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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3 11:38

좋은 인연과 함께한 산행

https://www.bayalpineclub.net/trail_log/423350 조회 수 461 추천 수 0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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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토요일 아침이 밝았다.
이번 산행은 마음이 변할까 봐, 월요일에 일찍 참가의사를 밝히고 자주 들여다보니 ‘소라’님은 우중산행이 되더라도 무조건 "참석한다"는 말에 매우 믿음이 간다. 내가 약 6 년전 첫 비가 내리는 산행을 떠나던 날 ‘이즈리’와 나는 날씨를 탓하며 투덜대던 때를 생각하니 그분은 틀림없는 토요식구라 여겨진다. 혹시나 했던 우중산행은 뒤로 미루어지고, 갑자기 매워진 찬 공기가 옷깃을 여미게 한다.  추운 날씨도 떨쳐내고 모이는 흰님과의 산행에 자그마한 동질감을 느끼며 왠지 특별한 산행이 될 예감이 든다.

이번에 모이는 장소는 처음이지만, 예전에 그 부근에서 캠핑을 한 적이 있기에 그리 낯 설지 않다. 이 캠핑장은 집에서 제일 가까우면서도 머릿속에 오랫동안 기억이 되는 곳이었다. 오늘도 복잡하고 사람들의 내음이 듬뿍 젖은 시내(캐스트로 밸리)에서 나지막한 한 고개만 넘으면 갑자기 깊은 산중으로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을 느낄 수가 있는 이곳을 나는 매우 좋아한다. "지상에서 낙원으로" 가는 감정을 갖게 되는 것일까! 단 한 가지 길이 워낙 커브가 많으니, 혹시나 집사람이 임신 중만 아니었다면 좋겠다. ㅎㅎ

오늘은 2시간 이상 운전해서 오는 흰님도 많은데, 가까운 곳에서 지각하면 염치없어 보이겠기에 오늘도 넉넉한 시간을 갖고 집을 떠났다. 약간의 경사가 진 산등성이에 마련된 주차장에는 차가 열 댓대 주차할 수 있는 아름다운 곳에 벌써 6명의 "쌰크라 멘또"팀이 한 차로 와서 여성 흰님들은 차 안에서 같이 오며 못다 한 이야기 맛의 절정의 시간을 갖는다. 하비, 산지기, 햇님은 따듯해 가는 햇살 아래에서 반가히 맞아주며 남편들의 지시로 차안에서 나와 별볼일 없는 이에게도  반가히 인사를 나눕니다. 보고픈 얼굴, 그리운 모습들로 작은 주차장에 속속 모인 흰님들에게서 오클랜드산의 정기가 스며듬을 보았다. 많은 세월을 보내고, 마지막 달의 산행에서 건강히 마주한다는 것은 토요식구들의 축복이다. 오늘 산행 이외에 사정상 빠진 분도 많이 있지만, 머지않은 진달래, 개나리 피어나는 따듯한 봄날에는 우리 모두 모여 보기를 소원한다.

비좁은 파킹랏에서 인원 점검 시간이다. 초행길과 우중산행이 되는 것도 마다치 않는 소라님이 보이지 않는다. 길을 헤메는지도 모르지만 연락할 방법이 없었다. 간단한 점검을 하니 19명으로 출발이다. 워낙 길치인 나도 헤맬지도 모를 님이 애처로워 도로가에서 좌우를 살피다 마지막으로 쫒아갔다. 이 좋은 날! 꽁지를 놓치면 어떻게 하랴. 바로 위에서 나보다 산행경험이 많은 자연님이 화살표로 표시 하며 가기에 나도 덧칠로 선명하게 하고 올라갔다. 자연님이 몇 번의 시도로 포기한듯싶은데, 밑져야 본전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그려나갔다. 40여 분이 흘렀을까. 쉬어가는 시간에, 저 밑에서 소라님의 입장! 와~ 대박이다. 초행길인데 어떻게 찾아왔느냐고 물으니 화살표를 보고 찾아왔다고 가쁜 숨을 몰아 쉬며 말한다. 그러면서 내 놓은 간식은 브런치 타임에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든든한 간식이다.

샌프란시스코는 물론 새크라멘토를 훌쩍 지나 나오신 흰님들과의 이곳 산행길이 그곳에서의 산행과 같은 값진 하루가 되기를 바란다. 나는 생활하는 곳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먼 여행을 온 것 같은 착각을 하는데, 차가운 계절과 매운 날씨에 먼 곳에서 온 님들의 마음속에 해맑은 웃음이 깃들며 보람있는 하루를 만끽하고 동쪽으로 향했으면…

