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웰빙

<창칼 26> 가공할 만한 불편한 진실

by 창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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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칼 26> 가공(加工)식품의 가공(可恐)할 만한 불편한 진실
(그리고 가공(架空)하지 않는 진실한 목소리)

 
어떤 전쟁이나 전염병 보다 더 무섭게 우리의 삶을 파괴하고 있는 것이 있다. 편리함과 맛있는 외양 뒤에 숨겨진 독성과 위험성, 그리고 조용히 인류를 질병으로 빠뜨려서 종국에는 죽음으로 몰고 가는 이것. 과연, 그것의 정체는 무엇일까?
 
바로 가공식품이다. 너무 뻔하고 식상한 주제라고 하며 고개를 돌려 버릴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과연 이 문제를 본인 자신의 문제로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 자문해 보자.
 
그리 길지 않은 역사 속에서 편리함과 경제성으로 인해, 설탕, 각종 정제 곡물 탄수화물, 그리고 인공 첨가물이 가득한 가공식품들은 인류의 삶의 한 가운데로 들어와 버렸다.  합리적인 가격, 마케팅 전략, 그리고 손쉬운 접근성으로 인해, 가공식품은 바쁜 삶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이제는 없어서는 안될 자연스런 주요 식단이 돼버린 것이다.
 
이처럼 가공식품은 양의 털을 쓴 늑대처럼 조용히 우리 인류에게 다가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건만, 우리는 이 문제의 심각성에 민감해하거나 절실해하지 않는다. 반대로, 거대 식품회사들의 영향력은 나날이 커져가고만 있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수많은 가공식품에 우리는 포로가 되어 편의라는 이름으로 인류는 어마무시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것에 아무런 느낌이 없다는 그 자체가 바로 가공 식품이 만들어내는 가공할 만한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 현실의 실체를 조금 파헤쳐 보는 것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가공할 만한 불편한 진실 1:
 
미국 성인의 93%가 대사 질환 하나를 갖고 있고, 50%가 당뇨병과 전당뇨를 갖고 있으며, 아동의 다섯 중 한 명 꼴인, 20%가 비만이나 지방간 혹은 전당뇨 중의 하나를 갖고 있다고 한다. 치매인구도 급중하고 있다. 이런 어마무시한 통계를 '설마'하면서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없지 않겠지만, 나하고 상관없는 일이라며 아무런 느낌이 없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지난 60년 동안 당뇨병, 비만, 심혈관질환과 치매 인구의 기하급수적인 급증의 결정적인 원인은 과학적 오류로 가득찬  “지방(혹은 콜레스테롤) 가설”을 바탕으로 지방에 모든 누명을 씌운 후에 지방을 현저히 줄이라는 정부와 의료계의 가이드라인에서 시작됐다는 주장이 요즘에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런 잘못된 지침 때문에 우리는 식탁에서 지방을 빼는 대신에 그 빈 공간을 정제된 탄수화물로 채워왔고 거대 식품회사들은 이 상황을 이윤창출 기회로 삼아왔다는 것이다. (참고: 최근 바뀐 정부 식이 가이드라인을 보면 포화지방을 10%이하로 줄이라고 돼있는데, 이는 과거 3%에서 10%로 상향 조정했지만 여전히 이 수치는 너무 낮은 수치이다.)
 
이와 같이, 잘못된 정부의 지침과 식품회사들의 속임수의 마켓팅을 통해 고도의 초가공식품들이 날개를 달고 팔려 나갔고 인류는 서서히 설탕과 탄수화물이 만들어내는 그 단맛에 포섭되어 종국에는 탄수화물이나 가공식품이 없는 밥상은 생각할 수도 없게 되었다. 더불어 정제된 곡물을 빼버리면 식품회사들이 이윤을 창출할 방법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세상은 온통 가공식품으로 가득차버렸다. 즉, 이 문명을 벗어나지 않는 한 가공 식품을 피할 수 없는 환경이 돼버린 것이다. 
 
