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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2009.06.21 20:46

Climbing Mt. Shasta, 마무리

https://www.bayalpineclub.net/trail_log/17835 조회 수 2655 추천 수 0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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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또 다리에 쥐가 내렸다.
샤스타 이후의 일정이 나름 힘들었거나 혹은 몸풀기 산행이 필요하다는 징조다.
후자라고 생각해 근처 Skyline Ridge O.S.P. 엘 산책삼아 다녀오는 길,
라디오에서 'Happy Father's Day!' 랜다.

'아버지' 라고 속으로 되뇌이기만 해도 눈물이 날 것 같은, 너무나 보고싶은 나의 아버지와 그리고 세상 모든 아버지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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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8일전의 과거가 되어버린, 그러나 다시 곧 미래가 될 거 같은 샤스타...

6월 13일 11시, 난 여전히 14179 ft  정상에 머물고 있다. 
갑작스레 몰려온 짙은 구름에 가려 환상적일 거 같은 주위가 제대로 보이지 않아도... 좋다.
맨 꽁지에서 잘 따라 붙을 수 있을까 걱정스러웠는지 불쑥 네바다님으로부터 건네진 워키토키. 나보고 가져가라구요???
(요주의 대상이 된 것 같아 은근 상처받았다구요...) 뭐, 그래도 좋고.


정상에서 다시 한번 산소 포화도와 맥박수를 체크한다.
한동안 휴식을 취한 뒤라 맥박수는 그래도 꽤 정상에 가깝게 떨어진 듯 한데, 산소포화도가 82% 나온다.
숨도 차지 않고 멀쩡한데....
일하다가 산소포화도가 70~80%대로 나오는 환자들한테도 '그 정도로는 죽지 않아요, 나도 멀쩡했는 걸요.'라고 헛소리 하게 될까봐
잠시 걱정... 물론 병원에서 그 정도의 수치면 중환자실로 보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11시 15분,
정상에서의 찐한 성취감을 뒤로 하고... 이젠 하산해야 할 시간이다.
오후가 될 수록 날씨가 악화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빨리 베이스캠프로 돌아가는 게 안전하다고.

오르는 길, 신발땜에 고생했다. 오른발 옆 뼈가 신발에 닿아 아프고 저리고....
내려갈 때는 행여나 덜 할까 했더니, 오메~ emoticon

mt. Shasta 570.JPG

아까 정상에서 만났던 스키어와 그 동료,  Parking Lot 을 가로 질러서~ ~ 샤스타 밑에서 볼 때 Red Bank  왼쪽 절벽으로 내려간다.
좋겠다.

mt. Shasta 573.JPG

그래도 하산길은 빠르다.  Red Bank top 에서 Summit까지 세시간 가량 걸렸던 구간이 반으로 단축되었다.

Red Bank 옆 발가락 사이의 가파른 길에선 모두 ice axe 를 꺼내 찍으면서 내려간다.

mt. Shasta 575.JPG


그리고 애타게 기다리던 시간,  Glissading...
Crampon, trekking pole 은 모두 배낭에 넣고 ice axe 로 속도를 조절하면서 고고씽~ 얏~호~

mt. Shasta 576.JPG

mt. Shasta 578.JPG


제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 별루 없어, 네바다& 시에라님이 찍은 글리세이딩 사진 몇장 퍼 나릅니다.

Mt. Shasta, 2009 329.JPG

Mt. Shasta, 2009 331.JPG

Mt. Shasta, 2009 333.JPG
첨엔 이상하게 내려오시더만... 재밌지요?

Mt. Shasta, 2009 335.JPG
이~ 야ㅅ 호~  썰매도 둘이 꼬옥 붙어서...

Mt. Shasta, 2009 337.JPG

Mt. Shasta, 2009 340.JPG
음~ 도끼 위험합니다.