이른 아침 산의 기를 듬뿍 담아 걷는 길은 졸린 눈을 떨쳐 내고 나온 우리 만이 즐길 수 있는 특권이다. 산이 거기 있기에 오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이 있기에 오르는 것이 아닐까? 여유와 쉼표를 지니며 걷는 흰님들의 모습에서 어디서든지 함께할 수 있음을 느낀다. 그리고 이 순간이 간간이 기억되어 좋은 추억이 되기를 소망하며 걸으니 발걸음에 힘이 더해진다.
오늘은 구면보다는 초면이 많은 산행이기에 조심스럽다. 때로는 한국식 점잔도 빼고 때로는 친구 또는 동생같이 대해야 하는데 걱정이 앞선다. 베이산악회에는 일등병이 많이 없어서 심심하던 차에 얼듯 보기에 새로 입대한 ‘아리와 조나’ 그리고 ‘소라' 라는 일등병을 뵈었다.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일등병에게는 새로운 모임에서 푸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적어도 상병이 되기까지 더 많은 친절과 배려를 해주어서 편안하고 보람있는 공동체의 자부심을 품도록 이끌어 주어야 한다. 우리는 너무 많이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는 문화권에 살고 있음을 늘 기억하자. 그냥 지내다 보면 저절로 그 사람이 다가오는 시간은 항상 열려 있는 것이 아닐까. 혹시 젊은 일등병들에게는 부담될 수도 있으리라는 노파심에서이다.


우리가 언제까지 상병과 병장 만으로 지낼 수는 없을 것이다.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동생이 먼저, 형이 먼저” 문화를 활성화해서 40대의 흰님들이 많이 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이다. 뒤 돌아보면 적어도 몇 번은 낯 설은 모임에 첫발을 담았던 때가 우리에게는 여러 번 있었다. 그때에 누군가 다정하게 다가왔었다면 그 공동체의 모습이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게 될 것이다. 내 개인적으로는 나의 주위에 고마운 병장들을 많이 보게된다. 구세대에 속해 있지만 비슷한 연배인데도, 지나치게 신경을 써 주니 부담스럽기도 하다. 나만 듬뿍 받고 돌아본 그들의 모습에 미안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제 이쯤에서 두서없는 글을 내립니다. 오늘은 사람이 사는 내음을 듬뿍 느끼며, 집으로 향하게 하여주신 여러 흰님에게 고맙습니다. 먼곳에서 사랑과 정성을 가득 싣고 오신 햇님과 달님 의 처음 먹어보는 불고기 타코와 실에 바늘 가듯이 좋은 와인 까지 곁들어 주신 푸짐한 음식과 정성에 "고맙습니다."
너무 구면인 자연님은 구수한 국물을 곁들인 많은 어묵과 함지박으로 퍼먹어도 모자람이 없는 라면! 준비한 많은 양의 물과 라면을 되돌려 트렁크에 실어 주어야  하는 넉넉함.... 그 이외에 많은 분이 음료수(?)와 떡, 과일 캔디를 준비해 주셔서 풍족한 산행이 되었음을 감사드립니다.




P.S. 오늘 산행을 안내해 주실 산님이 부득이한 사정으로 함께하지 못한 아쉬운 마음이 있었지만 좋은 산행지를 선택해 주어서 고맙습니다. 또한, 대신해서 반장이 되어주신 이슬비님, 아지랑님도 Thank you.

집이 산행지 근처라 왔노라고 말씀은 하셨지만, 일부러 찾아주신 산악회에 원로이신 프리맨님과 예쁜 손주에게도 고맙습니다.
뒷플이를 함께 하지 못한 소라님괴 아리조나님 참석하여 주셔서 고맙습니다. 혹시 연배가 부담스러워도 그냥 어울리세요. 님들이 곧 이끌어나가야 할 베이산악회 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토요가족은 더욱더 편안한 식구가 되려고 노력 중입니다. 시간이 되신다면 언제나 참석을 환영하고 기다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총무님이신 베어님과 커피님의 감기도 빨리 완쾌되시기를 바라며 그 이외에 흰님들 모든 분께 인사를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  THE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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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 2015.12.13 15:26

    하느님이 보호하사 비 사이로 막가는일 없고  예쁘게도 토요산행 날씨는 쨍!

    간만에 비님이 듬쁙오셔서 새싹이 봉송 봉송, 물기맺혀 올라온 찐한 초록카펫을 걸어가면서

    하늘을 보니 구름이 쫙~~~~악 하얗게 예전에 엄마가 새솜을 틀어 깔아놓은것 처럼 온통 덮여 있었구요

    빗물에 잠 재워진 낙엽은 푹신한게 고체중을 가볍게 들어주는 역할까지 하구요

    걸을때 먼지도 미끄럼도 잠재운 비 덕분에 등산화가 바위를 타는 느낌이었어요

    한가지 험이 있다면 사격장에서 들려오는 총소리가 베트남전쟁 스키부대 모 아무개의 한마디가 생각나데요

    여기는 내가 지킬데니 전우야, 빨리 피하라  명령이다!

