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lf Dome 무사히(?) 다녀왔습니다. 제 인생에서 정말 잊기 어려운 산행이 된것 같습니다. 나름준비는 했지만 참 시행착오가 많았던 산행이었습니다.
1박2일의 마지막 6시간은 악몽같은 시간이었지만 다음에 갔을때 똑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으려 저 자신에게 후기를 남겨 둡니다.
무엇보다 사고없이 무사히 하프돔 산행을 마쳐주신 회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5/12(금)
새벽 4시 기상후 5시에 집에서 나왔슴. HWY 140번으로 갔는데 막히지 않으니까 8시 30분경에 Wilderness Center에 도착할수 있었음.
물이 많을거라 예상은 했지만 그 물들로 인해서 Valley는 곳곳이 침수로 피해를 입고 도로가 막혀서 우회도로가 많았슴. 퍼밋픽업후 이날 산행 예정지인
요세미티 포인트 집결지에는 9시 30분 도착. 같이 산행하기로 한 회원님은 일이있어 10시30분경 도착예정이란 메세지가 카톡에 뜸.
시간이 한시간이상 남아서 혼자 Valley Loop Trail로 El Capitan방향으로 산행을 하던중 강물이 넘쳐서 트레일이 잠겨 버렸슴.
Swing Bridge도 물에 잠겨서 North와 South의 연결이 막혀버렸슴.
같이 가기로 한 회원님은 10시 40분 까지 기다리다 오지 않아서 혼자서 산행.
산행말미에 만날수 있었슴. 회원님은 요세미티 포인트까가 갔다오시라 하고 나는 예정대로
산행을 마치고 Backpacking Campground에 이동후 짐을 풀었슴. 여기서도 물이 넘쳐서 Campground가는 길이 흙탕길에 고생 다행히 갈수는 있었슴.
다른 회원님들도 우여곡절을 겪은끝에 밤 10시반경에 다들 도착후 다음날 산행을 위해 취침.
5/13(토)
새벽4시 기상후 5시에 Happy Isles에서 출발하는것이 계획이었지만 길벗님께서 아침에 땅콩밥을 해주신대서 든든하게 땅콩밥으로 배를 채우고
이런저런 이유들로 7시에 Happy Isles 다리에서 부터 산행시작. 올라갈때는 백팩베낭을 지신 회원님들을 고려해서 John Muir Trail로 가자는 길벗님의
제안에 나도 John Muir Trail구간은 처음이라 선택해서 가보았는데 잘한 선택이었슴. Vernal Fall의 운무를 피할수 있었고 Mist Trail에 비해서 완만한 구간이
많아서 하이킹이 한결 편했슴. 이후 LYV까지 11시쯤 도착해서 우려한거 보다는 빨리 도착할수 있었슴. 여기서 하프돔 등반준비를 마치고 서브돔 아랫부분까지는
다소 힘들어 하는 한 여자Guest를 빼고는 비교적 별탈없이 도착.
아뿔싸 그런데 여기서 부터 계획과 어긋나기 시작.
-한 회원님은 내가 챙겨준 워키토키를 백팩베낭에 두고 와버림. 즉 회원들과 떨어질 경우 통신수단이 사라져 버림.
-그 회원님은 가지고 온 휴대폰 베터리가 죽어간다면서 내가 챙겨온 외장베터리와 연결케이블를 빌려줌.
(이것이 나중에 나한테는 치명적인 결과로 돌아옴.)
-눈산행에 대한 준비를 했어야 하는데 한회원은가져온 스파이크도 차에다 두고, 다들 하이킹 폴도 챙겨 오지를 않음.그나마 다행스럽게
FAB님이 스파이크를 세켤레 챙겨서 두분의 여산우께 한켤레씩 주고 한켤레로 한짝씩 나누어 차고 서버돔까지 산행.
(산행공지에서 안전에 관한 준비 잘하라고 그렇게 신신당부를 했건만 무겁다는 핑계로 빼버리고, 무엇보다 소중히 챙겨야 할 무전기도 빠뜨리고 ..)
