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드&걸2012.04.24 14:16
민들레 잎은 좋은 샐러드 재료라고 나와 있길래 한 번 먹어 보긴 했습니다. 이 것만 따도 매일 배부르게 먹고도 남을 정도인데... 흔하니 귀하게 여겨지지가 않더라고요. ^^ 토끼나 닭이 있으면 좋아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긴 한데... 닭도 채소를 먹나요? 흠... 주로 따는 것은 노랗게 될 꽃 봉우리 들인데 벌써 몇 봉지 버렸는데 ... 아, 이 것도 말리면 차 재료가 되는 거였군요. 

꽃이 핀 걸 그냥 따서 놓아 두면 다음 날 재깍 꽃씨가 되어 퍼져 버리더군요. 꺾었는데도 다음 단계로 넘어 가다니! 생명력 하난 끝내 주는 식물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홈 디포에 가서 작은 프로페인 개스 통에 꽂아서 쓰는 토치 헤드 (torch head) 를 사서 몇 번 꽃씨 부분만 태워도 보았는데 화락 타버리는 모습이 재미도 있고 묘한 냄새가 나는 것이 흥미롭기도 하고 해서 몇 번 해 보았지만 개스통이 금새 가벼워질 뿐더러 그 수도 없이 나오는 민들레와 벌이는 전쟁에선 결코 최상의 무기가 될 순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다시 선반으로 후퇴시켰습니다. ^^ 

그 후로는 단순 미련하게 노란 색만 보이는 듯 하면 조석으로 손으로 봉우리만 따고 봉지에 모았습니다. 가끔 뿌리채 뽑아 보려고 잎사귀를 손으로 그러모아 뒤틀어 뽑아도 보았는데 이 걸 몇 차례 해 보니 손 끝이 다 긁히고 상하고 손톱에는 꾀죄죄 때가 끼어 어디 가도 농부시네요 소릴 듣게 생겼더군요. 그래서 포기! 

하지만 이렇게 몇 번 하다 보니 아침에 나가서 풀밭 - 이라고 부르기엔 외래종이 너무나도 많아 민망한, 이를테면 우리집 오픈 스페이스 프리저브 - 에 촉촉이 내려 앉은 이슬을 더듬으며 흙냄새 풀냄새를 맡는 것도 나름 정서 순화에 도움도 되는 것 같고 뭐 그랬습니다. 우리 집만 해도 정말 많은 식물이 자라고 있구나 하는 것에도 감탄하구요. 경제가 문제라서 그런 건지 주변에 자연농법 관심 갖고 하시는 분들, 상추를 키워 주신 분, 과실수 재배하는 분 들이 계십니다. 버클리 대학교에서 사용 안하는 땅을 점령대 (Occupy Movement) 가 농지로 전환하겠다고 점령해 버렸다는 희한한 소식도 들리구요. 페인트 칠하다 화가되는 사람도 있는데 잡초 뽑다가 농사짓게 되는 수도 있을까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