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랑진 만어사(萬魚寺)에 지금까지 전해지는 거대한 불영석(佛影石)이 있다. 일연(一然)의 <삼국유사>에서 이 돌을 묘사한 대목 중 ‘혹견불견(或見不見)’이라는 네 글자는 도저(到底)한 생각에 이르게 한다. 멀리서 보면 나타났다가 가까이 가면 보이지 않는, 보였다 보이지 않았다. 눈앞에는 그것이 부처였지만, 살아가는 우리에게 때로 그런 일이 없을 리 없다. 우리 또한 우리가 사유(思惟)하는 형상(形象)을 보고 싶어 하는데, 도대체 확연하기보다는, 멀리서 잠시 나타나 보이다가 가까이 가면 사라지는 ‘무엇’이지 않은가. 보였다 싶었는데 보이지 않는…
FAB님
오랜만 입니다.
멋진분이 주위에 있으시네요.
아주 깊고 깊은 무언가 있을것 같은... ;)
좋은 시간되시기 바랍니다.
FAB님 산행에서 뵙고, 많은 얘기도 들려주시고...
<소요(逍遙)–6. 구름따라 마음따라>. © 현관욱
혹견불견(或見不見)의 세상에서
삼랑진 만어사(萬魚寺)에 지금까지 전해지는 거대한 불영석(佛影石)이 있다. 일연(一然)의 <삼국유사>에서 이 돌을 묘사한 대목 중 ‘혹견불견(或見不見)’이라는 네 글자는 도저(到底)한 생각에 이르게 한다. 멀리서 보면 나타났다가 가까이 가면 보이지 않는, 보였다 보이지 않았다. 눈앞에는 그것이 부처였지만, 살아가는 우리에게 때로 그런 일이 없을 리 없다. 우리 또한 우리가 사유(思惟)하는 형상(形象)을 보고 싶어 하는데, 도대체 확연하기보다는, 멀리서 잠시 나타나 보이다가 가까이 가면 사라지는 ‘무엇’이지 않은가. 보였다 싶었는데 보이지 않는…
현관욱은 한국적 풍경의 답을 좇는 사진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