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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T#3 - Echo Lake - 일요일

by 아싸 posted Aug 2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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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의 해도 어김없이 솟아 오른다.
가끔 이런 생각도 해 본다. 해가 돋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이런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한테 하면 한심한듯 쳐다본다. 그래서 항상 입 다물고 있다.

오늘의 일정을 결론적으로 말하면 아직까지 이렇게 황홀한 비경을 본적이 없다.

출발 하자마나 처음 만난 그리고 수지님을 꼭 빼어 닮은 Susie Lake.
역시 베어님은 뛰어 드신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지나다닌 모든 lake 에 입수 하셨단다. 헐~~~.
여성스런 Susie Lake을 지나고 나면 남성미 넘치는 Heather Lake.
어김없이 베어님께서 Heather Lake 중간에 위치한 섬까지 수영해서 다녀 오셨다.
그리고 그 섬을 베어섬 이라고 이름 지으셨단다. 크~~~.
그 후에 등장하는 Lake Aloha. 여긴 또 전혀 다른 분위기다.
이때부터 또 다시 발목이 아파졌기 때문에 사진도 많이 못 찍고 그저 욜씨미 걸었다.

Lake Aloha를 지나고 나니 식사를 하고 계신 앞팀을 만날 수 있었다.
함께 식사를 시작 했는데, 난 영~~ 식욕이 없다.
선비님께서 진단 하시길 불치병에 걸린것이 틀림없다고 하셨다.
나도 그때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나중에 하비님 식당에 도착한 이후에 불치병이 아니란것을 확인했다)

앞팀은 식사를 마치고 먼저 출발 하신다.
내 걸음으로 뭉기적 거리면 분명 나중에 축~~ 쳐질거 같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일찍 떠나려고 앞팀을 따라 나섰다.

머~~~~ 얼마 안가서 앞팀과의 거리는 멀어졌고 그때부터 나는 홀로 Echo Lake 까지 걷게 되었다.
뒤에 오시는 분들과 거리를 좁히면 안된다는 일념으로 나름 욜씨미 걸었다.
Echo Lake 거의 다 와서는 뒤에 오시던 분들과 모두 만났다.
지금 생각에 일찍 출발해서 그나마 시간이 맞은것 같다. 다행이다.

뒤에 따라 오시던 산님과 만날때쯤 또.... 그.... 랜저를 만났다.
이사람 우리를 보자마자 '마이클 초이'를 찾는다.
앞서 갔던 팀이 이름을 말해 주었다 보다. 펄밋 검사를 받았고 난 자진해서 펄밋을 보여 주었다.
그리고 난 팀장(?)이고 내 뒤로 8명이 온다고 말해 주었고...
아.... 랜저 노이로제 걸렸다. 이사람들 친절한척 하면서 계속 펄밋 보여 달랜다.

드디어 마지막 2마일, 배를 탄다. 우~~~~히.
배를 타서 좋은게 아니라, 걷지 않아서 좋은거다. ㅋㅋㅋ.

파킹장까지 왔다. 앞팀은 1시간 반 넘게 일찍 와 있었다고 한다. 충분히 그랬을꺼다.
선착장에서 파킹장까지 차 쥔들이 가져 오란다. 다른 사람들은 쉬고... 그건 좋은데...
내가 키를 어디다 둿는지 도무지 생각이 안난다. 한분 두분 차를 가지러 올라가신다.
초초 하다. 키를 잃어 버렸으면 어쩌나???
백팩을 이 잡듯이 뒤졌다. 순간 생각이 났다. 
카메라 지갑에서 카메라를 빼고 그 자리에 키를 넣어 두었던 것이... 휴~~~ 다행이다.
아마도 내가 그렇게 긴장 하고 있었던것은 아무도 몰랐을꺼다. 

3박 4일의 산행은 끝났다. 그리고 하비님 식당에 모였다.
파킹장에 차를 대고 있는데.... 권태기님께서 급한 전화를 받으시는가 보다.

대화를 조금 하시더니 나에게 넘겨 주신다. 전화기 넘어서 베어님 목소리...
보조 운전석 쪽의 앞 타이어가 터져서 지금 하이웨이에 서 계신단다. 엥~~~?

말씀 해 주시는 위치로 나 혼자 픽업을 갔다.
가 보니, 생각보다 사고가 컷다. 단순히 타이어 바람 빠진것이 아니고 아지랑님 표현으로 타이어가 폭발한것 같다.
수지님은 AAA 부르고 계셨고, 나와 베어님은 일단 짐을 내 차로 옮겨 싫었다.

1차선에서 사고가 났는데... 정말 침착하게 갓길까지 차를 잘 빼신것 같다.
베어님 말씀으로는 아짐 두분이 훨씬 침착 하셨다고 했다. BAC 아짐들은 뭔가 있는거 같다.

수지님과 베어님은 AAA 차량을 기다리기로 하고, 옮겨실은 짐들과 아지랑님을 모시고 하비님 식당으로 왔다.

들어가 보니 이미 식사가 끝난 분위기다. 근데...
남아 있는 음식들을 보는 순간, 난 갑자기 정신을 잃었다. 무의식중에 무지하게 먹었다.
불치병에서 해방되는 순간이다. 방금 사고 차량 보고 온 사람 맞나???

대충 허기가 지난 후에 정신이 돌아왔다. 그리고 수지님과 베어님도 오셨다.
허겁지겁 먹어댄 나 자신이 미안해 진다. 인간은 참~~~ 자기 중심적인 동물이다. 난 나 자신을 보면서 매번 느낀다. 쩝...

큰 사고로 이어질수도 있었던 일이 그 정도로 마무리 된것에 정말 감사한다.
그러고 보니 감사 할 일들이 한둘이 아니다. 
지난 3~4일을 돌아보니 힘들다고 생각했던 순간순간들이 다시보니 감사의 순간들이다.

이제 산행일기를 마쳐가는 지금, 시간 밖에서 시간속을 들여다 보는 그 눈길을 느낄 수 있다.
그러기에 인생은 살 만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이해 할 수 있기에 감사가 생기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