이런 상황에서 서브돔앞에 왔는데 예상보다 많이 쌓여있는 눈으로 하프돔 밧줄산행은 힘들겠다고 개인적으로 결론. 그러구 여기서 한가지 착각를 한게
서브돔을 하프돔 케이블구간으로 오해를 해서 케이블이 눈에 파묻혀서 못간다고 생각했슴. 실제로는 그 구간을 넘어가면 케이블이 시작되는 구간이었슴.
이때가 13시 30분경 시간은 적당했지만 앞에 쌓여있는 눈이면 회원님들 준비상태보니까 사고의 우려때문에 밧줄산행은 하지말자고 했지만
다들 가겠다고 우김. 그러구 내가 챙겨온 스파이크 빌려주고 올라올때 탈진해 보이던 여성 Guest도 짐이며 옷이며 일부남겨두고 하프돔을 향해 산행
강행.
---여기서 부터 악몽이 시작.
하프돔 산행종료를 오후 세시로 잡고 그 얘기를 했으니까 그때 까지는 오겠지하고 또 남겨둔 짐이 있으니까 그냥 회원님들 산행을이 끝날때 까지 기다리자
마음먹고 기다림. 4시가 되어도 오지않고 슬슬 걱정이 되기시작... 내려오는 사람들 한테 물어보니까 위에 사고났단 얘긴없으니까 혼자 마음 조리면서 기다림.
일행들은 다섯시가 넘어서 내려옴. 늦게라로 직접 올라가볼까 생각하니까 스파이크를 빌려줘버림. 더구나 밑에서 짐때문에 가지도 못하고 기다리는 사람에 대한 배려도 없이 하프돔 산행을 하는 회원님들이 무척 야속한 한편 아무 사고없이
내려와주길 간절히 바람. 해피아일까지 내려가는데 최소 4시간은 걸릴텐데 야간산행에 대한 걱정이 되기 시작..
---악몽의 5시간 전주곡...(내 인생에 두번 다시 겪고싶지 않은 기억)
회원님들에 대한 야속함, 하산길에 맞게될 야간산행에 대한 걱정등의 복잡한 심정으로 혼자서 하산 하기로 결정.
여기서 좀 냉정을 되찾았어야 했는데 평정심을 잃은 상태로 회원님들과 bye bye하고 하산시작.
여기서 문제 발생. 올라올때는 하프돔만 보고 그 방향으로만 오면 되니까 트레일에서 좀 벗어나도 괜찮았는데 내려갈때는 트레일이 눈때문에 제대로 보이질 않음. 올라올때 트레일이 스위치백으로 있었으니까 아래로 내려가다 보면 트레일을 만날거라 생각하고 물소리 나는 쪽으로 하산. 여기가 저의 중요한 실책이었슴. 가도가도 트레일은 나오지 않고 스맛폰을 꺼내서 google offline map을 꺼내서 방향을 잡으려 해도 점점 더 미궁속으로 빠져버림. 주변에 사람도 안보이고 기댈데라고는 휴데폰의 앱뿐인데 이또한 배터리가 30%가량. 여분의 배터리가 있었지만 케이블을 다른 회원님께 빌려 줘버림. 어둡기전에 트레일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휴대폰의 앱은 현재 내 위치가 트레일에서 벗어난건 보이는데 제대로 트레일로 안내를 못해주고 나는 점점 더 헤매게 됨.
이 상황에서 든 생각은 물길따라 같이 내려가다 보면 vernal fall이나 nevada fall이 나오겠지 하고 물길따라 하염없이 아래로 아래로.. 간간히 구글맵으로 현재의 내 위치만 확인.
이때 마주친 한줄기 빛. 맵에는 보이지않는 트레일의 흔적. 그래 저 길을 따라 가다 보면 길이나오겠지 하고 가는데 그 길 또한 제대로 된길이 아니라 가다가 방향을 잃음. 이때는 참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면서 내가 조난사고의 주인공이 되겠다 싶었음. 이때의 내 위치를 확인해보니 Liberty Cap과 Half Dome사이의 Merced River의 물길 근처. 구글맵에 vernal fall은 보이는데 거기 가는 길을 못찾고 헤매고 있는데 만난 한줄기 빛.