    총맞은것 처럼, 노래도 생각나구요 

    새벽일찍 먼데서 오는것두 피곤할덴데 불고기 타코 , 

    맛있게 잘 먹었어요, 올만에 반가운 얼굴도 보구 좋았어요

    아지랑님 이른비님 리더를 든든하게 해 주셔서 무쵸 감사합니다 

    당신이 최고야!

    #매년 9월 말부터 독감 예방접종이 카이져에서 공짜로 실시하오니 미리 맞으셔서 감기들어 고생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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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지랑 2015.12.13 17:23

    아침부터 시작하는  깜박거리는 건망증, 가다보니 HWY 를 잘못탓다. 

    놀라서 평소에는 안하는 과속을 하면서 Gas Gage 판을  보니 게스도 달랑달랑. 

    생각해보니 아차~ 가방도 안 들고 나왔네요.


    이곳은 진흙땅이지만 타일처럼 땅이 굳어서, 지난 몇일간 퍼부운 비에도 땅이 씻기기만했지 걷기에 좋아서 다행이었습니다.

    Two Rocks 라는 곳에 오니 두개의 바위는 눈에 안보여도 점심먹기에는 딱 좋은 피크닉 테이블이 있었습니다,

    근처에있는 캠프장에 중학교애들이 많이 와서 놀고 있었는데

    전날밤에 오픈텐트를 치고 잤다고 합니다.  (엥~~전날밤 춥고 낮에는 비가  많이 왔었는데....)

    산행 마지막에 팍킹장 바로 근처에서 대원의 절반을 잃어버렸어요.   어디러 갔능교~, 한 45 분을 팍킹장에서 기다렸나봐요.

    Group 캠프장에 예약이 없는지 Gate를 안 열어놔서 우린  2 마일 밑으로 이동해서 Marciel Gate 에 가서 뒷 풀이를 했는데

    소라님이..안 보였어요.  혹시 내가 깜빡해서 소라님한테 뒷풀이 장소 변경을 말 안 했는지도 몰라요 ..에고 미안해요 소라니임~


    맛있는 뒷풀이 음식을 준비해주신 자연님, 그리고 햇님 감사합니다.

    손자를 데리고 깜짝 출연을 하신 프리맨님 반가웠습니다,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배가 너무 불러서 물론 집에가서 저녁먹을 생각이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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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고 보니 단체사진 찍는 것도 깜빡 했네요.  

    O송님한테 카톡으로 빌려온 대형 오픈텐트 사진입니다. 

    바닥에 있는것들은 슬리핑백 입니다.   저러고 밤새 얼매나 떨었을꼬??

    1450047332426.jpeg

    그리고

    뒷풀이 음식을 준비할때 찍은 사진.  얼굴이 가려져서 누가누군지 하나도 모르겠죠 ?  ^^

    20151212_15281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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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 2015.12.13 21:35

    큐즈, 여섯분이 누군지 맞추시는분께 예쁜상품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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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싸 2015.12.13 23:37

    왼쪽부터 늦은비님, 자연님, 산주인님, 햇님, 달님, 봄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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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지랑 2015.12.14 01:07

     산행에 오지않은 횐님이 산주인님과 봄비님을 맞추시는건 좀 힘들꺼라고 생각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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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싸 2015.12.14 22:30

    본디 '아'씨 가문은 모르는거 빼고 다 알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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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 2015.12.14 08:06

    아싸님 선물 받으러 산행에 나오셔야죠! ㅋ~

  • ?
    산. 2015.12.14 11:01

    사정상 참석하지 못하여 죄송스럽기도 하며 

    참석치 못한것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네요~ㅠ

    친절하고도 배려심이 많은 훈남,훈녀 상병들과 멋진 고참 병장들 덕분에 지나온 삼년을 

    화기애애하고 편안한 분위기속에서 시간 가는줄도 모르고 정말로 행복하고 재미있게 보냈는데..

    삼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벌써~제대 말년이 다가오네요~~ 


    인생 선배님들이자 산악회의 원로님들이신 프리맨님이나 봉우리님,무심님,이른비님,한솔님,벽송님외 

    더많은 고참 병장님들이 건재하시고 친절하고 배려심 많은 훈남훈녀들인 상병들과 믿고 따르는 

    멋진 선남선녀 일등병들이 자리잡은 베이산악회는 지금처럼 분위기도 좋고 화기애애한 선순환 구조가 

    뿌리를 내릴수있는 아름다운 전통이 계속 이어지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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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ar 2015.12.14 23:15

    무심님.요즘좋은글 많이 올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제감기까지 염려해주시고, 늘건강하시고 자주 산행에서 뵙기를 바랍니다.

    이즈리님도 편안하시지요.

  • ?
    musim 2015.12.15 08:27
    bear님,
    지난번 댓글에 인사를 드렸어야 했는데...
    님의 직책이 총무인지라 실례를 했습니다.
    '이즈리'는 밥 잘 챙겨 주고 건강히 잘 있습니다.

    예전 보다 한가해진 게시판에,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으로 군불을 집혔으니
    많은 분의 참여가 있기를 기대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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