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5.12 02:16

1. 교련 시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교련시간은 나에게 많은 추억 거리를 제공한다.

고딩 시절의 추억도 많지만, 대딩 시절의 교련 시간은 내 인생에 몇 가지 큰 영향을 미쳤다.

 

1977, 그러니까 만 스무살이 되던 대딩 3년차...
마지막 학기의 교련시간을 허구헌 날 대리출석을 시키고 학교 앞 당구장에서 땡땡이 치고 놀다가
몇 번 걸려서 권총을 차는 바람에
4학년 때 한 학기 교련 수업을 더 들어야 했던 것은
약간 치욕적인 사건이었고
(물론 수업은 한 번도 안 들어 갔지만)...

 

예비군 훈련과 마찬가지로 운동장 마당에 주저 앉아 쌈치기를 하거나 돌멩이 던지기를 하다가,
심심해진 친구들이 서로 별명을 붙여 주는데, 한 친구 왈...

 

너는 성이 이니까 ‘지다’로 해라.  ‘조지다’... 켈켈켈...
그래도 뜻은 그럴 듯 해야 하니까, 알 '
知', 많을 '多', '多',... 켈켈켈...

 

이렇게 해서 붙여진 知多 라는 닉네임은 내 평생 나를 그림자 처럼 따라 다니게 되었다.

 

계열별 모집으로 자연계열에 입학하였는데, 보통 지방 출신은 동문들이 많지 않아
자연스럽게 다른 학교 동문들과 어울리게 되는데
,
우리 반에는 서울고, 경복고, 용산고 세 학교 출신들이 많았다.

그 중 나는 경복 친구들과 어울리게 되었는데, 나중에 모두 공대로 가면서 전공은 다 다르지만
x 친구 보다 더 절친한 친구들이 된다.  그게 75년도 얘기니까 지금은 35년 지기들이다.

 

암튼, 이 친구들 하고 일/이학년 때 여행도 같이 다니고 미팅 & 고팅도 수없이 했고,
아르바이트 월급 받는 날은 나이트클럽에 가는 날이었다.

 

그 때 당시 잘 가던 곳은 종로2가의 낙원클럽 (조용필이 포니 1 타고와서 라이브 출연하던 곳),
청계천 팽고팽고, 명동 풍전호텔, 신촌의 티티카카, 우산속 등.
그리고, 동대문의 이스턴 나이트클럽은 돈이 없을 때 주로 가던 곳으로,
쏘주병을 품 안에 숨기고 가서 단골 웨이터를  불러 기본만 시켜 놓고 밤새도록 놀았다.
이스턴 나이트클럽은 최헌이 나오던 곳...

 

그 당시만 해도 통금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통금이 해제될 때 까지 놀다가 나와서
새벽다방에 가서 한 잠을 자고는 했다
.  계란 노른자가 들어간 쌍화차  한 잔 마시고...ㅎㅎ

 

다시 77년도 학기 초의 교련 시간으로 돌아 가서...

 

여느 때와 다름없이 M-60 기관총의 분해 결합을 후딱해 놓고 돌던지기를 하고 있는데,
기계과 친구가 과대표와 함께 온다.

 

지다야, 우리 내일 개강파티를 쫑으로 하는데 인원이 모자라거든...  올래?

어디랑 하는데?

, H대 미대 2학년 얘들인데... 물 좋아...

어디서 해?

팽고팽고.

오케바리.

 

그 때는 새 학년이 시작되면 고고장을 빌려서 개강파티를 하던 때 였다.

 

이렇게 해서 그녀를 만나게 되는 사건이 교련시간을 통하여 전개되고 있었다.

 

- To be continued -

  • ?
    mysong 2010.05.12 02:40

    흠~~  마지막에 나온 '그녀'가 궁금해서....다음 편 빨리 올려주세요, 네??
    설마 Molly 님은 아니겠지요? 아니 기여야 하는건가...?

    계란 노란자 들어가는 진한 쌍화차 좋아했는데... 참 맛있게 잘하는 집이 있어서 미국 오기전에 (2000년 전후) 많이 갔었거든요.
    곁들여 나오는 한과도 참 맛깔스러웠고, 마당에 우리나라 고유 꽃들이 많이 피어나는... 분당 어디엔가 있었는데....
    올해 한국 들어가면 한번 찾아가 봐야 겠네요.

