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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27 16:14

Morgan Territory 밑창사건

https://www.bayalpineclub.net/trail_log/171280 조회 수 2751 추천 수 0 댓글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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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gan Territory.JPG

파킹장에서 차문을 열고 느끼는 싸늘한 첫 느낌…
겉옷이 부실(?)한 아싸는 베어님의 임시 자켓이 없었으면 아예 산행을 시작 할수도 없었을 것이다.
 

산악회 기록상 처음 가는곳이라는 [Morgan Territory Regional Preserve]
발 수술을 했었던 마눌과 새끼덜 둘이 함께 하기에 구굴 3D 까지 보면서 미리 길들을 살폈었다.
고도는 심하지 않아 보였고, 몇일전 비들로 인해서 진흙은 예상할 수 있었다.
마눌과 애들은 방수 신발을 가지고 있는데, 정작 내가 걱정이었다.
아버님의 등산화가 순간 머리에 스친다. “하루 빌려 신어야지…”
통가죽으로 만들어서 멀쩡해 보였던 그 등산화는 오늘 고행의 시작이고 또한 감사의 마침이었다.

 

밑창이 통째로 떨어져 나간것도 모르고 “이상하다… 왜 왼발이 축축하지?” 하면서  열심히 카메라 셔터만 눌렀었다.
오르막을 오르며 계속 미끄러 지면서 그제서야 왼발의 실상을 보게 되었다.
붕대를 감아주시던 새딕님께 감사하면서도 이것이 과연 나머지길들을 버틸 수 있을까? 반신반의.
그러나 그것이 없었다면 …. 상상도 할 수 없는 산행이었다.


아직 반도 못 왔기에 열심히 식사 장소를 향한 한걸음 한걸음 그러나 이건 또 뭔일???
내 뒤를 챙겨 주시던 이른비님 왈 “오른쪽 밑창도 덜거덕 거리네요?”
“허걱, 이제는 붕대도 없는데… 어쩌란 말인가?” 이른비님은 한참 앞서 가시던 베어님을 호출.
베어님 전선(?) 다루는 솜씨는 그야말로 전투적^^. 오른발은 든든했다.

 

그때부터 점심식사 장소까지 어떻게 갔는지… 그 황홀했던 경치가 아니었으면 주저 않았으리라.
신발안의 살들이 까져서 한발짝 한발짝이 고통이다.
배는 고픈데 밥먹을 정신도 없다.그냥 어떻게든 고통없이 산을 내려갈 수만 있다면…
점심후에 본격적인(?) 수술이 시작 되었다.
맥가이버 본드님의 돗자리와 한솔님의 따뜻한 양말 베어님의 비상약통 그리고
새딕님의 능숙한 솜씨는 하나로 어우러져서 양쪽발의 수술을 마쳤다.
고통이 훨씬 덜 해졌다. 그러나 밑창이 없으니 미끄럽기는 마찮가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게 어디야… “
역시 손오공을 교육시키는 방법은 간단하다. [현재의 감사를 알려면 더 큰 고통을 맛보게 하라!]

 

하산길… 요번에는 둘째넘이 발이 아프다고 징징거린다. 신발이 너무 커서 발이 신발안에서 노는가 보다.
요번에는 수지님의 팔뚝 보호천이 붕대 역할을 한다. 역시 시술은 새딕님.
금새 좋아져서 삼순이 찾아가는 둘째넘의 뒷모습에 만감이 교차한다.

 

두팀으로 갈라졌지만, 내가 속한팀은 산속의 또 하나의 다른산을 본다.
파랗게 펼쳐진 하늘만 있는줄 알았는데, 개울을 끼고 도는 초록의 나무들과 바위들도 있었다.
출발지로 돌아오고 나서야 같은 파킹 장소인줄 알았다.
“안개가 이렇게 사람눈을 다르게 만드는구나….”