문제는 과학적 근거가 크지 않는 잘못된 ‘콜레스테롤 가설’과 같은 과학적 오류와 식품 산업의 영향력의 긴밀한 동거 속에서 수십년을 살아온 관성 때문에 아직도 인류는 이 잘못 만들어진 신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전히 보건 당국 그리고 의료계 종사자들이 지방의 위험을 크게 떠들고 있는 반면, 가공식품의 해악에 대한 경각심의 강도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요즘에 와서야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가 비만, 당뇨, 심혈관 질환, 치매 등의 질병 발병에 결정적 요인이라는 것이 어느정도 부각되고 있지만, 그동안 세뇌된 신화와 중독되버린 가공식품, 고탄식의 매력적인 습관을 떨쳐 버리기에는 그 경종의 힘이 너무 미미하다는 것이다. 

 
가공할 만한 불편한 진실 2:
 
이 모든 핵폭탄의 핵심에 돈의 영향력이 있다는 걸 절실하게 깨닫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다시 말해, 대형 식품회사들이 돈의 영향력을 행사해서 과학적인 연구의 결과들을 조작해왔다는 사실과 로비와 인적 지원을 통해 보건 당국의 보건 지침들을 조종해왔다는 충격적인 사실들을 인지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상상을 초월하는 지원금을 연구기관들에게 제공하여 가공 식품의 해를 감추고 오히려 판매를 촉진하는 결과를 내온 수많은 사례들이 드러나고 있다. 한 통계에 의하면, 미국에서 영양과 식품 안전성 연구 분야에서 식품회사들이 지원하는 지원금의 양이 중립적인 일반 지원금보다 11배가 더 많다고 한다. 이 결과 많은 연구 결과물들 중에서 8배가 넘게 가공식품에 대해 우호적인 결과들을 내고 있다고 한다. 결국, 제약회사들의 경우와 같이, 돈이 지배하는 원리가 가공식품의 세계에서도 작동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전 글 ‘진실 게임’ 링크)
 
한 예로, 거대 회사 코카콜라가 어이없게도 당뇨병이나 설탕의 유해에 대해 진행하는 연구에 수십억 달러를 지원해 왔는데, 결과적으로 설탕과 액상과당(fructose)의 위험을 무마하는 연구결과들을 내왔다고 한다 (Marion Nestle, 2018). 이와 같이 설탕 음료와 아동 비만의 관련성을 희석시키는 연구 결과로 인해 아동들의 비만 문제들을 정책적으로 해결하는데 더욱 많은 혼란과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마리온 네쓸(Marion Nestle) 박사의 식품회사들의 담합의 사례를 연구한 보고서에 따르면 식품회사들이 지원한 168개의 연구논문 중에서 12개 만이 가공식품에 부정적인 결과를 냈고 무려 156개 연구 논문은 모두 다 가공식품에 우호적인 결과를 내주었다고 한다. 이것은 일부만을 조사한 빙산의 일각일 뿐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현상이라고 한다. 그 뿐만아니라 식품회사들끼리 단합하여 로비를 통한 의회에 영향력을 행사해 가공식품들의 기만에 가까운 식품 레이블링에 대한 제재나 과대 광고를 불허하는 법을 만드는 걸 막아왔다는 것이다. 가히, 경악의 금치 못하는 현실이다. 
 
이와 같이 시중에 떠도는 수많은 오도된 연구 결과의 유포, 가공식품의 진실되지 못한 레이블링 정보와 허위 광고를 통한 마켓팅으로 인한 혼란 속에서는 우리는 이런 중차대한 문제의 심각성에 갈수록 둔감해지고 있다. 

 
가공할 만한 불편한 진실 3:
 
또 하나의 가슴을 짓누르는 불편한 진실은 이렇게 막강한 힘으로 우리의 먹거리를 좌우하는 가공식품을 어쩌지 못하는 정부의 무기력과 무관심이다. 
 
