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지금도 그녀를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두근 설레인다.

그녀를 생각하면 언제나 77 화창한 봄날의 어느 날로 돌아간다.

 

약간 퍼머가 들어간 듯한 짧은 머리카락에, 무릎을 살짝 올라간  회색치마와

짙은 곤청색의 왼쪽 가슴 주머니에 엠블럼이 들어가 있는 재킷을 입고,

종로2가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던 단아한 모습의 열아홉살 소녀의 모습으로 나에게 다가온다.

 

, 우리는 청량리에서 기차를 타고 팔당댐 바로 위에 있는 양수리로 물놀이를 갔다.

곳에는 댐으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호수와 한가운데에 섬이 있었는데,

마을 사람에게 자그마한 배를 빌려,  노를 저어 여기저기 다니다가, 섬에 들어가  경치를 즐기고 하였다.

 

팽고팽고로 다시 돌아가서...

 

짝짓기가 끝나고, 고고장의 희미한 조명 아래 마주 앉은 그녀.

눈에 그녀의 맑은 눈망울이 좋았고 굴러가는 듯한 밝은 목소리가 좋았다.

 

"~ 사실은 친구네 개강파티인데, 인원이 모자란다고 해서 나왔습니다."

"어머, 그래요?  사실은 저도 2학년 언니네 개강파티인데, 같이 가자고 해서 왔는데요..."

 

, 어째 약간 젖냄새가 난다 했더니...  친구 녀석이 '가리지날' 끼리 짝을 지워 놓은 것이었다.

어쨌거나 남의 개강파티에서 가리지날 끼리 어색하지만 재미있게 놀고,

걸어서 종로1가의 무과수제과 가서 2차를 했다. ('제과' 밑줄 쫘악~)

 

서울생활 3년차라 아직 촌티도 나고 말주변도 없는 나였지만, 다행히도 입심이 좋은 친구가 같이 주어서

그녀도 그다지 싫지는 않은 , 전화번호를 알려 주었다.

 

이렇게 시작된 그녀와의 만남은, 봄이 가고 여름이 가면서 하루도 통화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사이로 발전하였고,

만나는 횟수도 점차 늘어났다.

 

당시의 데이트는 주로 레스토랑 아니면 새마을 데이트였다.

종로3, 스카라 극장 뒷편 동부 이촌동에 있던 '장미의 ' ( 같은 이름이었는지, 비슷한 이름이었는지 가물가물)

같은 곳에서 죽치거나, 충무로 진고개에 있던 '국향'에서 차를 마시거나...

반포에 살던 그녀의 큰언니 집에 갔다가 오는 길에 한강대교를 걸어서 건넌다던가...

(참고로, 지금의 신반포 강남 일대가 논밭이었던 시절)

 

그러다가, 그녀는 가끔 학교로 투정을 부리는 편지도 보내고... ( 친구들이 난리가 나는 날이다)

 

그녀와 얘기를 하며 그녀의 숨결을 느끼거나, 같이 버스에 나란히 앉아 그녀의 체온을 느끼는 것이

너무나도 행복한 나날이었다.

 

당시, 평창동 산자락에 있는 집에서 가정교사로 입주 아르바이트를 하던 나는, 허구한 늦게 집에 들어 갔다.

다행인 것이, 가정교사를 두고서도 제자가 비싼 선생님들 한테 따로 과외를 받았기 때문에

늦게 복습 시키는 외에는 별로 가르칠 일이 없었다....ㅋㅋ

 

때는 제자의 ( 보다 2 ) 방위복무를 하려고 귀국하여 있던 때라,

집에 있을 때는 형과 맨날 음악을 들으며 놀았다.  형은 음악을 무척 좋아하여 Gibson 기타를 연주하고,

음악실이 따로 있어서 벽면이 3천장이 넘는 팝송 레코드 원판들과 오디오 시스템으로 있었다.

 

원래 팝송을 좋아하기도 하였지만 (일학년 계엄령 선포로 학교가 2-3 정도 폐교가 되었었는데,

음악 다방에 가서 커피 한잔 시키고는 하루종일 때리고는 하였다), 팝에 대한 견문을 많이 넓혔다.

 

번은 음악을 들으러 그녀와 집에 놀러 갔는데,

그녀의 신발(운동화) 짝은 핑크색, 다른 짝은 연두색이 아닌가...

