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違農時, 穀不可勝食也;(불위농시 곡불가승식야) 數罟不入洿池, 魚鼈不可勝食也;(촉고불입오지 어별불가승식야) 斧斤以時入山林, 材木不可勝用也.(부근이시입산림 임목불가승용야) 穀與魚鼈不可勝食, 材木不可勝用, 是使民養生喪死無憾也.(곡여어별불가승식 임목불가승용 시사민양생상사무감야) 養生喪死無憾, 王道之始也.(양생상사무감 왕도지시야)
농사철을 어기지 않으면(不違農時), 곡식을(穀) 이루 다 먹을 수 없고(不可勝食也); 촘촘한 그물이(數罟) 못과 웅덩이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면(不入洿池), 고기와 자라를 이루 다 먹을 수 없고(魚鼈不可勝食也); 도끼가(斧斤) 때에 따라(以時) 산에 들어가면(入山林), 나무를(材木) 이루 다 쓸 수 없습니다(不可勝用也). 곡식과 물고기를(穀與魚鼈) 다 먹을 수 없고(不可勝食), 나무를 다 쓸 수 없으면(材木不可勝用), 곧(是) 백성으로 하여금(使民) 산 사람을 봉양하고(養生) 죽은 사람을 장사 지내는 것에(喪死) 유감이 없도록 할 것입니다(無憾也). 산 사람을 봉양하고(養生) 죽은 사람을 장사 지내는 것에(喪死) 유감이 없도록 하는 것은(無憾), 왕도의 시작입니다(王道之始也).
--- 백성들을 부림에 있어 위정자가 그들의 농사철을 범하지 않는다면, 이루 다 먹을 수없을 만큼 충분한 수확을 거둘 수 있으며, 치어까지 모두 잡아들이는 촉고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오래도록 어장을 유지할 수 있으며, 삼림을 함부로 남벌하지 않는다면 목재를 이루 다 쓸수없을 만큼 삼림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곡식과 물고기를 씨를 말리지 않고, 나무를 다 쓸수없도록 삼림을 보존한다면 곧, 백성들이 산 사람을 봉양하고, 죽은 사람을 장사지내는 것에 유감이 없게 됩니다. 산 사람을 봉양하고 죽은 사람을 장사지내는 것에 유감이 없도록 하는 것이 왕도의 시작입니다. 맹자가 생각하는 왕이 해야하는 도리는 이렇듯 일반 백성들이 먹고 사는 문제의 해결로부터 시작합니다.
* 數罟(촉고): 눈을 썩 잘게 떠서 촘촘하게 만든 그물.
* 斧斤(부근): 큰 도끼와 작은 도끼를 아울러 이르는 말.
五畝之宅, 樹之以桑, 五十者可以衣帛矣; 雞豚狗彘之畜, 無失其時, 七十者可以食肉矣;(오무지택 수지이상 오심자가이의금의 계돈구체지휵 무실기시 칠십자가이식육의)
百畝之田, 勿奪其時, 數口之家可以無飢矣;(백무지전 물탈기시 수구지가가이무기의) 謹庠序之敎, 申之以孝悌之養, 頒白者不負戴於道路矣.(근상서지교 신지이효제지양 반백자불부대어도로의)
5무의 택지에(五畝之宅), 거기에 뽕나무를 심으면(樹之以桑), 50살 먹은 사람이(五十者) 비단옷을 입을 수 있고(可以衣帛矣); 닭, 돼지, 개를 길러서(雞豚狗彘之畜), 그때를 놓치지 않으면(無失其時), 70살 먹은 사람이(七十者) 고기를 먹을 수 있고(可以食肉矣); 백무의 농사를 지음에(百畝之田), 그 시기를 빼앗지 않으면(勿奪其時), 여러 식구의 가족이 배고프지 않을 것입니다.(數口之家可以無飢矣)
5묘의 집 주위에 뽕나무를 심게되면 50세 된 자가 비단옷을 입을 수 있고, 닭, 돼지, 개와 큰 돼지를 기르되 새끼칠 때를 놓치지 않으면 70세 된 자가 고기를 먹을 수 있으며, 100묘의 토지를 경작함에 농사철을 빼앗지 않는다면 여러 식구인 집이 굶주리지 않을 수 있으며, 학교교육을 신중히 행하여 효제의 의리로써 거듭 가르친다면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이 길에서 짐을 지거나 이지 않게 될 것입니다.
* 樹之以桑에서 之는 앞에 나온 五畝之宅을 받는 말입니다. 'A(동사)+ 之以+B(명사)'의 형태는 '그/거기'에(게) B를 A 하다'라는 뜻입니다.
* 負戴(부대): 「짐을 등에 지고 머리에 인다.」는 뜻으로, 매우 힘든 일을 함의 비유(比喩ㆍ譬喩).