웬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 한분이 내가 헤매고 있던 이름모를 길위에 있슴. 멀리서 고함쳐서 도움을 요청. 내 사정을 설명하고 가시는 길을 물으니까 valley로 간다고 해서 동행을 부탁. 이제 살았다 하는 안도감에 그분 꽁무니에 껌딱지가 되어서 따라감. 가면서 이런저런 얘기 물어보니까 fremont에 사는 69세의 이태리 출신의 할배. 초라한 day pack하나에 반바지 차림으로 이름도없는 하이커들이 만든길로 홀로 산행에서 하프돔의 diving board를 다녀오는 길이라고 함.
그 분의 껌딱지가 되어서 1 시간 가량 이름모를 길을 가다보니 마침내 제대로 닦여진 JMT트레일이 나옴. 위치는 네바다폭포와 LYV사이에 있는 자세히 보지 않으면 보이지도 않는 이름 모를길.
안도감에 같이 30분 정도 가니까 네바다폴근처의 화장실앞. 이때쯤 어둑하기 시작. 그래도 아는길 이라는 안도감에 그분의 껌딱지는 이제 그만하고 혼자 가기로..
아뿔싸 여기서 또 한번 나의 실수. 그분의 껌딱지로 Valley까지 갔어야 하는데 아는 길이고 그분도 혼자 다니시는걸 즐겨 하시는 분 같아서 그냥 보내드리고 혼자서 네바다폴에서 버날폴까지 헤드렌턴 불빛에 의존해서 가기시작..
또 여기서 한번더 위험한 상황발생. 깜깜한 밤중에 헤드랜턴만 의지해서 네바다폴에서 버날폴쪽으로 가다 트레일을 두어번 벗어났슴. 깜깜한 밤중에 헤드랜턴만 가지고 제대로 트레일위를 혼자서 걷는거는 너무 위험. 길이 제대로 보이지도 않고 엉뚱하게 트레일을 벗어나기가 너무쉬움. 이렇게 몇번을 트레일을 벗어나고 미끄러운 젖은돌길위에서 넘어지고 자빠지길 반복하면서 버날폴 물소리를 향해 전진. 가면서 또한번 트레일을 못찾고 헤매는데 보이는 한줄기의 빛.
버날폴을 지나서 백팩킹을 하면서 텐트를 치고있는 헤트라이트 불빛.
그 일행에 물어물어 버날폴 계단구간에 도착. 거기서 부터는 폭포물길로 나오는 빗물을 알면서도 판초를꺼낼 여유가없슴. 미끄러운 바위위를 몇번이나 넘어지고 자빠지면서 헤드렌턴에서 나오는 한줄기 빛으로 트레일을 벗어나면 안된다는 일념으로 물에빠진 생쥐가 뭍으로 헤엄쳐 나오는 심정으로 어찌어찌 버날폴아래 식수보충 수돗가 도착.
이렇게 우여곡절끝에 해피아일 파킹랏까지 가니까 10시 40분경. 이제부터는 집에 가는길이 걱정.
내일이 Mother's Day인데... 내일 교회 빼먹으면 날아올 비난의 화살에 정신이 번쩍. 내가 위에서 길잃고 헤맬때 보네준 구원의 천사도 내일 교회가는 길로 인도 해주는 하나님의 손길 이겠다 시퍼 허기와 졸리움을 참으면서 집에 도착하니 새벽 두시반. 와이프 걱정할까 아무일 없이 즐겁게 산행하고 돌아온 표정으로 자는 애들 볼에 뽀뽀...
샤워후 새벽세시가 지나서 마시는 시원한 맥주 한모금.
안전불감증에 걸린 회원들과 산행한것이 후회도 되고 화도 많이 났지만 누구 한사람 사고없이 무사히 집에 돌아감에 감사 하면서 산행종료.
트레일을 제대로 찾지 못한 위기상황에서 평정심을 잃고 헤맨 나 자신에 대해 자책. 이날의 경험은 소중히 간직하리라 다짐.
하프돔산행은 이제 그만 하리라...
어두운 밤길에 한줄기 빛이 되어서 저를 인도해준 헤드렌턴.. 그전날 충전 안했어면 생각만 해도 끔찍..
헤드렌턴님 감사하모니다....
저를 구해주신 수호천사 Marco할배님.
감사합니다.
산행중 찍은 사진들:
http://naver.me/xPxy6nTD
동영상:
http://m.blog.naver.com/yunghokoo123/2210075442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