친구와 함께 핑크색 운동화, 연두색 운동화를 켤레씩 사서는, 짝을 서로 바꾸었다는...ㅋㅋㅋ

이후로 그녀는 집에서 '짝짝이' 통하게 되었다.

 

완벽한 오디오 시스템과 원판으로 내가 좋아하는 음악들을 밤을 가며 녹음하여 담은

카세트 테입을 그녀에게 만들어 주기도 하였다.

( 때는 CD 커녕 PC 세상에 나오기 한참 이었슴)

 

이렇게 그녀와의 풋사랑이 점점 익어가고, 가을이 다가 오는데...

 

오늘은 여기꺄지...

 

 - To be continued -

  • profile
    나그네 2010.05.12 20:54
    지금도 그녀를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두근 설레인다. ----------------  이기 이기 그러닌께로   설마.....  영희?
    회수권사건의.....   영희?
    趙 知 多님. 세상을 오래 살다보면 가끔은 간이 배밖으로 나올때도 있습디다 그려ㅋㅋ
    이런글을 공개적으로 올릴정도면 유서 한장쯤이야 써 놨겠죠?
    이제 얼마후에 내가 해야 할 일은 趙 知 多님  뼈를 추스릴 일만 남았는가 봅니다 ㅋㅋ
  • profile
    나그네 2010.05.12 21:03
    근데, 생각 해보닌께로 앞으로 약 3년동안은 내가 마실 쐬주 걱정은 안해도 되겠네요.
    趙 知 多님이 올린글, 이거 내가 몽땅 카피해서 갖고 있으면서
    술생각이 날때마다 이걸로 협박(?)하면 3년은 울궈먹을수 있을것 같은데....? 
  • profile
    지다 2010.05.12 21:59
    아놔~  나그네님 같은 사람들 때문에 글도 맘대로 못 쓴단 말입니다...emoticon
    그런 경우, 지적 소유권 침해 및 협박죄로 소송 들어 갑니다.
  • ?
    mysong 2010.05.12 22:25
    목숨이 위태로우면 다 없앨 수도 있다고 하셨지만, 약간 과감하게 나오는 걸로 봐서는... 반전이 있겠지요?
    3편도 바로 올려 주셨으니,  이만 다음 페이지로 갑니다. 감사합니다, 즐거운 기다림을 만들어 주셔서...

  1. No Image

    발바닥 혹사

    안 좋은 일과 아픈 것은 널리 알리라는 말이 있기에 한 자 적습니다. 제가 요즘 9~10마일 이상 되는 먼거리 산행을 저어하는 이유는 사실 오른쪽 발바닥 때문 입...
    By지다 Reply7 Views3627
    Read More
  2. Jeep의 어원

    요즘 History 채널의 “America - Story of Us” 시리즈를 몇 편 보았는데, 미국의 저력과 수퍼파워가 된 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입니다. 이런 프로그...
    By지다 Reply2 Views5015 file
    Read More
  3. 5. 무제

    1979년의 10.26 박대통령 시해 사건을 시발로 한 12.12 쿠테타 사건과 1980년의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등 거센 사회의 변화 속에서도, 오산과 수원을 중심으로 ...
    By지다 Reply9 Views3606 file
    Read More
  4. No Image

    4. The Show Must Go On

    넵, 쑈는 계속 되어야지요. 뭐 인생살이가 다 그런거 아니겠습니까? 젊은이가 한 여인을 만나 사랑을 하다가 실연을 당하고 가슴 아파하다가, 또 다른 여인을 만...
    By지다 Reply4 Views3547
    Read More
  5. No Image

    3. California Dreaming

    태능 배밭의 배가 익어 갈 무렵이면 공릉동 캠퍼스에는 마로니에 낙엽이 뒹굴고, 가을 축제의 분위기가 무르익는다. 청량리에서 상계동으로 들어가는 10번 버스를...
    By지다 Reply6 Views4791 file
    Read More
  6. No Image

    2. Falling in Love...

    지금도 그녀를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두근 설레인다. 그녀를 생각하면 언제나 77년 화창한 봄날의 어느 날로 돌아간다. 약간 퍼머가 들어간 듯한 짧은 머리카락에,...
    By지다 Reply4 Views3855
    Read More
  7. No Image

    1. 교련 시간

    교련시간은 나에게 많은 추억 거리를 제공한다. 고딩 시절의 추억도 많지만, 대딩 시절의 교련 시간은 내 인생에 몇 가지 큰 영향을 미쳤다. 1977년, 그러니까 만...
    By지다 Reply6 Views4585
    Read More
  8. No Image

    홈페이지 상황의 공식적인 종료를 알립니다.