Mt. Shasta, 2009 343.JPG
콰앙~  그러게 빨리 비키라고 내려오면서 소리를 질렀구만....ㅊㅊ

처음엔 너무 가팔라서 제어가 잘 안되어 부딪히기도 많이 했다.
하긴 무게와 속도를 곱해 들이 박았으니... 허리 아프다고 병원비 청구하겠다고 반 협박(?)했던 게 이해는 된다.
쏘립니다.  그렇지만 그냥 본인 의료보험을 사용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please!

밑으로 갈 수록 경사는 약간 완만해 진다.
속도는 떨어지지만 여전히 재밌어서  Helen Lake 이 가까와 지는 게 안타깝다.

Mt. Shasta, 2009 350.JPG
Wonderful!!

Mt. Shasta, 2009 353.JPG
자세, 딱 잡혔죠?

Mt. Shasta, 2009 356.JPG
이 분, 엎드려 내려오다 셀폰도 저기 두고 오셨다는...


오후 두시.
올라갈 때는 세시간도 넘게 걸린 Helen Lake ~ Red Bank  구간이 glissading 덕에 한시간 20분 정도 걸렸다.
먼저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네요. 그 시간이면 다시 올라가서 썰매 한번 더 탈텐데...

mt. Shasta 579.JPG

mt. Shasta 582.JPG


전날 상의했던 대로 물과 화장실이 있는 Horse Camp 로 야영지를 옮기기로 한다.
서둘러 텐트를 걷고 짐을 정리하는 순간, 또 눈과 우박이 섞여 내린다.

오후 3시 10분, 다시 한보따리씩 둘러메고 Helen Lake 을 내려선다.
- - - Lake 이라 해서 여름이면 눈이 다 녹아 호수가 되는 곳인가 했더니, 그럴 일은 없는 곳인 거 같다.

mt. Shasta 583.JPG

mt. Shasta 584.JPG

mt. Shasta 586.JPG


올라가던 길은 군데 군데 돌무더기가 있었지만, 이번엔 원래 트레일인 오른쪽으로 돌아 내려가고... 여긴 한동안 경사진 눈밭이다.
ㅍㅎㅎㅎ  썰매타기 딱 좋은...
다들 기다렸다는 듯이 철퍼덕~ 눈밭에 주저 앉는다.
이날 엉덩이 동상 걸리는 줄 알았다. 나중엔 마찰력 땜에 좀 열이 나기도 했지만....

Mt. Shasta, 2009 357.JPG

mt. Shasta 587.JPG

mt. Shasta 588.JPG


요오기 앞에 가는 분께도 한번 들이박고... 그 충격으로 그냥 걸어 가겠다고 일어나시던 hchung 님, 죄송합니당 ^ ^

Avalanch Gulch 아랫부분은 경사가 그리 심하지 않고 습한 눈이 쌓여 있어 썰매타기가 약간 어려웠는데...
산제비님이 텐트를 비닐봉지에 넣어 타고 내려가면서 길을 내어 주셨다.
걸었더라면 정말 힘겨웠을 길을, 즐길 수 있게 해 주어 mucho gracias!!


4시 40분경, Horse Camp 에 도착한다.

mt. Shasta 589.JPG

mt. Shasta 590.JPG

원래 여기서 일박 더 할 예정이었지만... 부슬비도 내리고 옷은 다들 축축하고.
그냥 집으로 돌아가자는 추세다. 한국 같으면 이럴때 산 근처 어디에나 있는 찜질방으로 직행인데, 좀 아쉽다.

부지런히 있는 힘을 다해 Bunny Flat 으로 내려오니 5시 25분.
산행 끝.