 

산행중 잊었던 추위는 도착지에서 되살아 났다.
그러나 요번에는 봉우리님의 400개가 넘는 만두가 기다리고 있었다. 베어님의 국물을 포함해서…
비록 차디찬 바람이 우리 사이를 갈라 놓으려 해도 뜨끈한 국물과 음식이 있으니 더욱 들러붙는 [베이 산악회].

 

이렇게 해서 ‘고생의 시작’이었던 밑창 사건은 ‘감사를 발견’하는 귀중한 이벤트로 마무리 된다. 
마지막으로 신발 때문에 뒤쳐져 있었기에 봉우리님을 비롯한 몇분들의 사진을 많이 찍어 드리지 못해서 죄송한 마음이든다.
 

PS) 사진들은 정회원방에 올립니다. 준회원님들은 열심히 산행하셔서 나중에 정회원방에들리세요…

  • ?
    sadik 2013.01.27 16:29

    수고 많이 하셨어요.

    제대로 된 신발 신고도 힘든 산행길이었는데...

  • ?
    bear 2013.01.27 18:57

    아! 나이팅게일의 모습. 너무나 보기 좋았습니다.
    감사드리고 자주 뵙기를.

  • ?
    본드 2013.01.27 20:56
    x2
    전문가의 준비성, 자신있는 처리가 역시 많은 안심이 되더군요. 산행이 다 끝나도록 끄떡 없었구요. 더불어 감사 드립니다.
    아, 베어님의 수준높은 전기(?)공사도 인상적이었어요. ^^
  • ?
    Sunbee 2013.01.27 16:59

    고생 많았습니다.
    어려운 산행이였는데, 끝까지 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여기 저기서 반짝이는 횐님들...
    어려울때는 더 큰 힘이 됩니다.  

    춥고 진흙으로 지친 몸이지만,
    따뜻함을 느끼며 돌아 왔습니다.

    한주 잘 추스리시고....
     
    시유순 

  • ?
    bear 2013.01.27 18:59
    아싸님 정말로 고생하셨습니다.
    다른 환님께 누를 끼치지 아니하려고 그힘든길을 무사히 마치셨네요.
  • ?
    bear 2013.01.27 21:09
    원래 이런경우에는 밑창을 버리지 말아야하는 아쉬움이 있었어요.
    왜냐하면 밑창을 그대로 묶고 그위에다 양말을 신으면 조금은 덜 불편하지않았나...
    다음에 이런경우가 발생하지말아야 되겠지만 혹 발생하면 꼭 keep하시기를.
  • profile
    아리송 2013.01.27 21:53
    맞네여. 그생각을 못했네여. 떨어진 밑창을 대고 붕대를 감았으면 조금더 나았을텐데, 우리모두 명심 합시다. 저는 한게 없어서 너무 지송 하네여.
    삼순이 챙기느라.. 핑계지만...
  • ?
    sky 2013.01.27 22:00
    하실 일이 있네요, 아리송님!
    6편...
  • ?
    본드 2013.01.27 22:02
    그러게요. 밑창이 어디 갔을까 잠깐 궁금했었네요. 플래스틱 수통을 반으로 잘라 대어 볼까 잠깐 생각하긴 했었는데 사디크님이 워낙 잘 처리를 하셔서 수통을 희생양으로 삼을 필요는 없었지요. ^^
  • ?
    리아 2013.01.27 21:14

    아싸의 힘든 산행길을 가볍게 만들어 주신Sadik님 감사하고 늘 함께해주시는 본드님과 베어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 ?
    본드 2013.01.27 21:59
    아, 리아님 이름을 보니까 생각이 나서 답변합니다.
    미국에서 머리카락을 기부하는 곳은 Locks of Love 더군요. 저도 이름을 보는 순간 기억이 났습니다.
    10 인치 이상, 회색이 아니면 OK, 자르신 후 땋거나 포니 테일로 묶어서 보내면 됩니다. 영문 안내는 이 곳에. 유튜브에 기부자의 동영상이 아주 많습니다.
    한국에서도 소아암환자들을 위해 가발을 만들어 주는 프로그램이 있더군요. 파마는 하지 말고 25 cm 이상으로 30 가닥 이상이랍니다.
    이런 모습 보고 자랄 리아님 아이들이 행복하겠네요. Kudos!
  • ?
    리아 2013.01.27 23:10

    역시 본드님이십니다.  정보감사 합니다.  이제 시간내서 일년 동안 열심히 기른 머리 자르러 가야겠습니다.

