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여 !

by musim posted Jul 06, 2012 Views 3124 Replies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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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집사람도 안녕하시고 집안 내 편안하리라 믿는다.

그동안 전화카드가 없어서 통화를 못 했는데, 너의 목소리를 들으니 반가웠다. 직장 그만두고 집에서 편히 있다니 참 좋구나. 손주 재롱 보는 것도 재미있겠고---.
 
비가 많이 왔다니 한국 장마철이 생각이 나는구나.그때는 후덥지 분한 날씨에 비가 내리면 시원해서 좋았지. 어떤 때는 비닐우산을 살 돈이 없어서 흠뻑 맞고 집에 간 적도 있었고---. 지금 나에게는 추억으로 남아있단다.
 
이곳은 온화한 날씨와 신선한 공기에 산에 올라 담소하기 좋은 날이다. 이곳도 겨울 석 달 정도는 종종 비가 내리지만, 그 외에는 항상 온화하고 맑은 날씨가 대부분이다.겨울이라 해봐야 장갑 끼는 날도 없고 한국에서의 꽁꽁 얼어붙은 길을 조심조심 걷던것은 희미한 옛 이야기가 되었다.
 
난 요즈음도 주중에는 친구 혹은 집사람과 두어 번 산에 오르고 토요일에는 한 시간 가량 운전하여 산밑에 모인 산악회분과 산행을한다. 산행이라야 두 시간 정도 올라가서 점심 들고, 잠시 오락시간 갖고 내려온다. 먼 곳으로 가는 때도 있지만 내 체력에 자신이 없으니 선뜻 나서지  못한다. 그래도 산행 덕분에 건강은 좋은 편이다. 나이 들수록 건강이 제일이라지만 건강한 생활이 쉽지만은 않구나.

그리고 큰 딸이 미국으로 시집을 온다고, 너무 걱정 하지말어라. 사람 사는곳은 어디나 다 비슷비슷하다.  단지 이곳에 적응하려는 노력이 중요할 뿐이다. 너의 딸 은 한 번도 보지 못했지만, 일가친척도 없는 낯선 미국으로 이주하기로 한 결정만 보아도 잘 살 거다. 내 주위에 한국분 모두 잘 살고 있으니 염려하지 말거라.이 근처라면 집 사람과 내가 만나 볼 텐데 동부 쪽이니 아쉽구나.
 
짧은 통화 속의 만남이 아쉬어 몇 자 보내니 너의 생활도 적어 보내라. 참 그곳에 비가 많이 내린다니 전에 네가 보내준 김후란 시인의글 "비가오면" 이 생각 나는구나. 내도 몇자 보내는데 네 마음에 들지 모르겠다. 또 소식 전하자. Bye-Bye.



 

감사한 마음을 바라지 않으며 베푼다는 것은
행복한 마음으로 가는 지름길이며,
호의를 베푼다는 것은 아름다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