하루 더 쉬고 돌아오시겠다는 정박사님을 Bunny Flat 에 남겨놓고,
시간 맞춰 장비 대여점에 가기 위해 길을 서두른다.
7명이 함께 Mt. Shasta 시내에서 저녁을 먹고, 또 운전해 내려오다가 커피 한잔씩 하고...
집에 도착하니 새벽 두시가량.
몸은 피곤한데, 차에서 졸은 탓인지 머리가 너무 익사이트된 상태여서인지 잠이 안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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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산행을 함께 한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운전을 도맡아 해주시고, 식사준비에 또 summit 등반시 제 짐도 날라다 준 sting 님 특히 감사합니다.
원래 배낭은 꼭 챙겨매는 성격인데, 배낭 무게만도 5파운드가 넘어서리... 신세 많이 졌습니다.
대신 제 brand- new Nalgene 물통 분실에 대해선 눈 감아 드리겠습니다. ㅋㅋ

산행을 이끌어주신 네바다 & 시에라님,
힘내서 부지런히 올라갈 수 있게 자극제가 되어주신 hchung 님,
몰랐는데, 함께 있는 게 정말 즐거웠어요... 산제비님,
그리고 이런 훌륭한 물건을 만들어 오신 사나이 & 여장부님.... 두루두루 감사합니다.

Mt. Shasta, 2009 264.JPG
혹시 투시 능력이 있으신 분, 저 안에 뭐가 있는지 보셔도 전 상관 않겠습니다. ㅎㅎㅎ


즐거운 추억을 많이 만들어서, 오랫동안 행복할 것 같습니다.
다음 산행에서 뵙지요.

Mysong.



  • ?
    산이슬 2009.06.21 23:32
    감동과 스릴이 넘치는 후기.. 끝마치는 내내 오우~~ 원더~어풀 !!!!
    사진과 글을 번갈아 보면서.. 마치 내자신이 그곳에서 함께한듯 온몸에 짜릿~함 마져 몰려오네요~~(딴건 몰라도..ㅋㅋ 저 썰매나 한번 타봤으면........:::::  느므 잼나보인당 !!~~~)
    아직도 피곤이 풀리지 않으셨을텐데.. 후기 쓰시느라 수고 많이 하셨어요..
    글구.. 마지막으로 또다시한번 샤스타 정복하신 8분의 용사님들 !!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 ?
    프리맨 2009.06.22 00:04
    샤스타 산행후기 참으로 재미 있게 보았습니다
     出刊 하시면 Best Seller 가 될 확률이 꽤 높아 보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베이 산악회 web에 좋은후기들을 올려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그리고 정상을 밟으신 8분에게 다시 한번 축하의 박수를 보냅니다
    베이 산악회의 Pride 를 높혀주신  功勞 를 致賀 합니다.
  • ?
    여장부 2009.06.22 00:10
    Mysong님,  Mt.  Shasta  산행후기  처음부터  끝까지  생생하게  감동적으로  정말  잘보았읍니다.
     다시한번  Mt.  shasta를  다녀온  기분이네요.
     비록  힘든  산행 이었지만,  가슴  한구석  뿌듯하고  벅찬  기운을  아직도  억제할수  없네요.
    기회가  되면  내년에도  한번더  Mt.  Shasta를  정복  했으면  하네요.
     Mt.  Shasta 산행을  성공  할수있었던  큰힘은  서로가  도와주고  아껴준  까닭 인것  같읍니다.
     환상적인  팀-웍  이었읍니다.
     바쁜신  가운데  틈틈이  Mt.  Shasta 산행  시리즈를  완결하신  Mysong께  감사  드립니다.
    팀을 이끌어 주신 네바다님,  같이하신 정박사님, 시에라님, 산제비님,  마이송님, 스팀님 그리고  사나이님 모두 수고  하셨읍니다.
    모든분들  다음  산행때  뵙겠읍니다.
  • ?
    초발심 2009.06.22 16:12
    글을 너무 잘 써 주셔서
    재미있게, 그리고 감사하게
    잘 읽었읍니다.

    다시 한번 Shasta 산행을 하신
    모든 분들께 축하드립니다.
  • profile
    듀크 2009.06.22 18:52
    산악인의 초심자 로서  열광의 박수를 보냅니다. 
    또안 매우 부럽고요...
    모두 축하드립니다.
    그정열과 추억평생 함께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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