지 냉장고를 열어보곤 하는데 보해님은 저보다는 좀 나으신 거 같습니다. 오호 애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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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e Lake Loop 을 하시고 오셨군요.
펩님의 후기도 잘읽었습니다
저는 5년전쯤인가 Rae Lake Loop 하던중 Bob's Creek Widerness 캠핑장에서 천방지축 새끼곰이 내 배낭 뒤지고 텐트 찟고 있길래 좀 혼낼려다 도리어 내가 어미곰에게 혼난적이 있고 2년전 Vidette Meadow 에서 숙영할때는 곰과 마운틴 라이언까지 떼거지로 지네들 지역이라고 텐트 주위에 어슬령거려 텃세가 심한곳이라는걸 눈치 챘던 경험이 있습니다 . ㅋ
같이 산에다니는 회원들끼리 그냥 한번 웃자고 중구 난방으로 쓴 저의 글보다 말라 비틀었다고 표현하시는 펩님의 간결히 정리된 산행후기가 정보전달 차원에서는 더욱 빛을 발할수 있습니다.
댓글 감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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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말의 이별의 아쉬움이나 이별의 흐느낌도 없다. 패잔병들은 얼릉 갈길 가라는 눈빛으로 오르막을 바로 출발하겠다고 늘어선 짐승들의 모습이다"
ㅎㅎㅎㅎㅎㅎ 생생하게 들켜버렸네요... 갈림길에서 인사도 대충드리고 헤어진것이 못내 아쉬웠구 죄송했어요.. 점심약속 장소에서 꼭 만날 수 있길 기대하며 쉬지않고 서둘렀었는데.....이렇게 멋진 글을 남겨주셔서 한바탕 크게 웃었습니다...최고!! 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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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그랬나요?
난 혹시라도 동해님이 이별의 눈물이라도 왕창 흘리면 드릴려고 손수건도 가지고 있었는데 북방토벌에 너무 신경이 가있는걸로 보여 그 손수건으로 코 풀었습니다. ㅋ
말씀이라도 점심약속 장소에서 다시 만나길 기대하며 쉬지않고 서둘렀다는 부분은 감동입니다요.
다만 , 앞으로 펼쳐질 특검 참고인 조사를 통해 본인의 진술이 허위로 밝혀질 경우 베산 회칙 7조 365항에 의거해 3년동안 간식을 준비해야하는 엄벌에 처할수 있다는 점도 공지합니다.
쓰다보니 긴글이 되었버렸는데 재미있게 읽어셨다니 저도 감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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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해님 산행후기 감동적(?)으로 잘 읽었습니다. 재미있고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최근에 가입해서 열심히 따라다니다 보니 말씀하신대로 종아리는 조금 두꺼워졌지만, 아직 욕심만 앞서고 시야도 좁아 겨우 발끝만 쳐다보고 다니는 초짜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원숙미가 갖춰지리라 기대해 주시고, 자주 오셔서 전우애를 나눠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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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님, 홈페이지 지면상으로는 여러번 뵌거 같은데 실제로 만나뵌건 처음이었네요.
솔님과 함께 열심히 산행하시는 모습 보기 좋습니다.
전우애든 산우애든 함께걸어며 교류할수 있는 기회가 자주 있기를 저자신도 희망해 봅니다.
관심 가져주신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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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배님 글 너무 잘 읽었습니다 한편의 에세이를 읽는느낌 이있어요 앞으로 산행 자주 같이하시고 글또한 자주 올려주시요 구독 좋아요 알림설정해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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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베산 정예요원들을 데리고 산행을 이끄시는 투스타 휴먼님을 지휘하시는 쓰리스타 희동님..
저도, 불철주야 심신을 연마하여 곧 정예 특수부대에 합류할수 있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충썽 ~~
근데, "알림, 구독 좋아요" 는 감사한데 이말은 적의 YouTube 에 대항할 YouRead 라는 신무기라도 개발하라 이말이죠??
장군님의 지시사항 명심 하겠어며 관심과 성원에 깊이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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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해님, 컴백하셨군요. 😊 아침에 읽다가 눈물나게 웃었습니다. 아랫글에서 빵터져서 배아파요. 😆
"단언코 말하지만 비록 냉동에 모셔진 Ribeye 이지만 살점이 다시 잘리는 아픔을 주고 싶지않아 그냥 통채로 구워 먹었다. 웬지 모를 눈물 썪인 회한의 고기를 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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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비나님,
열씨미 혀~
정예요원들을 능가 하는 체력과 담력을 갖춘 일급 특수 요원이 어째 주말 정기 훈련에는 안보이는겨?
최북단 적진 침투 특수임무만 열씨미 수행중인겨???
특수 임무 없을땐 가끔 후방 현장에라도 나타나 조교라도 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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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정말 재밌으십니다.
아래 말씀에 빵 터졌읍니다.
"10마일은 성에 차지 않는다는 표정들이고 임진왜란때 적군을 쳐부수러 나가는냥 기세가 분기탱천"
읽다가 길어서 집중력이 저하되어 후반부는 나중에 읽고 리뷰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