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웰빙

<칼럼 45> 나르시스트

by 창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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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이 칼럼은 산행과 무관한 내용으로써 한 개인의 생각을 공유하기 위해 제공하는 글입니다. 하여, 주제에 관심이 없는 분들은 부담없이 패스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칼럼 45> 나르시스트를 알아보고 대처하는 법
 
 
예전에 직장에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쓴 “어쩌면 악한 사람은 가까이 있을지 모른다(링크)"라는 글을 올렸을 때, 한 회원이 성격 장애에 관한 글을 더 올려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다. 아마도 주변에서 겪어본 듯하면서도 확실히 알기 어려운 영역이기 때문일 것이다.
 
살아오면서 여러 나르시스트(=자기애적 성격장애자)를 만나기도 했고, 평소 인간 의식과 심리에 관심이 많아 이들에 대해 공부한 바도 적지 않다. 그러다 보니 나름대로 이들을 쉽게 알아보는 노하우도 생겼다. 최근 유튜브에서 “한국에 유독 나르시스트가 많은 이유(링크)”라는 제목의 영상을 접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제목이 다소 과장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가 나르시스트를 양산할 수 있는 비옥한 토양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는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는 성공을 지나치게 숭상하고 경쟁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사회 분위기, 외모지상주의와 물질만능주의가 만연한 환경, 자녀를 과보호하며 기를 키우려는 부모들의 양육 방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것이다.
 
나르시스트는 성장 과정에서 형성된 결함 있는 취약한 자아를 숨기기 위해 실제보다 우월한 자아상을 설정하고, 이를 유지하며 인정받기 위해 끊임없이 애쓴다. 자신이 설정한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이들은 주변에 자신을 찬미해 줄 지지자(admirer)들을 필요로 하고, 필요에 따라 조종하거나 희생시킬 속죄양(scapegoat)도 마련해둔다. 남을 쉽게 이용하거나 이간질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가면을 쓴 '우월한' 또는 '완벽한' 자아를 유지하는 데 몰두하다 보니 타인의 고통을 공감하거나 배려하는 능력이 결여되어 있으며, 그 결과 주변 사람들은 끊임없는 피해와 괴롭힘을 당할 수 있다. 항상 자신이 옳다는 독선과 질투로 가득 찬 이들은, 미성숙한 인성 탓에 자신의 약점을 지적받거나 인정욕구가 좌절될 때 강한 분노와 함께 공격성을 드러낸다. 심지어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상대를 해치려 한다. 과시형, 취약형, 천사형 등 여러 유형이 있지만, 유형을 불문하고 이들의 우월적 독선은 너무 심해 전문가조차도 상대하거나 치료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이들은 아첨을 통해 사람들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기 때문에,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 아첨에 속아 쉽게 이용당하기도 한다. 심한 경우에는 가스라이팅을 통해 상대방을 완전히 자기 사람으로 만들어 버린다. 목적이 달성되지 않으면 돌변하여 독설을 퍼붓거나 누명을 씌워 상대를 곤란하게 만들기도 한다. 끊임없이 인정을 갈구하는 이들은 자기 합리화 언어에 능해 주변 사람들이 쉽게 알아차리기 힘든 경우도 흔하다.
 
나르시스트가 주변에 있으면 인간관계는 초토화되고, 주변 사람들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피로를 겪게 된다. 본인은 결코 자신의 약점이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모든 문제의 원인을 남 탓으로 돌리며 책임을 회피한다. 이들과 얽히면 인생이 무척 고달파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쉽지는 않지만, 전문가들이 권하는 현실적인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해본다.
 
첫째, 이들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하고, 변화에 대한 기대를 버릴 것.
둘째, 호감적 무관심을 보일 것 ("아, 그렇구나. 그런데 난 관심 없어" 정도로).
셋째, 명확하게 선을 긋고, 필요할 경우 오류를 지적할 것.
넷째, 일관되게 단호하고 냉정하게 대할 것. (과도한 요구에는 간결하게 "아니요"라고 답하기)
다섯째,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이들과의 감정적 다툼에 말려들지 말 것. (감정 싸움은 이들이 원하는 것)
여섯째, 이들이 나에게 의지하지 못하도록 거리를 둘 것.
 
나르시스트는 세상을 강자와 약자로 이분법적으로 바라보고, 스스로를 강자라고 여기며 약자를 무시하고 조종하려 한다. 타인은 그저 자신을 빛나게 해 줄 배경에 불과하다. 이들에게 이용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나 또한 결코 쉽게 휘둘리지 않는 '강자'임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잘 지내려는 선의의 행동이 오히려 이들의 공격과 이용의 빌미가 될 수 있다. 참고 참다 결국 잘못을 지적하면, 이들은 본질을 흐리며 가스라이팅을 하거나 분노 폭발로 대응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전문가들은, 나르시스트를 상대할 때는 우리가 믿고 있던 일반적인 인간관계의 공식을 버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주변을 조금만 둘러봐도 의외로 나르시스트 성향의 사람들을 자주 접할 수 있다. 필자 또한 최근에 개인적으로 이러한 사람을 접하고 큰 곤혹을 치른 경험이 있다. 결론적으로, 피해를 입고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는 평소에 이들의 특성을 잘 알고, 말려들지 않고, 가능한 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최선의 방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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