    세대차이(^^)가 나서 좀 틀리긴 하지만, 다시 한번 옛 추억을 떠올리는 계기가 되어 좋았습니다.
    다음편 기다리고 있습니다.

  • profile
    지다 2010.05.12 03:01

    하도 게시판이 썰렁해서, 저도 화~악~ 잠수해 버릴까 하다가...
    그냥 제 얘기나 주저리 주저리 써 볼려고 합니다.  검열반장이 잠시 없는 틈을 타서...ㅎㅎ
    생명이 위태롭다고 느끼는 순간, 다 날려 버릴 수도 있습니다.

    지난 일들을 자꾸 얘기하면, 나이가 들어가는 증상이라고 하던데...ㅠㅠ
    그래도 반응이 좋으면 계속 가겠습니다.   하루에 쬐끔씩...ㅋㅋ

  • profile
    지다 2010.05.12 03:04
    참, 분당의 한방차 파는 집, 저도 가 본 것 같은데요...
    초가집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낮은 돌담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가물가물...
    비 오는 날에 가서 분위기가 더욱 좋았다는...
    그런데, 이름이 생각 안나네요.  멀리한테 물어 봐야지....
  • ?
    시에라 2010.05.12 10:12
    와.... 지다님 감사. 재미있게 읽었읍니다. 다음편이 많이 기다려지네요.
    전 미국에 일찍 온편이라, 한국에서의 지다님처럼 재미있는 추억은 없고요..
    고등학교때 전 교련시간에 참모였는데, 생각하기도 싫은 추억입니다. (손발이 따로 노는탓으로..)
    그리고 계란노른자가 들어간 쌍화차... 왠지 으악일것  같으네요.

    아무틋, 저도 계시판이 무척 썰렁하다고 느꼈지만, 별다로 쓸 이야기가 없어서 혹... 나그네님이 글을 또 올려주시지 않을까
    기대했었는데..
    감사합니다. 조만간 2편 부탁드립니다.
  • profile
    지다 2010.05.12 19:57
    헉, 참모...
    괜히 무척 잘 어울렸을 것이라는 생각이... =3=3=3
  • ?
    강산 2010.05.13 17:03

    왠지 재미있을것 같읍니다. 그리고 반갑구요..
    지금 까지도 재미있게 보았구요. 앞으로도 재미와 상관없이 재미있게  잘 읽겠읍니다.


  1. No Image

    발바닥 혹사

    안 좋은 일과 아픈 것은 널리 알리라는 말이 있기에 한 자 적습니다. 제가 요즘 9~10마일 이상 되는 먼거리 산행을 저어하는 이유는 사실 오른쪽 발바닥 때문 입...
    By지다 Reply7 Views3627
    Read More
  2. Jeep의 어원

    요즘 History 채널의 “America - Story of Us” 시리즈를 몇 편 보았는데, 미국의 저력과 수퍼파워가 된 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입니다. 이런 프로그...
    By지다 Reply2 Views5015 file
    Read More
  3. 5. 무제

    1979년의 10.26 박대통령 시해 사건을 시발로 한 12.12 쿠테타 사건과 1980년의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등 거센 사회의 변화 속에서도, 오산과 수원을 중심으로 ...
    By지다 Reply9 Views3606 file
    Read More
  4. No Image

    4. The Show Must Go On

    넵, 쑈는 계속 되어야지요. 뭐 인생살이가 다 그런거 아니겠습니까? 젊은이가 한 여인을 만나 사랑을 하다가 실연을 당하고 가슴 아파하다가, 또 다른 여인을 만...
    By지다 Reply4 Views3547
    Read More
  5. No Image

    3. California Dreaming

    태능 배밭의 배가 익어 갈 무렵이면 공릉동 캠퍼스에는 마로니에 낙엽이 뒹굴고, 가을 축제의 분위기가 무르익는다. 청량리에서 상계동으로 들어가는 10번 버스를...
    By지다 Reply6 Views4791 file
    Read More
  6. No Image

    2. Falling in Love...

    지금도 그녀를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두근 설레인다. 그녀를 생각하면 언제나 77년 화창한 봄날의 어느 날로 돌아간다. 약간 퍼머가 들어간 듯한 짧은 머리카락에,...
    By지다 Reply4 Views3855
    Read More
  7. No Image

    1. 교련 시간

    교련시간은 나에게 많은 추억 거리를 제공한다. 고딩 시절의 추억도 많지만, 대딩 시절의 교련 시간은 내 인생에 몇 가지 큰 영향을 미쳤다. 1977년, 그러니까 만...
    By지다 Reply6 Views4585
    Read More
  8. No Image

    홈페이지 상황의 공식적인 종료를 알립니다.

