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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캐년 (싸우스 카이밥/브라이트 엔젤 트레일) 백팩킹

by 파피 posted May 03,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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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님의 원정 산행 공지를 보니 갬성빼면 시체인 파피인지라 2018년 4월 아이 학교 봄 방학때 다녀온 그랜드 캐년 백팩킹이 생각나서 구글 사진첩에서 사진을 다시 들여다 보았어요. 

베산에 Rim to Rim하신 분들이 몇 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감히 그런 분들 앞에서 싸우스만 다녀온 제가 후기를 쓰는게 그렇긴하지만 그래도 예쁘게 봐 주세요~

 

그랜드 캐년 바닥, 콜로라도 강가에 있는 bright angel 캠핑장에서 이박삼일 백팩 메고 가서 캠핑했어요. south kaibab 트레일 타고 7시간 내려갔는데 그때는 아무래도 아이가 어려서 (당시 3학년) 내리막길임에도 불구하고 속도가 안 났던 거 같아요. 돌아올 때는 인디안 가든을 경유하는  bright angel 트레일을 타고 올라왔어요. 당시는 백팩킹 경험도 많지도 않고 무릎도 안 좋은데 배낭을 메고 내려갔다가 올라오는 것에 대한 부담이 크기도 했고, 또 캠핑장을 떠나던 날은 전날 마신 아이스티의 카페인때문었는지 밤새 뜬 눈으로 지새우고 새벽 일찍 출발한터라 과연 비지터 센터까지 9마일 업힐 행군을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많이 했는데 돈주고 배낭은 노새에게 보내고 우린  배낭 없이 올라가서 그런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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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 케밥 하이킹 트레일이 상당히 가파라요. 길은 더 짧은 데도 불구하고 내리막 길이  오르막 길 보다 더 오래 걸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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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새를 타고 팬텀랜치에서 다시 위로 돌아가는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여행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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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씨--

2018년 4월 첫주였는데 Rim(비지터 센터, 마켓, 식당, 랏지들이 있는)은 저녁에는 꽤 쌀쌀했고요, 낮에는 긴팔 옷 정도의 날씨였고 하이킹하면서 내려가면서는 완전 여름 날씨였어요. 브라이트 엔젤 캠핑장은 저녁에는 얇은 긴팔이 필요한 날씨였고, 해가 나는 시간은 한여름 날씨고요. 날씨는 꼭 가시기 전에 직접확인하시고 가세요. 저희는 림 날씨가 춥다고 해서 반팔을 많이 준비하지 못해서 그게 아쉬웠어요.

 

 

  • 일정 --

퍼밋은 보통 6개월에서 1년전에 미리 신청들을 많이 한다고 하더라고요. 저희는 가자고 생각하고부터 (이삼개월전) 체크했는데 퍼밋이 없었고요 팬텀랜치 도미토리 퍼밋은 가는 날이 가까울 수록 하나둘씩 나오긴 했는데 신용카트 정보랑 다 입력하고 최종단계에 이르면 계속 에러가 나더라고요. 혹시나 하고 레인저 스테이션에 전화해 봤는데 스프링 브레이크가 막 시작되기 때문에 아직 본격적인 성수기는 아니다 일단 와서 기다리면 퍼밋을 받을 확률이 크다고 하길래 무작정 갔어요.

 

일요일 12시 반쯤 도착했는데 퍼밋을 발행하는 백 컨튜리 오피스가 공교롭게도 한시까지 점심시간이라 문을 닫아서 삼십분을 꼼짝없이 기다렸어요. 그래서 받은 대기번호 4번. 다음날 아침 8시에 오면 퍼밋 여유분이 있는지(취소한 사람이 있으면) 알 수 있다고.. 만약 퍼밋을 받으면 퍼밋 받은 다음날 출발이예요.

브라이트 엔젤 건물 안에 있는 팬텀랜치 카운터에 갔더니 거기서도 도미토리 예약을 받더라고요. 혹시 몰라 예약을 했어요.