많은 식품 연구들이 가공식품 위험에 대한 혼란스런 정보들을 양산하고 있고, 거대 식품회사들의 솔직하지 못한 식품 라벨이나 허위 광고의 부작용으로 심각한 보건 위기가 발생하는데도 불구하고 정부의 가공 식품 산업의 관리와 감독은 미흡하기 짝이 없을 뿐만 아니라 심장병, 당뇨병 예방 지침을 비롯하여 건강한 식이 지침도 허술하기 짝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무기력한 정부 기관들의 허점과 느슨한 규제 등은 기업들의 이윤을 공중보건 보다 우선시하도록 허용하고 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급증하는 대사질환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엄청난 의료 비용이 발생하고 있으며, 의료 기관들은 역으로 이를 거대한 수익의 원천으로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자르는 효과적인 방법 중의 하나가, 자라나는 아이들이 제대로 된 식품을 섭취할 수 있도록 정부가 일차적으로 지원한다면 건강에 해로운 식품들을 먹고 당뇨, 비만, 만성병에 걸린 사람들을 치료하느라 허비하는 전국적인 의료비용을 수십배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게 예방의학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런 정책에는 별 관심이 없고 오히려 식품회사들의 보조금 지원하는 정책들을 견지하면 더욱 식품회사들 몸만을 키워주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는 일반 사람들은 거대 식품회사와 거대 의료 산업의 파도에 이리저리 휩쓸리며 떠다니는 부초의 존재로 전락하고, 정부는 이를 방관을 하고 있는 기막힌 아이러니한 구조 속에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초가공 식품의 범람 속에 과도한 당질에 중독된 인류는 건강의 악화 뿐만 아니라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치르고 있다. 만성 질환 치료 비용 증가, 생산성 감소, 조기 사망 등의 문제는 사회 전체에도 큰 부담을 주고 있다. 현실적으로 가공식품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정부가 이 해악들을 보호해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우리 스스로가 실천 가능한 전략을 세울 수 밖에 없다.
 
일단, 개인마다 가공식품 해악에 대한 높은 경각심을 바탕으로 일상에서 가공식품에 접근을 줄이는 강력한  의식이 필요하다. 아이들에게는 어릴 때부터 이에대한 의식을 심어주어 평생의 건강을 지켜 주는게 도움이 될 것이다. 내가 딸 아이를 키우면서 이점을 잘 심어준 덕에 지금은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하는 것을 보면서 그 효과를 몸소 실감한다. 
 
더 나아가, 인류는 수백만년을 동물성 지방을 포함한 건강한 지방과 단백질을 먹고 살아왔다. 농경을 통한 풍부한 곡물을 먹은지는 불과 1만년도 안 되고 게다가 고도로 정제된 초가공 식품들을 먹은 역사는 2차 산업혁명 후의 120년도 되지 않는다. 이제, 인류가 수백만년동안 해왔던 이전 식이법을 회복하여 건강한 지방과 단백질을 먹는 시대로 돌아가야 한다. 즉,  건강한 지방 섭취의 증가는 과도한 정제 탄수화물 섭취를 자연적으로 줄이는 자연스런 결과를 가져와 가공 식품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미정부, 학계, 의료계는 과거 60년을 지배해온 잘못된 ‘지방 가설’의 주창과 홍보를 통해 엄청난 비만과 당뇨, 심장병 같은 심혈관질환 인구를 양산한 것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 그 반성을 바탕으로 정부는 아직도 허술하기 짝이 없는 보건 영양 지침들을 보다 철저한 과학적 증거에 바탕을 둔 새로운 지침을 만드는데 발벗고 나서야 한다. 더 나아가 이익충돌 방지 입장에서 식품회사들의 연구기관 지원을 방지하는 입법도 강화해야 한다. 식품 라벨 규제를 강화해서 가공식품에 담배의 위해경고와 유사한 경고를 의무적으로 부착하게 하고, 건강을 고려한 소비자 선택을 돕기 위해 가공식품의 허위 광고를 제한하는 강화된 법도 필요하다.
 
학교에서는 영양 교육을 강화하여 어린 시절부터 건강한 식습관을 형성하도록 도와야 한다. 캘리 민즈(Calley Means, 아래댓글 참조)의 주장처럼, 학교 급식에서 1%의 설탕도 허용하지 않는 정책을 도입하고 모든 가당 음료와 정제 가공식품들을 학교 밖으로 퇴출하는 법을 입법해야 한다.
 
기업들은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고 이윤 창출을 위해 중독성이 강한 과자나 음식 개발을 자제하고 장기적인 측면에서 건강한 식품 개발 및 공급에 힘써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이윤을 담보로만 식품을 생산하지 않는 윤리적인 기업이 살아남는 문화가 빨리 정착되어야 한다. 
 
가공할 만한 불편한 진실이 횡행하고, 아무도 지켜주지 않는 험한(?)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각자도생의 마음으로 가장 먼저 깨어나야 할 대상은 바로 개인 자신이 아닐 수 없다.
 
자,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가공식품 사진.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