    지난 일욜에 찜찜하게 상황 종료를 선언하였지만, 현재 만 4일이 지났는데 홈페이지에 아무 이상이 없고 시스템에도 phishing 프로그램이 깔리지 않고 있습니다. ...
    Category알림 By지다 Reply17 Views4374
    Read More
  9. No Image

    산악회 홈페이지 상황 업데이트 -> 종료 (4/24)

    아래 댓글에 쓴 바와 같이, 상황이 종료되었슴을 알려 드립니다. ~~~~~~~ 그저께 밤에 싸이트에 몰래 들어와 숨겨놓은 해킹 파일들을 일일이 체크하여 지운 후, ...
    Category알림 By지다 Reply13 Views6764
    Read More
  10. No Image

    산악회 홈페이지 상황 업데이트 (4/20)

    호수 위에 떠 있는 오리는 겉으로 보기에는 조용하고 평온해 보이지만, 물 밑으로는 무척 바쁘지요... 산악회 홈페이지도 아무 이상이 없는 듯 하지만, 실제로는 ...
    Category알림 By지다 Reply4 Views4333
    Read More
  11. No Image

    San Rafael Bridge Drivers Faced With Fewer Lanes

    Full story @ http://cbs5.com/local/san.rafael.bridge.2.1629737.html 오늘 (수욜) 부터 Richmond-San Rafael Bridge 에서 Northbound Highway 101 으로 진입하...
    By지다 Reply0 Views5113
    Read More
  12. No Image

    산악회 웹싸이트가 개통되었습니다...

    Webmaster를 맡자마자 다음 날 아침 싸이트가 다운되면서 Hosting Server를 이전해야 하는 일이 발생하여, 우여곡절 끝에 근 이주일 만에 다시 개통이 되었습니다...
    Category알림 By지다 Reply12 Views4622
    Read More
  13. (19금) 누드 컨테스트

    Pillar Point Harbor 바닷가에서 잡아온 (줏어온?) 우렁이들을 자~알 씻어서... 끓는 물에 삶은 다음... 요렇게 살포시 옷을 벗겨서. 예쁘게 벗겨진 놈들만 모아...
    By지다 Reply1 Views10321 file
    Read More
  14. No Image

    감사~

    Samuel Taylor Park 에서의 1박 캠핑 및 산행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짐 풀어서 정돈하고, 나그네님 차에서 신발을 살짝 벗었더니 좀 냄새가 났던 것 같...
    By지다 Reply5 Views3760
    Read More
  15. No Image

    San Francisco, Market Street in 1906 (pre-earthquak...

    회사 친구가 보내준 이멜입니다. 1906년도의 Market Street 으로 가 보세요... Amazing footage of Market Street in 1906, you cannot believe the traffic, esp...
    By지다 Reply0 Views10581
    Read More
  16. No Image

    요세미티 하프돔 등반 Permit 필요

    지난 일년 동안에만 84,000명이나 등반을 한 요세미티의 Half Dome 이, 오는 5월 부터 주말 (금/토/일) 과 휴일에 올라 가려면 Permit 이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
    By지다 Reply5 Views7476
    Read More
  17. 새해 첫날의 지리산 (펌)

    아래 사진들은 골프동호회의 친구가 친구로 부터 받은, 새해 첫날 지리산에 일출을 보러 가서 찍은 사진들 입니다. 입산허가를 늦게 해 주는 바람에 천왕봉에 못 ...
    By지다 Reply3 Views4201 file
    Read More
  18. Merry Christmas!!!

    Category인사 By지다 Reply8 Views5824 file
    Read More
  19. No Image

    Daiso 찾기

    다이소 (Daiso - Japanese 1-Dollar Shop) 위치를 묻는 분들이 있었는데, 아래 링크에 들어 가시면 볼 수 있습니다. 아니면, Google Search 에서 "Daiso" 로 써치...
    By지다 Reply0 Views4000
    Read More
  20. 주인을 찾습니다...

    아래 사진과 같은 보온병 뚜껑의 주인을 찾습니다. 지난 11월 7일 Napa Skyline Wilderness 산행 후 뒷풀이에서 어느 횐님이 잃어버리셨는데, 피카님이 보관하고 ...
    Category알림 By지다 Reply6 Views6347 file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Next
/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