* 이번으로부터 맹자는 당분간 왕도정치에 대하여 설파하기 시작합니다. 2400 여년 전이니 먹고 사는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이므로 지금하고는 상황이 많이 다름을 이해하시고 맹자의 식견을 보아 주시면 되겠습니다. 재미없는 씨리즈를 열독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No Image
맹자이야기 8
不違農時, 穀不可勝食也;(불위농시 곡불가승식야) 數罟不入洿池, 魚鼈不可勝食也;(촉고불입오지 어별불가승식야) 斧斤以時入山林, 材木不可勝用也.(부근이시입산림 임목불가승용야) 穀與魚鼈不可勝食, 材木不可勝用, 是使民養生喪死無憾也.(곡여어별불가승식 ... -
No Image
맹자 이야기 7
孟子對曰: “王好戰, 請以戰喩. 塡然鼓之, 兵刃旣接, 棄甲曳兵而走.(왕호전 청이전유 전연고지 병인기접 기갑예병이주) 或百步而後止, 或五十步而後止, 以五十步笑百步, 則何如?”(혹백보이후지 혹오십보이후지 이오십보소백보 즉하여) 맹자가 대답하여 말하길(... -
OPUS-I & II
흔한 내 사무실 풍경이다. Whiteboard를 종횡부진 누비며 머리 속에 생각을 끄적이다 보면 실마리가 잡힐 때가 있다. 이 날은 새로 구한 marker도 시험해 볼 겸 총 천연색으로 휘갈기고 있었다. 그런데 다른 때와 달리 실마리는 잡히지 않고 점점 엉키고 있었... -
감상문: 한강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설렘으로 읽었다. 그 소설을 읽을 때 인상적인 것은 연민으로 사람을 대하는 작가의 섬세한 태도와 그것을 담아내려는 문학적 표현방식이다. 작가의 태도는 화자로 등장하는 경하라는 인물을 통해서 드러나는데, 소설을 읽는 ... -
<칼럼 43> '알프스 소녀 하이디'를 만나다
<주의> 이 칼럼은 산행과 무관한 내용으로써 한 개인의 생각을 공유하기 위해 제공하는 글입니다. 이 점을 주지하셔서 주제에 관심이 없는 분들은 부담없이 패스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칼럼 43> '알프스 소녀 하이디'를 만나다 초등학교 5학년으로 기억한... -
<칼럼 42> 크루시블 - 마녀 재판과 추론의 사다리
<주의> 이 칼럼은 산행과 무관한 내용으로써 한 개인의 생각을 공유하기 위해 제공하는 글입니다. 이 점을 주지하셔서 주제에 관심이 없는 분들은 부담없이 패스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칼럼 42> The Crucible (도가니) - 마녀 재판과 추론의 사다리 서부... -
No Image
맹자이야기 6
梁惠王曰: “寡人之於國也, 盡心焉耳矣.(과인지어국야 진심언이의) 河內凶, 則移其民於河東, 移其粟於河內.(하내흉 즉사민이어하동 사기속어하내) 河東凶亦然. 察鄰國之政, 無如寡人之用心者.(하도흉역연 찰인국지정 무여과인지용심자) 양혜왕이 말하길(梁惠王... -
<칼럼 41> 한강은 되고, 왜 하루키는 안 됐을까?
<주의> 이 칼럼은 산행과 무관한 내용으로써 한 개인의 생각을 공유하기 위해 제공하는 글입니다. 이 점을 주지하셔서 주제에 관심이 없는 분들은 부담없이 패스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칼럼 41> 한강은 되고, 왜 하루키는 안 됐을까? 한강 작가의 노벨 문... -
No Image
맹자 이야기 5
이제부터는 제목을 맹자 이야기로 변경해서 올립니다. 내용이 어렵다는 민원이 들어와서 좀더 현대적인 표현으로 해석하고, 주희의 해석 부분은 필요하지 않으면 생략해서 내용을 간단하게 작성하겠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관심주셔서 감읍할 따름입니다... -
A blessing in disguise in Portland, Oregon
어쩌다 보니 살이 빠졌습니다. 직장과 주변에서 이런 저를 보고 어찌 살을 뺐는지 물어 보았습니다. 반복되는 질문에 답하다 좀 귀찮아져 그동안 있었던 일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시작은 몸무게를 잴 이 저울을 구입하면서 입니다. https://a.co/d/0MjSNx0 이... -
No Image
뜬금없이 시작하는 맹자이야기 4
3편의 조회수가 줄어든 걸로 보아 맹자이야기의 관심도가 점차 정상으로 가는 거 같습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끝까지 가봐야겠습니다. 5 년 이상 걸릴 겁니다. 이제부터는 제후와 백성이 함께 즐기는 것에 대하여 양혜왕과 맹자간의 연못가에서 대화가 전개됩니... -
<칼럼 40> 한강의 작품과 기억에 대한 소고(小考)
<칼럼 40> 한강의 작품과 기억에 대한 소고(小考) 최근에 있었던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여 의미를 생각해 보았다. 여린 감수성의 소유자임에도 폭력에 대해서 온 몸으로 아파하면서 거부하고 저항했던 그녀.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에서 광주 5.18... -
오늘은 슬프지만 그래도 희망의 내일을 꿈꿔 봅니다
3년전쯤으로 기억합니다. 이스트 시에라의 McGee Pass 로 들어가 JMT 를 타고 남행하여 Mono Pass 로 나오는 45마일 정도의 백팩킹 계획이었습니다. 둘째날 McGee Pass (12, 300ft) 를 넘는데 6월중이라 그런지 패스 부근에 제법 많은양의 눈이 있었고 눈을 헤... -
No Image
뜬금없이 시작하는 맹자이야기 3
未有仁而遺其親者也, 未有義而後其君者也.(미유인이유기친자야 미유의이후기군자야) 인하면서도(仁而) 그 부모를 버린 사람은(遺其親者) 아직 있지 않고(未有也), 의로우면서도(義而) 그 임금을 뒤로한 사람은(後其君者) 아직 있지 않습니다(未有也). 한자 토... -
No Image
뜬금없이 시작하는 맹자이야기 2
맹자집주를 보아가면서 진행하려니 본문이 상당히 길어집니다. 주희의 해석이 절대적이라고는 할수 없겠지만, 조선을 디자인한 정도전 선생으로 시작한 조선 성리학이 주희본을 텍스트로 선택하여 그것이 거의 바이블처럼 되어 있다보니 자연히 주희본을 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