    지난 일욜에 찜찜하게 상황 종료를 선언하였지만, 현재 만 4일이 지났는데 홈페이지에 아무 이상이 없고 시스템에도 phishing 프로그램이 깔리지 않고 있습니다. ...
    Category알림 By지다 Reply17 Views4374
    Read More
  9. No Image

    산악회 홈페이지 상황 업데이트 -> 종료 (4/24)

    아래 댓글에 쓴 바와 같이, 상황이 종료되었슴을 알려 드립니다. ~~~~~~~ 그저께 밤에 싸이트에 몰래 들어와 숨겨놓은 해킹 파일들을 일일이 체크하여 지운 후, ...
    Category알림 By지다 Reply13 Views6764
    Read More
  10. No Image

    산악회 홈페이지 상황 업데이트 (4/20)

    호수 위에 떠 있는 오리는 겉으로 보기에는 조용하고 평온해 보이지만, 물 밑으로는 무척 바쁘지요... 산악회 홈페이지도 아무 이상이 없는 듯 하지만, 실제로는 ...
    Category알림 By지다 Reply4 Views4333
    Read More
  11. No Image

    San Rafael Bridge Drivers Faced With Fewer Lanes

    Full story @ http://cbs5.com/local/san.rafael.bridge.2.1629737.html 오늘 (수욜) 부터 Richmond-San Rafael Bridge 에서 Northbound Highway 101 으로 진입하...
    By지다 Reply0 Views5113
    Read More
  12. No Image

    산악회 웹싸이트가 개통되었습니다...

    Webmaster를 맡자마자 다음 날 아침 싸이트가 다운되면서 Hosting Server를 이전해야 하는 일이 발생하여, 우여곡절 끝에 근 이주일 만에 다시 개통이 되었습니다...
    Category알림 By지다 Reply12 Views4622
    Read More
  13. (19금) 누드 컨테스트

    Pillar Point Harbor 바닷가에서 잡아온 (줏어온?) 우렁이들을 자~알 씻어서... 끓는 물에 삶은 다음... 요렇게 살포시 옷을 벗겨서. 예쁘게 벗겨진 놈들만 모아...
    By지다 Reply1 Views10321 file
    Read More
  14. No Image

    감사~

    Samuel Taylor Park 에서의 1박 캠핑 및 산행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짐 풀어서 정돈하고, 나그네님 차에서 신발을 살짝 벗었더니 좀 냄새가 났던 것 같...
    By지다 Reply5 Views3760
    Read More
  15. No Image

    San Francisco, Market Street in 1906 (pre-earthquak...

    회사 친구가 보내준 이멜입니다. 1906년도의 Market Street 으로 가 보세요... Amazing footage of Market Street in 1906, you cannot believe the traffic, esp...
    By지다 Reply0 Views10581
    Read More
  16. No Image

    요세미티 하프돔 등반 Permit 필요

    지난 일년 동안에만 84,000명이나 등반을 한 요세미티의 Half Dome 이, 오는 5월 부터 주말 (금/토/일) 과 휴일에 올라 가려면 Permit 이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
    By지다 Reply5 Views7476
    Read More
  17. 새해 첫날의 지리산 (펌)

    아래 사진들은 골프동호회의 친구가 친구로 부터 받은, 새해 첫날 지리산에 일출을 보러 가서 찍은 사진들 입니다. 입산허가를 늦게 해 주는 바람에 천왕봉에 못 ...
    By지다 Reply3 Views4201 file
    Read More
  18. Merry Christmas!!!

    Category인사 By지다 Reply8 Views5824 file
    Read More
  19. No Image

    Daiso 찾기

    다이소 (Daiso - Japanese 1-Dollar Shop) 위치를 묻는 분들이 있었는데, 아래 링크에 들어 가시면 볼 수 있습니다. 아니면, Google Search 에서 "Daiso" 로 써치...
    By지다 Reply0 Views4000
    Read More
  20. 주인을 찾습니다...

    아래 사진과 같은 보온병 뚜껑의 주인을 찾습니다. 지난 11월 7일 Napa Skyline Wilderness 산행 후 뒷풀이에서 어느 횐님이 잃어버리셨는데, 피카님이 보관하고 ...
    Category알림 By지다 Reply6 Views6347 file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Next
/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