  • ?
    자연 2013.01.27 22:31
    아~차~~아싸님 신발하고 내머리 스타일하고 사진 찍어놀껄`~~(산행전 산행후)
    이정표로 묵어놓은 핑크리본이 깔창 묶는걸로 요긴하게 쓰일줄이야~~
    엣날엔 짚신을 여유로 매달고 다녔는데~
    # 저의 막내 아들이 머리를 도사님 처럼 길게 길러서 그게뭐냐 깍아라 잔소리하다가
    길러서 암환자들에게 도네션 한다네요
     후론 잔소리 안했더니 벌써3 번이나 보냈더군요 가끔 빡빡이가 된답니다 자랑스런 내새끼!

     
  • ?
    본드 2013.01.27 23:13
    짚신 emoticon
    막내 아들 emoticon
  • profile
    아리송 2013.01.27 23:08
    아싸님 아버님께서 그 깔창밑에 100불짜리 지폐한장씩을 양쪽 깔창에 묻어 두지 않았을까 시펀 생각이 퍼뜩 지나가네여. 아니면 그렇게 쉽게
    나갈리가 없을 텐데....
  • ?
    본드 2013.01.27 23:13
    100불짜리 지폐emoticon
  • ?
    아지랑 2013.01.27 23:27
    아싸님의  " 신발깔창 고행길" 을 회상하는 기념으로 
    Morgan Territory 에 4월 초쯤 해서 함 다시 가보지요.
    그때는 이곳의 땅도 마르고 야생꽃도 피는 철입니다.
  • ?
    아싸 2013.01.29 02:48
    이상하다... 아지랑님글에 왜 댓글을 못했을까....?
    4월 call. 비록 지뢰밭일 지라도, 야생꽃 찍으러....
    그리고 그때까지 밑창이 흙속에 묻혀 있으면 기념으로 주워오고 ㅋㅋㅋ.
  • ?
    sadik 2013.01.27 23:42

    근데 깔창은 어디 있어요?emoticon

  • ?
    아싸 2013.01.28 00:50

    첫번째 깔창은 사진 찍느라고 잃어버린지도 모르고 계속 그냥 걸었고,
    두번째 깔창은 사진으로만 남기고  진흙속에 묻어놓고 그냥 걸었슴.
    베어님 오시기 전까지 오만가지 상상을 하면서 지옥에 있었슴.

  • profile
    FAB 2013.01.28 09:54
    깔창 하나는 Miwok Trail 중간에 있는 철문 아래쪽에 있습니다.
  • profile
    아리송 2013.01.28 00:36
    이게 뭔 내용에 대한 답글이었는지 저도 기억이 없네여. 삭제 할랬더니 아래 댓글이 있어서 수정.
  • ?
    본드 2013.01.28 01:26
    이게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는데 딱히 내용 없이 너무 많은 글을 올리는 것은 좀 줄여 갔으면 해요. 다 열어 보기에 시간이 걸리고 열어 보면 별 내용 아니고... 이러면 게시판에 싫증이 나게 되기 쉽습니다.
  • profile
    빵님 2013.01.28 02:19
    아싸님 어제 등산가서 영화찍으셨네요. 고생많이 하신것 같습니다.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 
  • ?
    한솔 2013.02.07 15:31
    완존 종군 기자님의 투지와 노고가 있었던 산행이었슴다 또한 나이팅 게일의 신속하고 협동 정신 희생으로 인하여 아무 부상자 없이 안전하게 마친 산행이었습니다 횐님 모두들 수고 하셨습니다 우린 어디를 간다 해도 " No Problem 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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