 

다음날 팬텀랜치 카운터에 갔는데 당일 자리가 없다고 해서 화요일 도미토리 예약을 또 걸어놨어요. 예약번호 1번.. 그리고 백컨튜리 오피스에 갔더니 운좋게 화요일 퍼밋이 나와서 이박삼일 퍼밋을 받았어요. (요약하자면 일요일 한시에 퍼밋 대기번호 받고, 월요일 아침8시에 퍼밋 받고, 화요일/수요일 캠핑하고 목요일에 다시 올라왔어요) 월요일은 hermit's rest(하이킹 트레일이 길이 좀 험난하더라고요)쪽에 가서 하이킹 좀 하고요 이것저것 캠핑준비하고 하면서 하루를 보냈어요.

 

화요일 아침 백컨튜리 오피스 옆에 있는 파킹 랏에 차 주차하고요 (회사 컴퓨터 백이 차에 있어서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차 안의 물건들은 무사하더라고요) 8시 출발 셔틀 버스 타고 사우스 카이밥 트레일로 가서 거기서 내리막길로 캠핑장까지 갔어요. 셔틀 안에서 만난 20대 커플이 자기네는 팬텀 랜치에서 하루 자고 올라올 생각인데 당일 아침 여섯시반에 도미토리 퍼밋 받고 8시 버스로 내려가는 길이라길래 우리 거기 대기 일번이었다 했더니 거기서 우리 이름을 첫번째로 세번이나 불렀다고 하더라고요. 자기네가 대기번호 8번이었는데 다행히 7팀이 다 안 나타나서 운 좋게 됐다고. 팬텀랜치에서 머물면서 저녁과 조식까지 예약했다고 옷이랑 물만 넣은 가벼운 배낭을 메고 내려가는데 부럽더라고요. 그팀은 자기네는 차라리 둘이 텐트에서 캠핑하고 싶었다고 우리를 부러워하고. 저녁이 한끼에 40-60불정도 해요. 물품을 다 노새를 이용해 조달해야하니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지만 하루이상 묵기엔 경제적 부담이....  캠핑장 도착 시간이 3시반이 좀 안된 시간이었어요. 

 

캠핑장에 도착해서 텐트치고 팬텀랜치에서 운영하는 캔틴에 가서 얼음 가득한 $4.5짜리 미닛메이드 레몬에이드 한잔하는데 완전 천국이 따로 없더라고요. 캠핑장 주변을 둘러보며 하루를 마무리 했고요 다음날은 캠핑장 근처에 오버룩 하이킹 코스(왕복 3시간정도)를 돌아봤는데 그랜드 캐년을 만든 콜로라도 강과 전날 마지막에 힘들게 내려온 하이킹 트레일을 한눈에 볼 수도 있는 정말 예쁜 하이킹 코스였어요. 오후에는 잠깐 콜로라도 강가를 따라 River trail 하이킹도 하고요.

 

마지막 날 9마일을 오르막 길로 올라와야하는데 4.5마일인가 지나면 더 이상 물이 없어서 물을 다 짊어지고 와야한다.. 전에 보스턴 마라톤은 완주했던 20대 여성 분이 충분한 물 없이 그랜드 캐년에서 하이킹하다가 길을 잃었는데 물이 없어 결국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등의 얘길 들으니 겁이 나서 남편과 저의 배낭을 노새 서비스 편에 들려 보내고 우리는 물과 점심만 짊어지고 올라가자 했어요. 짐 하나에 30파운드까지 올려 보낼 수 있는데 가격은 $75불이요. 새벽 4시에 일어나(사실 저는 잠을 한숨도 못 잤어요 ㅠ.ㅠ) 준비를 하고 노새가 싣고 갈 짐들을 부치고 캠핑장을 떠난 시간이 새벽 6시 15분.. 9마일을 걸어 림으로 다시 올라온 시간이 낮 12시. 해지기 전에 림에 올라올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는데 왠 걸.. 그간의 걱정이 되려 허무하더라고요. ㅋㅋ   짐을 노새편에 보낸 덕에 쉽게 올라 올 수 있었던 같아요. 저희가 올라온 날은 다행히 아침에 구름이 많이 껴서 많이 덥지도 않았고요. 마지막 2마일인가부터 본격적으로 햇볕이 따가와서 힘들었는데 그 외 구간은 별로 힘들지 않았어요. 물론 가지고 온 물의 1/3도 다 안 마셨다는.. 다 짊어지고 내려가고 올라가고 고생만 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